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4.11 16:27
전북 고창 청보리밭. (사진=고창군 홈페이지 캡처)
전북 고창 청보리밭. (사진=고창군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올해 청보리밭축제는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일대 100만㎡ 부지에서 오는 15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린다. 2004년 처음 개최한 이래로 해마다 평균 50만여명이 찾는 '경관농업의 1번지 축제'이다. 올해 주제는 '가자! 싱그러운 초록낙원 청보리밭'. 백미는 청보리밭 체험길 걷기다. 고창군은 트릭아트 길, 보리밭 사잇길, 노을길, 마중길 등에서 문화와 낭만을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1.5㎞의 차 없는 거리도 조성했다. 관광객들은 탁 트인 청보리밭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강원도 태백시 매봉산 해발 1100m 고지에는 바람의 언덕이 있다. 거세 바람을 이용하는 풍력발전기와 주변 고랭지 배추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좋은 곳이다. 금대봉 하부 능선 해발 920m에는 용연동굴이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동굴이다. 자연풍광을 즐긴 뒤에는 매콤한 맛이 일품인 태백식 물닭갈비, 쫀득하고 고소한 감자 옹심이, 영양 만점인 곤드레 산채정식, 가성비가 뛰어난 태백 한우를 즐길 수 있다. 

고성 통일전망대에 오르면 동해의 절경과 금강산이 한눈에 보인다. DMZ박물관에서 DMZ의 역사와 생태를 확인한뒤 김일성 별장이 위치한 화진포 해수욕장 백사장을 걸어보자. 이어 100년 가까이 된 기와집 20여채와 초가집 30여채가 몰려 있는 왕곡마을을 방문한다. 고성은 사계절 야외활동을 즐길기에도 좋다. 스노쿨링으로 바닷속 세계를 구경하거나 서퍼가 돼 거센 파도에 몸을 맡긴 채 번뇌에서 벗어나보자. 전동바이크를 타고 해안도로를 주행한뒤 친구들과 밀리터리 체험존에서 땀을 흘릴 수 있다.

강원도 영월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 (사진=영월군 홈페이지 캡처)
강원도 영월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 (사진=영월군 홈페이지 캡처)

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 평창강 끝머리에 있는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을 조망하고 나서 해발 800m의 봉래산 정산에 있는 별마로 천문대에 들러 80㎝급 반사망원경으로 우주의 신비로움을 체험하자.

삼척시 근덕면 용화리에서 장호리까지 운행하는 해상케이블카는 고저차 21m에서 중간 철탑없이 바다 위를 가로지르며 운행한다.  전장 874m의 해상케이블카에서 청정해변을 내려다보면 속이 확 뚫린다. 

2023 내 나라 여행박람회 포스터.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2023 내 나라 여행박람회 포스터.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경기 둔화 국면에서 주요 관광지가 관람객들로 북적인다면 지역 주민과 관련 업계에 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3 내 나라 여행박람회'가 개최된다. 올해 주제는 '내 나라 로컬여행 버킷리스트'이다.  자신이 꼭 가고 싶은 여행지를 선택하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도록 여행 정보와 상품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진행된다.

창포원 실내 모습 (사진=거창군 홈페이지 캡처) 
창포원 실내 모습 (사진=거창군 홈페이지 캡처) 

그간 행사가 유명 관광명소에 대한 정보 제공 위주로 열렸다면 올해 박람회는 하동 정금 차밭, 고창 청보리밭, 거창 창포원, 영월 선암마을 등 비교적 덜 알려진 지역 여행 정보를 집중 소개한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식상한 관광지보다는 비교적 손때가 덜 묻은 비경을 알리는 것은 MZ세대의 '먼거리 나들이'를 유도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내 나라 여행상품 라이브 판매전'이 주목된다. 문체부는 여행사와의 협업을 통해 강진, 예천, 강릉, 고흥 등 다양한 지역 여행 상품을 특별 할인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11일 밝혔다. 실제 가격보다 얼마나 깎아주었는지, 프로그램이 내실있게 운영되었는지를 놓고 관람객들이 냉정한 평가를 내릴 것이다.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문체부와 주관기관인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사후점검을 통해 행사 취지 달성에 기여한 여행사를 추려낸뒤 내년 행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시관 부스 구성 (표제공=문체부)
전시관 부스 구성 (표제공=문체부)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 반려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추가한 것도 눈에 띈다. '반려동물 동반여행 기획관'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 콘셉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 정보를 보면서 반려동물과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태규 펫츠고 트래블 대표가 반려동물 동반 여행지와 여행 서비스를 소개하는 세미나도 열린다. 야외에 조성된 어울림광장에서는 리드줄로 연결한 반려동물과 같이 들어갈 수 있다. 실내 전시공간의 경우 캐리어나 이동장을 지참하면 출입이 허용된다. 

현장 이벤트 (표제공=문체부)
현장 이벤트 (표제공=문체부)

현장 이벤트로 전시기간 내내 내 나라 보물찾기(스탬프투어), 방문인증 SNS, 설문조사, 인스타그램 사진인화 이벤트가 진행된다.하루에 1명씩 지역여행상품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버킷리스트 이벤트에 도전해보자.   

체험 프로그램으로 폴라로이드 여행 토퍼 만들기, 나만의 여행 보물상자 만들기, 컬러링 월 체험도 열린다. 실외 부대행사로 내 나라 여행상품 라이브 판매전, 한빛단 한복 패션쇼, 버스킹 공연, 마술 공연 등으로 관람객과 유동인구의 관심을 끌 계획이다.

다만 올해로 20회를 맞이한 이번 박람회에 참여하는 기관이 작년보다 대폭 줄었다는 점이 우려된다. 실내 아트홀 전시관에 입점한 기관과 기업은 43곳, 외부 어울림광장에 전시행사를 하는 기업과 기관은 14곳이다. 문체부는 다른 프로그램 참가 등을 통해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99개 기관이 200여개 부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작년 6월 16~19일 '떠나라! 자유롭게! 내나라로!'를 주제로 열린 19회 행사에는 209개 기관이 참여, 319개의 부스를 차렸다. 작년보다 참가기관은 반토막 이상 나고 부스도 37% 가량 감소한 것이다.

올해 박람회는 문체부가 지난 3월 29일 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내수대책으로 발표한 'K-관광 활성화 방안'의 첫 번째 행사다. 코로나 규제 전면 해제로 국민들의 여행 욕구가 커진 현실에서 박람회 규모부터 이처럼 줄어든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을 맞는 여행사 등 만간기업은 3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자체가 대부분이고 유관 기관들이 참여했을 뿐이다. 만약 박람회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매출 증가나 수익 제고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박람회를 기피했다면 더 큰 문제다.

장기간 박람회를 운영했는데도 그다지 발전하거나 진화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는 내 나라 여행 박람회를 보면서 관광객을 늘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한다. MZ세대들의 관광지 탐색 수요가 온라인에 집중된 흐름을 무시한 결과일 수도 있다. 내년부터는 올해 박람회에서 미진한 점을 철저히 분석,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효율적으로 연결시키고 관람객의 흥미와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확충해야할 것이다. 

넓지 않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사는 대한민국에서 숨겨진 관광 보물이 과연 남아 있을까. 가치가 덜 부각되거나 교통이 불편해 접근이 어려운 곳을 발굴한뒤 스토리를 덧입히고 찾아가기 쉽도록 도로표시판 등을 정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국민의 국내 여행 만족도부터 올려야 한다. 지자체는 관광업체와 함께 관광지의 대외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한다. 식도락을 겸비한 명소로 자리 잡으려면 바가지 상혼과 불친절부터 추방해야 한다. 음식점과 기념품상점, 숙박시설과의 긴밀한 공조는 필수과제이다. 깐깐한 한국인들로부터 '톱 10' 여행 버킷리스트로 오른 명승지는 능히 외국인들의 'K-관광' 버킷리스트가 될 수 있다. 

(사진=고창군 홈페이지 캡처)
(사진=고창군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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