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2.20 12:00
양지청 글로벌경제산업 연구원 원장 (사진제공=양지청)
양지청 글로벌경제산업 연구원 원장 (사진제공=양지청)

996을 아는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하고 주 6일 간 출근한다는 뜻이다.

이런 근무 환경이 가능한가. 일부 국가에선 아직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혁신과 변혁이 함께한다면 성공의 여신이 도와줄 것이다.

대한민국은 추격해 오는 국가들과 이미 앞서 나간 국가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는 평가는 한참 전 이야기다. 다시 한번 도약하려면 회고와 반성 속에 혁신하고 이이디어를 모으며 누군가 출현하길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세상에선 똑같은 일이 반복되기도 한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세웠고 이론 머스크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역사를 쓰고 있다. 모두 신사업 혁신의 아이콘이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도 혁신가였다. 그는 공연장에서 "당신, 정말 귀가 먹었구나"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불후의 명곡을 작곡한 그를 놓고 당시만 해도 너무 튄다는 비평이 나왔던 것이다. 

이처럼 튀는 분들을 우대해야 할 듯 싶다.

기원전 이집트 동굴에 "요즘 애들 너무 건방져"라는 의미의 글이 새겨졌다고 들었다. 역사적으로 항상 어른들은 젊은이들을 위태로운 시선으로 바라봤던 셈이다. 이제라도 자신감을 표현하는 젊은이들을 '건방진 놈'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스마트하군"이라고 대놓고 칭찬해야겠다.

인성이 나쁜 것과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사람 도리를 가르치는 인성교육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학력과 스펙을 쌓는데 집중하고 자격증 프레임에 숨막히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베토벤도 튄다는 이야기를 잘 해석해야 할 것이다.

고 정주영 회장은 강원도 통천소학교를 졸업한뒤 열정과 창의력, 추진력으로 현대그룹을 키웠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대학 중퇴자였고 알리바바 그룹을 세운 마윈도 내세울 만한 학력은 없다. 시대를 읽고 행동에 옮기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력이 낮다고  의기소침할 필요가 없다. 학식도 부가적인 것이다.

다른 사례도 많다. 모리타 아키오는 이부카 마사루와 함께 세계적인 가전 업체 소니를 창업했다. 그 후 모리타 아키오는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듣고 싶다는 마음으로 1979년 워크맨을 개발, 소니의 중흥을 이끌었다. 워크맨의 성과는 엄청났다. 패전의 절망에 빠진 일본 경제를 되살리고 ‘Made in Japan’으로 세계 전자산업을 주도하는 발판을 마련했다.워크맨 이외에 CD, 게임기 플레이 스테이션 등을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했다.

일본 재계에서는 경영을 잘한 대표기업으로  혼다, 파나소닉  등을 손꼽는다.

혼다의 창업주는 혼다 소이치로는 독학으로 엔지니링을 공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규 학교에서 배우질 않았다.

아버지는 철공장이었고 어머니는 직공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철공소에서 자전거를 수리하는 일을 익혔다. 이후 그는 기계와 기술 분야에 관심을 쏟았다. 결국 혼다를 거대 기업이자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육성했다. 

이런 사례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학력과 스펙이란 프레임에 갇히는 행태는 곤란하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보다 자유로와져야 한다. 물론 좋은 학력에 높은 스펙으로 매우 큰 가치를 이루어 낸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인간의 줄기찬 도전은 각종 한계를 넘곤 한다. 

대부분의 인간은 걷고 뛰어다니지만 기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다. 걸을 때 근육을 압축했다 피면서 앞으로 뻗으라는 교육을 받은 적이 있나. 이처럼 귀납적 결과는 우리를 성장시킨다.

세상에는 이런 사례가 도처에 깔려 있다. 인간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려면 이같은 내용을 파악하고 학습해야 한다.

영국 프랑스 간 해저지하터널인 유로터널을 파는 공법은 필요에 따라 개발됐다. 총길이 50.45㎞ 중 38㎞가 해저 구간이다. 기존 발파공법에 비해 소음·진동이 작고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뚫린 구멍에 콘크리트 조각들을 블록 맞추듯 붙여 나가기에 공사 속도도 빨랐다. 요즘은 TBM(터널 굴착 기계)을 이용한다.

대외적으로 자랑할 만한 학력이나 스펙이 부족한 사람들이 산업계 거인으로 등장한 이유는 관련 생태계 특성을 분석하고 신상품 출시에 따른 영향을 전망하며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내는데 능숙했기 때문이다. 음악을 어디서든 듣게 한 워크맨과 움직이면서 통화할 수 있게 한 무선 휴대폰이 대표적 사례다.

인공지능 이론은 1970년대만해도 실천하기 어려운 진부한 내용으로 평가받았지만 반도체와 컴퓨팅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근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른 분야가 급격히 발전하다보면 융복합을 통해 새롭게 부각되는 섹터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현재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로봇은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를 제대로 알기 힘든 언론은 핫(hot)한 아이템이 나오면 보도 경쟁에 나설 뿐이다. 

소셜미디어 커머스, 치료 수술 두뇌과학 데이터, 교통물류 데이터, 사람 행동 데이터는 끊임없이 생성된다.

신흥 분야에 도전하라. 합리적이고 명확한 목표 속에 기술과 열정, 신뢰가 더해진다면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신시대 996'은 비대면 재테크에서 자발적으로 진행될 지 모른다. 사실 신생 스타트업 창업주와 핵심인력들은 996 이상으로 일할 것이다. 서울에선 청계천, 동대문, 용산, 강남일 수도 있다. 경기도의 경우 판교, 용인이 주목된다. 

전국 어디서든 한국 경제를 주도할 인물과 기업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박수치고 투자하고 응원할 기업인이 하루속히 나왔으면 좋겠다. 아울러 국민 모두가 다시 뛰자는 각오를 새롭게 하자. 

주변의 프레임 변화를 늘 인지하고 대응해야만 살아남는다. 관련 학습자료는 널려 있다. 선제적으로  행동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주도권을 쥐는 것이 가능하다. 학력, 학식, 스펙과는 무관하게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양지청 글로벌개발원 대표 회장 (다빈치 인터내셔널 학회 및 포럼 회장, 글로벌경제산업 연구원 원장, 전  카이스트/서울대 교수, 경제학박사·공학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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