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숙 기자
  • 입력 2023.07.31 12:03
현대자동차 수출 선적 부두에 수출을 기다리는 자동차들이 줄을 맞춰 세워져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수출 선적 부두에 수출을 기다리는 자동차들이 줄을 맞춰 세워져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뉴스웍스=우성숙 기자] 올해 2분기 승용차 수출액이 1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특히 친환경차(전기·플러그인·하이브리드·수소) 수출액이 무려 70.7%나 늘며 수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이 돋보인다. 수출 규모는 물론이고 질적인 측면에서도 모두 비약적인 성과를 올린 것이라는 점에서 박수를 보낼 만 하다.

관세청이 31일 발표한 승용차 교역 현황에 따르면 2분기 승용차(중고차 제외) 수출액은 166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2분기보다 46.4% 늘었다. 이는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던 지난 1분기(154억1000만달러)에 비해서도 7.9%나 증가한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1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수출액이 늘어나는 기록을 써내려가게 됐다.

수출액은 물론 수출 대수나 평균단가도 증가했다. 수출 대수는 73만대로 1년 전보다 33.3% 늘었고, 수출 평균단가는 1대당 2만2841달러로 9.8% 상승했다. 특히 친환경차 수출 대수가 19만7000대로 49.2% 늘고, 1대당 수출단가도 역대 최고인 3만1960달러로 14.4% 상승해 수출액(63억1000만달러·지난해 2분기 보다 70.7% 상승)은 물론 수출 대수, 평균단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에 힘입어 승용차 수출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출액이 320억3000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3.8% 늘면서, 지금까지 최고였던 2014년 상반기 수출액에 비해 100억달러 이상 늘어난 것이다.

상반기 수출 증가 역시 친환경차가 주도했다.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70.4% 급등하면서 상반기 친환경차 수출액이 124억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친환경차 수출 대수도 전체 수출 차량 4대 중 1대 꼴인 38만5000대로 늘었다. 친환경차 중에서는 전기차(BEV)가 18만2000대로 약 절반(47.4%)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승용차 수출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북미·유럽연합(EU)의 수요 회복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수급 개선, 친환경차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와 중국 등 우리 수출의 양대 기둥이 무너져 전체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수출이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그야말로 희소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 4월 이후 자동차 수출이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49억8000만달러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자동차 수출은 2월 55억9000만달러, 3월 65억달러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4월 61억6000만달러, 5월 62억달러, 6월 62만3000달러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자동차 수출 대수 역시 1월 19만9000대에서 3월 26만3000대까지 올랐으나, 4월 24만9000대, 5월 24만7000대, 6월 24만2000대로 내림세를 기록했다.

결코 자동차 수출에 브레이크가 걸려선 안 된다. 혹시 수출 증가에 제동이 걸릴 문제가 있는 지를 세심히 살펴 지금의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민간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도 절실하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23일 '자동차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차 전환 및 수출 지원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것으로도 부족하다면 지금이라도 더 지원할 것이 무엇인지를 강구해야 한다. 작금의 한국 경제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민간과 정부가 원팀으로 뭉칠 때 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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