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10.30 09:29

사내이사 1명 '일신상 이유'로 사의…3명만 찬성하면 '가결'

30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의 매각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가 열린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30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의 매각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가 열린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의 매각 여부를 결정짓는 이사회가 오늘(30일) 오후 열린다. 3년간 이어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의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30일 오후 2시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이사회가 열린다.

안건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를 심사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하는 데 대한 동의 여부다. 이번 이사회는 양사의 기업결합 관련 논의를 위해 동시에 개최된다.

시정조치안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통한 경쟁 제한 우려 완화'를 골자로 한다. 대한항공은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화물 노선에서 독점 우려를 지적한 EU 경쟁당국의 심사 승인을 받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승부수로 꺼내들었다. 이번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매각 문제를 최종 결론지을 계획이다.

이사회가 화물사업부 매각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양사의 기업결합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3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파산 위기의 아시아나항공을 끌고 온 정부가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의 향방이 이번 이사회의 결정에 달린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추진 의지를 강력하게 내보이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시아나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분리매각이) 부결되면 전체 딜이 무산될 확률이 커져서 이와 비교하면 (가결이) 상대적으로 배임 이슈가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물사업부 매각을 두고 이사회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지난 24일에도 정례 이사회를 열고 관련 논의를 했지만, 열악한 재정적 상황으로 인해 매각이 중단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점과 아시아나항공 내부적으로 화물사업을 분리하는 것에 대해 반발이 크다는 점 등 여러 상황으로 인해 의견이 모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저비용항공사(LCC)만 뛰어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과 화물전문 에어인천이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 회사가 각국 경쟁당국이 요구하는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수 있는 '항공사'로 평가받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매각되더라도 EU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통과하더라도 향후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에서 더한 수준의 요구가 올 가능성도 남아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돼 있다. 과반인 네명이 찬성하면 화물사업부 매각이 가결된다.

그러나 사내이사인 진광호 안전·보안실장(전무)이 최근 '일신상의 사유'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변수가 생겼다. 진 이사 사임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재적 5명(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중 과반인 3명이 안건에 찬성하면 통과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시정조치안 제출 동의가 의결될 경우 이르면 이날 곧바로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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