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1.01 15:02

5일까지 순천만정원박람회 무료 개방…입장료 1.5만원 아낄 기회

 

푸른 잔디가 아름답게 조성된 순천만국제정원 전경. (출처=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누리집)
푸른 잔디가 아름답게 조성된 순천만국제정원 전경. (출처=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누리집)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1일부터 5일까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무료로 개방된다. 입장 마감은 오후 5시이다. 7개월 간의 행사기간 동안 성인 입장권은 1만5000원이었고 순천시민도 8000원을 냈다. 산림청과 전라남도, 순천시가 주최하고 재단법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의 주관으로 순천 도심과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에서 거행된 행사가 성공한 것을 기념, 국민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이벤트로 진행되는 것이다. 6일부터는 정비를 위해 내년 재개장까지 문을 닫는다. 

‘정원에 삽니다’라는 주제로 지난 4월 1일 개막한 뒤 10월 31일 폐막한 올해 행사에는 외국인 34만명을 포함해 누적관람객 980만명이 몰렸다. 당초 외국인 32만명을 포함해 800만명을 예상했던 목표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전체 수익금도 333억원으로 목표 수익 253억원보다 80억원 많았다. 2013년 제1회 정원박람회를 직접 기획했던 노관규 시장의 진두지휘 아래 시민 28만명에게 나눠줄 코로나 재난지원금 840억원을 박람회에 투자하는 등 알찬 준비와 치밀한 진행 덕분이었다.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 남문 모습. (출처=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누리집)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 남문 모습. (출처=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누리집) 

국내 처음으로 도로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잔디를 깐 도로정원(그린아일랜드)과 저류지공원(오천그린광장)의 인기가 높았다. 순천정원박람회를 빛낸 잔디는 전남 장성군에서 키웠다.

김한종 전남 장성군수는 10월 31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잔디산업 활성화와 관광자원화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 “세계인이 방문해 큰 성공을 거둔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장성 단지로 경관을 조성하고 환경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고 있다”며 “전국 최대 잔디 생산지인 전남권 잔디 재배면적의 62%가 장성군에 있다”고 소개했다. 

잔디는 물을 빨아들인 뒤 흡수량의 99% 이상을 대기로 배출, 온도변화를 줄여 준다. 200㎡ 규모의 잔디밭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 4인 가족이 소모하는 산소를 생산한다. 먼지와 미세먼지 등의 표면 흡착과 토양 집적을 통해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생태계 종다양성 유지에도 기여한다. 토양 유실, 홍수, 지하수 오염을 막아 주고 소음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아울러 단단한 토양 표면 위에서 완충성을 제공, 부상을 줄여주고 인공잔디와는 달리 급격한 온도 상승에 따른 일사병과 탈진현상도 완화시킨다. 

이주영 한국골프대학교 대표는 이날 ‘한국잔디의 역학과 기능’이란 발제에서 “잔디 피복지역은 높은 생장량과 적은 토양 교란 때문에 대기 중 탄소를 저장하는데 상당히 기여하고 탄소저장고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잔디는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해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이 31일 토론회 환영사에서 잔디산업을 친환경융복합산업으로 성장시켜 그 성과를 지역민들이 나눠가져야 한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사진=원성훈 기자)
이개호 민주당 의원이 31일 토론회 환영사에서 잔디산업을 친환경융복합산업으로 성장시켜 그 성과를 지역민들이 나눠가져야 한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사진=원성훈 기자)

국내 잔디 재배의 역사는 40년이 넘는다. 1980년대 초반 장성에서 처음 시작된 뒤 무안과 나주 등 전남 지역은 전국 생산량의 7할을 차지하는 잔디의 메카로 등극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성 농민들은 잔디를 생산하는 전 과정을 기초단계부터 배워 장성만의 생산방식을 개발한 것은 물론 유통의 전 과정을 스스로의 힘으로 완성시키는 등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역사’를 만들어왔기에 ‘메카’라는 단어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잔디산업은 토양관리와 예지물 등 부산물 관리 등 현안 해결과 함께 잔디를 ‘녹지 및 경관자원’으로만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관광자원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 과제”라며 “잔디산업을 친환경융복합산업으로 성장시키는 한편 그 성과를 모든 지역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잔디산업의 문제점은 규격과 두께가 균일하지 않다는 점이다. 생산자들은 뗏장잔디의 품질이 중급이나 상급에 해당한다고 여기고 있지만 골프장 코스관리를 책임지는 그린키퍼와 잔디시공업체 관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5명 중 1명 가량만 만족하는 상태다.  

오천언덕 전경 (출처=2023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누리집)
오천언덕 전경 (출처=2023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누리집)

잔디는 밭에서 자라는 전형적인 전작(田作)식물이지만 현재 잔디를 주로 재배하는 곳은 논이다. 잔디 뗏장을 떼어내 판매하는 과정에서 잔디 뿌리가 뻗어나가 물과 양분을 섭취하는 작토층은 지속적으로 손실된다. 주기적인 객토로 토양을 개선, 땅의 배수성과 비옥도를 높여야 한다. 돈과 시간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토질은 예고(잔디의 길이) 관리, 뗏장의 견고성과 함께 고품질 잔디를 재배하는데 필수적인 항목이다. 

이정훈 한국잔디협회 화장은 이날 ‘한국잔디의 품질향상 및 판매전략’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잔디 뗏장의 규격과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산업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스포츠용 잔디와 일반 관상 조경용 잔디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구체적인 품질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잔디품질등급제도’를 신설, 우수(1등급)와 일반(2등급), 기타(3등급)으로 구분하고 ‘생산이력제’도 도입해 이종잔디 방제와 각종 병충해 방지에 적극적으로 힘써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잘 조성된 잔디는 환경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사람들에게 그 위에 누워 쉬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킨다. 도심 공간 곳곳에 잔디 녹지가 조성되면 시민들은 빼어난 경관을 누리게 된다. 이런 점에서 잔디정원은 지속가능한 도시 가꾸기의 실천수단으로 의미가 크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이 3일 토론회 환영사를 통해 잔디산업을 발전시켜 부유한 농촌, 부유한 전남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신정훈 민주당 의원이 3일 토론회 환영사를 통해 잔디산업을 발전시켜 부유한 농촌, 부유한 전남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세계의 잔디산업 시장은 50조원 이상이라고 한다”며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경쟁력 있는 잔디 개발로 세계시장 진출에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잔디생산과 유통을 보다 체계화하고 부산물의 효율적인 처리, 토양 훼손 및 오염 방지를 위한 방안들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교 1만1730개교의 9.7%인 1139개 학교만이 천연잔디 운동장을 갖고 있다. 천연잔디 운동장 조성 확대 사업은 학생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체육공간을 제공하고 평소 낮은 판매가격에 불만을 갖고 있는 잔디 재배자에게는 확실한 수요를 보장하는 프로젝트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잔디 유지와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고 내답압성과 내건성, 회복력이 우수한 학교운동장 전용 신품종 잔디를 육성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품종 개발에 성공한 뒤 학교운동장마다 잔디가 깔린다면 교사와 학생, 인근 주민들에게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 틀림없다.

31일 열린  잔디산업 활성화와 관광자원화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31일 열린  잔디산업 활성화와 관광자원화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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