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2.13 11:27

EU 승인 시 14개국 중 미국만 남아…"올해 상반기 중 승인 목표"

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제공=대한항공)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가 1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EC는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 심사를 '2024년 2월 14일 전까지' 결론 내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지시각으로 이날 오전(한국시간 13일 오후) 혹은 늦어도 14일까지는 심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는 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EC가 대한항공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과 유럽 4개 도시 노선의 운수권 및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일부 이전 등을 골자로 한 시정 조치안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EC의 조건부 승인이 내려지면 최종 승인 여부가 판가름 나는 올해 말 이전, 유럽 노선 일부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이관하는 등 경쟁 제한 우려 해소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까다로운 EU의 문턱을 넘으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가운데 마지막 한 곳,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 두게 된다. 지난달 31일 일본도 한·일 여객 노선 12개 중 7개 노선의 일부 슬롯을 양도하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미국이 EU에 비해 경쟁 제한 우려가 적어 상대적으로 심사가 순조로울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미국 역시 여러 조건을 내세워 합병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앞서 미국 법무부(DOJ)가 경쟁 제한을 이유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매체 폴리티코의 보도가 나온 바 있다. DOJ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 중인 한국과 미주 노선 간 독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은 합병 의지가 강한 만큼 DOJ 심사 문턱을 넘을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미국의 승인을 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연내 화물사업을 매각할 계획이다. 이후 2년여에 걸친 브랜드 통합 과정을 거쳐 한 회사로 합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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