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10.06 16:46
테슬라 슈퍼차저. (사진=정은지 기자)
테슬라 슈퍼차저. (사진=정은지 기자)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현대차가 북미 지역에서 테슬라의 슈퍼차저 충전 방식인 'NACS'를 전면 도입한다. 충전 속도는 높이면서 차량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조약이 그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인사이드EV 등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현대차·기아 북미 법인은 테슬라 NACS 충전 시스템 채택을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 시장에 신규 출시하는 현대·기아 전기차는 2024년 4분기부터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캐나다와 멕시코 시장에서도 2025년부터 동일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NACS 충전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1만2000개소 이상의 NACS 충전소가 북미 전역에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충전 용이성은 전기차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현지에 충분히 설치된 NACS 충전소를 활용, 판매량 확대를 꾀할 생각이다.

현대차는 이번 협약에 자체 개발한 앱을 차량에 탑재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800V 전압으로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현대차 전기차는 400V 시스템을 쓰는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하면 충전 속도가 현격히 느려지는 문제가 있었다. 해당 앱은 슈퍼차저에서 800V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문제는 보안이다. 전기차는 네트워크가 연결되는 과정을 거쳐 충전을 진행하며, 이때 충전소 업체가 차량 정보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자체 앱을 이용해 차량 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 데이터를 테슬라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데이터가 테슬라에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충전기를 쓸 수 있게 된 만큼, 일부 개인정보가 테슬라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NACS 충전 방식 채택에 대해 함구하던 현대차가 이번에 대대적으로 발표한 만큼, 다양한 내용이 내부 조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테슬라·포드·GM을 필두로 미국 전기차 시장 강화를 본격화하면서 북미 지역에서는 사실상 NACS가 전기차 충전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포드, GM, 리비안, 볼보, 포스타, 벤츠, 닛산, 재규어, 혼다, 피스커, 앱테라 등 북미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전기차 제조사들은 NACS 충전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 글로벌 자동차 시장 1위 기업 도요타는 NACS 합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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