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1.24 12:23

해조류 거품테라피 등 16개 프로그램 유료 운영…효과 분석 거쳐 보완 뒤따라야

신우철 완도군수가 22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브리핑실에서 24일 개관식을 갖는 왼도 해양치유센터 규모와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우철 완도군수가 22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브리핑실에서 24일 개관식을 갖는 왼도 해양치유센터 규모와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바닷물이 가득찬 수영장 내부에서 걷고 마사지를 받은 뒤 해조류 추출물로 만든 입욕제 거품 속에서 쉴 수 있는 시설이 국내에서 처음 생겼다. 24일 개관식 행사가 개최된 완도 해양치유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해양치유는 해수, 갯벌, 바다경관, 소금, 해조류 등을 활용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을 뜻한다. 해양수산부는 “국내 의료진과 연구기관의 연구를 통해 해수를 이용한 수중 재활 운동의 보행 능력 개선, 바다모래가 있는 해변운동의 근육 강화, 퇴적물의 무릎 관절염 통증 완화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평소 과중한 업무와 각종 스트레스로 지친 현대인들은 바다와 접하면서 몸과 마음을 리셋하고 재충전할 필요성이 크다. 피톤치드를 흡입할 수 있는 산림치유와 함께 해양치유는 삶의 질을 향상하는 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깊은 물 속에서 수영을 하려면 전문가로부터 강습을 받고 꾸준한 연습을 해야 하지만 수중걷기는 진입장벽이 매우 낮다. 대체로 아쿠아워킹은 육상 걷기에 비해 3~4배의 에너지가 소비된다고 한다. 짧은 시간 내 운동효과가 크고 기초대사량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이중에서 수중노르딕워킹이 인기를 끈다. 스키나 등산할 때 쓰는 폴이나 스틱을 양손에 쥔 채 팔을 앞뒤로 흔들면서 걷는 것이다. 팔, 허벅지, 엉덩이 근육이 움직이면서 물과 닿는 부위의 마사지 효과와 함께 유연성과 지구력을 키울 수  있다. 게처럼 옆으로 걷거나 뒤로 걸을 경우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 단련도 예상된다. 

해수부는 해양치유산업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산업으로 판단, 2017년부터 해양치유자원 효능 연구에 들어갔다. 이를 바탕으로 해양치유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제1차 기본계획(2022~2026)도 수립됐다. 국민 복지를 증진하고 연안지역 경제 활성화도 도모하기 위해 우수한 해양치유 자원을 갖춘 5곳에서 해양치유센터 조성을 추진해왔다.

완도해양치유센터 주요 시설. (사진제공=해양부)
완도해양치유센터 주요 시설. (사진제공=해양부)

이중 전남 완도군 신지명사십리 해수욕장에 2019년 착공한 완도 센터가 가장 먼저 완공되면서 국민에게 통합적인 해양치유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해양부는 완도군과 함께 지난 9월 24일부터 11월 17일까지 완도군민과 일반인 등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결과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국비 149억원과 지방비 205억원이 투입된 완도 해양치유센터는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겨울에도 온화한 기후를 감안, 스포츠 재활형으로 조성됐다.

수중운동, 해조류 거품테라피 등 총 16개 프로그램이 유료로 운영될 예정이다. 1층 ‘딸라소풀’은 해수 속에서 운동하거나 수중노르딕, 수압마사지 등을 통해 전신을 이완하고 통증을 완화하며 피로 회복을 도모하는 시설이다.  같은 층에 있는  ‘해조류 거품 테라피’에 들어가면 미역, 다시마, 톳 등 해조류 추출물 입욕제를 담수에 넣어 생긴 거품 가운데 몸을 담글 수 있다. 피부 보습과 진정, 말초 혈액순환 개선 효과가 기대되는 곳이다. 바닷물이 지하로 흘러들어와 형성된 염지하수를 해수 에어로졸 형태로 흡입하면서 호흡기와 알레르기 증상 완화를 기대하는 ‘해수미스트’와 수중재활, 수중명상플로팅을 경험하는 ‘명상풀’도 관심을 끈다. 해조류나 머드를 바른뒤 쉬는 ‘머드테라피’를 마치고 사워룸에서 몸을 씻을 수 있다. 

완도해양치유센타 주요 시설. (사진제공=해양부)
완도해양치유센타 주요 시설. (사진제공=해양부)

2층에서는 개인별 건강상태를 측정한뒤 이 결과와 자료를 토대로 하는 맞춤형 전문 치유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아로마오일과 스톤을 사용하는 ‘스톤테라피, 의자에 앉아 LED 노즐색과 빛으로 심신안정을 꾀하는 ’컬러테라피‘, 음파와 진동을 통해 생리적 변화를 유도하는 ’소리테라피‘, 두피 지압과 아로마오일 마스크팩을 활용하는 ’향기테라피‘ 등 10개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띠뜻한 담수를 이용한 '저주파 테라피' 시설은 준비 중이라고 한다. 

 해양치유센터 조감도 (사진제공=해양부)
 해양치유센터 조감도 (사진제공=해양부)

내년 말에는 충남 태안군 남면 달산리 달산포 해변에서 짓고 있는 해양치유센터가 준공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 접근이 편리한 것을 감안, 레저복합형으로 조성 중이다. 경남 고성군 하일면 송천리 지란도 센터는 온천과 산림을 연계한 복합체류형으로, 경북 울진군 평해읍 월송리 센터는 산업단지 입주 기업연계형으로 건설되고 있다. 2025년말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제주는 내년도 신규 착수 추진에 들어갈 예정이다.

해양치유 기반시설이 국내에서 처음 마련된 것은 의미가 있다. 평소 관심을 가져온 국민들은 완도를 찾아가 프로그램 효과를 체험할 만하다. 식사는 물론 인근에서 숙박까지 한다면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다. 

한번 방문한 고객이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모든 서비스가 적정한 가격에 제공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한다. 특히 테라피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고객 평가 등으로 엄밀히 분석, 약점은 개선하고 강점은 보강하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효과성에 대한 본격적인 실증과 대응으로 완도 센터가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완도군의 관리감독 책임이 적지 않다.

완도 해양치유센터 개관은 한국형 해양치유 모델(K-Marine Healing) 구축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대장정이 첫발을 내딘 것을 의미한다. 해양부는 ▲해양치유 프로그램 인증체계 마련 ▲해양치유사 국가자격제도 신설 ▲경찰·소방 등에 해양치유 프로그램 적극 제공 ▲사회보험복지제도 연계 추진 등 해양치유산업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3면이 바다인 한국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태안해안국립공원 등 연안 명소를 갖고 있다. 서해와 남해 갯벌도 세계인들로부터 경탄을 자아내는 곳이다. 앞으로 속속 들어설 해양치유센터가 해양 천연자원들과 원활히 연계된다면 많은 내외국인이 바닷가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과 해수욕, 해양 스포츠, 해양치유 과정에서 즐거움을 만끽하고 심신 회복까지 확인한다면 주기적 방문으로 이어질 것이 틀림없다. 이는 국가경제 성장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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