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4.01 10:48

배터리 부품·핵심광물 각각 50%, 40% 북미 생산 조립
미 FTA 국가에서 조달해야 1대당 최대 7500달러 지급

기아 전용 전기차 'EV6' 생산라인. (사진제공=현대차그룹)
기아 전용 전기차 'EV6' 생산라인. (사진제공=현대차그룹)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정부는 전날(31일)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 전기차 세액공제 잠정 가이던스'에 "우리 정부와 업계의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1일 밝혔다.

이번 미국의 IRA 가이던스에 따르면 배터리와 관련해 북미에서 제조하거나 조립한 부품을 50%(2029년 100%) 이상 사용해야 3750달러를 받을 수 있다. 또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의 40%(2027년 80% 이상)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3750달러를 받게 된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양극재와 음극재도 이번 핵심 광물에 포함됐다. 미국과 FTA가 없는 나라에서 수입한 광물을 한국이 가공해서 부가가치 기준 50%를 충족하면 보조금을 받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이번에 발표한 가이던스는 지난 12월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 전기차 세액공제 백서를 구체화한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우리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되었던 기존 백서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배터리 부품 북미 제조·조립 비율, 핵심광물 미국 및 FTA 체결국 추출·가공 비율을 산정하는데 있어 개별 부품·광물이 아닌 전체 부품·광물의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특히 핵심광물의 경우 추출(Extraction) 또는 가공(Processing) 중 한 과정에서만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미국 및 FTA 체결국에서 창출할 경우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았다.

예를들어 FTA 미체결국에서 추출한 광물이라도 FTA 체결국에서 가공해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경우 FTA 체결국에서 생산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또한 양극 활물질 등 구성소재는 배터리 부품에 포함되지 않았다. 배터리 부품에는 4대 부품(음극판, 양극판, 분리막, 전해질) 및 셀, 모듈 등이 포함되면서 북미에 배터리 셀 공장을 운영 중인 우리 배터리 기업의 부품요건 충족이 용이하게 됐다.

양극 활물질 등 구성소재는 배터리 부품에 포함되지 않는 대신에 구성소재를 제조하는 과정이 핵심광물 가공과정으로 인정됐다. 이에 따라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등 FTA 체결국에서 가공된 양극 활물질 등 구성소재의 부가가치도 광물요건 비중 판단시 산입되어 우리기업들의 광물요건과 관련된 이행 부담이 한결 완화됐다.

아울러 FTA 체결국 범위는 앞으로도 국가별 추가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른 국가들이 추가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FTA 범위 확대 여지를 두었다.

핵심광물 '가공'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미국과 FTA 미체결국에서 광물을 추출해도 한국 등 FTA체결국에서 '가공'하면 광물요건을 충족할 수 있어 우리기업들의 부담도 완화됐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대통령께서 USTR 대표와 접견해 IRA 등과 관련해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우호적인 방향으로 배려해달라고 요청하신 바 있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 업계가 IRA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소재 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이번 미국의 발표로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고, 한미간 배터리 공급망 협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배터리 업계는 당분간 IRA 세액공제 요건 충족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며, 소재 기업들은 국내에서 양극 활물질 등을 가공해도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하게 되어 다양한 투자 옵션을 기업별 상황에 맞게 검토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내 국산 친환경차(전기차, 수소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작년 12월부터 회복추세이며, 2월까지 점유율도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월 수출은 1.3만대로 역대 최고 수치를 경신했으며, 이에 따라 대미 전체 자동차 수출 가운데 친환경차 비중 역시 역대 최대인 14.3%를 기록했다.

또 미국 내 국산 친환경차 판매 가운데 렌트·리스 등 상업용차 비중은 지난해 평균 약 5%에서 올해 1~2월 26% 수준까지 급격히 증가해 수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는 올해부터 북미산이 아니라도 렌트·리스 등 상업용 차량의 경우 IRA 친환경차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자부 관계자는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IRA 친환경차 세액공제 뿐만 아니라 IRA 생산·투자 세액공제도 적극 활용해 IRA 수혜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번에 발표된 IRA 가이던스는 4월 18일부터 적용되고, 60일간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최종확정될 예정으로 우리기업의 요구사항을 미국 측과 추가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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