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9.27 16:22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이차전지 열풍을 주도한 일명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의 광폭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에서만 활동하던 박 작가가 최근 하나증권 채용설명회 연사로 참석해 이차전지 찬양론을 설파하고, 국회 토론회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아닌 공매도 전 종목 확대를 요구했다.

대한민국 K배터리의 우수성을 세상에 알린 전직 애널리스트 박순혁 작가는 30여년간 여의도 증권가에서 기업분석 전문가로 일한 바 있다. 그의 기업분석이 어느 증권사보다 신뢰성이 우수하다고 인정받으면서 수백만 개인 투자자들의 영웅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런 그가 공매도 확대론을 꺼내든 것은 불법 공매도로 수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세계 최고 수준인 대한민국에서 공매도 기록만 손으로 일일이 기록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항변하고 있다. 공매도 기록을 수기로 작성하는 것을 전산화로 바꾸면 불법이 바로 틀통나기 때문에 기관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기관들이 한국 증권시장에서 불법 공매도로 돈을 벌고 있는 것을 묵인하는 행위는 매국이라며, 금감원과 한국거래소의 직무태만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당초 금융위는 2018년 5월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과 골드만삭스의 무차입 공매도 사태가 터지자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한다며 '주식 잔고와 매매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공매도 참여자의 모든 주식 잔고와 거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무차입 공매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시절 금융위는 이러한 전산시스템 구축을 차일피일 미루고, 결국 시스템 구축을 포기했다.

당시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은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 운전자가 음주를 하는 경우 자동차시동이 안걸리게 하는 기술은 가능하지만 거기에 드는 비용은 너무 천문학적"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이미 주식 대여자와 차입자간 전산시스템에 접속해 계약을 맺는 방식의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반쪽짜리라는 비판을 받은지 오래다.

불법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이를 방치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공매도를 전면허용할 것이라면 투자자들이 불법으로 인해 고통받고 피해보는 상황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 호소에 귀를 기울여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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