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1.12 11:59

전 세계 원유 30% 지나는 '동맥'…HMM "현지 상황 예의 주시 중"

HMM의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블레싱호. (사진제공=HMM)
HMM의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블레싱호. (사진제공=HMM)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오만만에서 이란이 미국 유조선을 나포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국내 해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며 남아프리카로 우회하는 일이 벌어진 만큼, 해운 업계는 세계 주요 교역로가 막히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12일 HMM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자체가 빈번하게는 아니더라도 종종 중동 이슈가 있는 해역"이라며 "예멘 반군에 의해 홍해까지 위협받은 상황이어서 아무래도 업계 내 긴장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MM은 이번 호르무즈 해협 사태에 대해 아직 조치에 나서지 못한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안을 전달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국제 문제이기에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 해군은 오만만 해역에서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 걸프 해역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이란·이라크·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의 해상 진출로다.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30%가량이 해당 해역을 이용하고 있어 '원유 동맥'으로 불린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예멘 반군은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30여 차례의 공격·위협을 가했다. 이번에 나포된 세인트 니콜라스호는 2022년 2월 이란산 석유를 운송한다는 의혹으로 미국-이란 간 분쟁의 원인이 됐다. 

한편, HMM은 이보다 앞서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에 따른 예멘 반군 공격으로 홍해 발 물류난이 일어나자, 지난 10일 유럽과 지중해 노선에 임시 선박 투입을 긴급 결정했다.

북유럽 노선에는 1만10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척을 투입해 18일 부산에서 출발한다. 지중해 노선에는 4000~60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이 각각 이달 15일과 29일, 2월 4일에 부산에서 출발한다.

통상 아시아에서 유럽·지중해로 향하는 선박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만, 현지 상황에 따라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게 됨에 따라 운항 일수가 15일(왕복 기준) 이상 늘어났다. 이에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5일 기준 전 주 대비 7.79% 오른 1896.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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