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3.08.04 15:53
KDB생명 본사. (사진제공=KDB생명)
KDB생명 본사. (사진제공=KDB생명)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KDB생명이 1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단행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매각 시계가 빨리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하나금융그룹은 KDB생명 인수를 위한 본실사에 돌입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DB생명은 총 1425억8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주주배정 방식이다. 1주당 가격은 6196원이며 총 230만주의 신주가 발행된다. 신주 배정의 기준일자는 오는 17일이다.

업계는 KDB생명이 자사 매각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KDB생명 정상화에 최대 1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매자 비용 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게 중요해서다.

실제로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KDB생명의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올라갈 전망이다. 유상증자로 회사 자본금이 증가하면 킥스 비율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KDB생명이 지난 6월,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한 것도 킥스 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유상증자와 관련해 KDB생명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결정”이라며 “당사 매각과는 별개로 자본건정성 확보가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참고로 올 3월 말 기준 KDB생명의 킥스 비율은 47.7%에 그쳤다. 금융감독원의 경과조치 적용 후에는 101.7%로 올라갔다. 그러나 금감원 권고 수치인 150%에는 크게 못미쳤다.

아울러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일부터 KDB생명 인수를 위한 본실사에 돌입했다. 실사는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은 지난 달 13일 하나금융그룹을 KDB생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실사 이후 주식매매계약 체결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까지 마치면 하나금융은 KDB생명을 인수할 수 있다.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할 경우 기존 하나생명과의 합병으로 생보업계 10위권 이내로 도약이 가능하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계열 부문의 인수를 강조하며 그룹 확장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다만 KDB생명 인수 이후에도 추가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인수를 위한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로, 예상 매각가는 2000억원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권고한 킥스 비율까지 끌어올리려면 5000억 ~ 8000억원의 자금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KDB생명의 올 1분기 부채는 16조621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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