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1.15 18:00

새로운 가치 창조 CVO 주목할 때…생각이 신사업 만들어

양지청 글로벌경제산업 연구원 원장 (사진제공=양지청)
양지청 글로벌경제산업 연구원 원장 (사진제공=양지청)

한쪽 발바닥에 문제가 생기면 몸 전체가 불편하다. 과거 축구를 하다가 오른발 엄지발톱이 빠져 몇 달 간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인간 신체는 모두가 연계되어 있고 상호 기능을 발휘해야 전체적인 효율이 생긴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도시 인프라가 제대로 구비되어야만 경제활동도 원활하게 돌아간다.

이를 위해 융복합이 중요하다. 살아온 경험을 학문에 적용하는 것도 융복합의 한 유형이다.

일론 머스크는 다독가이다. 어려서 공상과학소설을 읽고 가상현실의 게임을 직접 만들기도 했고 혼자 습득하는 능력을 키웠다. 미국 동부 명문 펜실베이니아대(Penn)에서 물리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실리콘밸리로 이주한뒤 테슬라 전기자동차와 스페이스X  등 엄청난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머스크는 인공지능의 윤리성을 최초로 제기하고 강조했다. 자식 6명을 키운 것도 칭찬의 대상이다.

머스크가 사업에서 성공한 것을 보면서 진짜가치를 창조하는 원천이 융복합임을 확인한다.

2021년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후보가 TV토론에서 곤욕을 치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나는 수준 이상으로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주위에 이야기했다. 고시 9수를 한데다 이런저런 소모임 활동을 하며서 익힌 말솜씨가 보통을 넘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오래 공부하면서 이룬 것이 결과적으로 융복합이다.

나는 원래 수학이 재미있었고 어려운 문제도 자주 접하며 응용력을 키웠다. 수학의 정석과 해법수학은 기본이고 일본 도쿄대 입학용 경향과 대책서부터 수학경시대회용까지 풀었다.

영어에도 흥미가 있어 원서를 통독했다. 고등학교 초에 탐독한 행복의 정복(The Conquest of Happiness)는 많은 생각을 낳게 한 유익한 책이었다. 

고교에 들어가기 전 불어 공부를 했다. 몇 달을 해서 진도가 제법 나갔다. 추첨으로 고교에 입학해보니 제2외국어로 독일어만 선택해야 했다. 독일어를 열심히 익혔다. 목표 대학인 서울대 시험과목에서 독일어가 주득점원이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그런데 고3이 되니 독일어가 시험과목에서 제외됐다. 자주 바뀌는 입시정책에 피해를 본 셈이다.

자연계열 이공계로 입학, 1년간 공부하고 공학 학사과정 즉 공대를 선택했다. 학부에서 구조역학, 유체역학, 도로공학, 교통공학, 항만공학, 경제학, 원가회계 등을  공부하다가 대학원에서 도시공학, 환경공학, 도시계획, 교통공학을 배웠다.

도시계획을 주전공으로 삼으면서 루이스 멈포드의 역사속 도시(City in History)란 책을 접하고 감동을 받았다. 도시는 인간이 창조한 위대한 발명품이다. 도시경제, 도시문화, 도시사회학, 도시정책학 등 다양한 학문이 발전됐다.

당시 서울대는 인재 육성 차원에서 교수요원을 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선발했다. 문교부와 국방부에서 장학금을 주는 형식으로 운영했다. 석사 학위를 따고 경북 영천에서 장교 훈련을 받고 전방에서 실습 소대장을 거쳐 육군 보병 소위로 전역했다. 이런 제도 덕분에 미국 유학도 쉽게 가면서 장학금 혜택까지 받았다. 이처럼 내가 살아온 과정을 통해 수정하고 적응하는 것이 융복합이다.

동태적 최적화(Dynamic Optimization)는 자연과학이나 공학에서도 유용한 방법론이고 사회과학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자산시장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최적해를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여러 창안점이 나올 수 있다.

적 전투기를 향해 발사된 미사일은 실시간 조작변수를 통해 격추 확률을 높인다. 반대로 추격을 피하기 위해 페이크 모션물체를 통해 격추를 피하는 알고리즘을 만들 수도 있다.  

도시 자체가 역사를 지닌 융복합체이다. 도시라는 장소에서도 이를 이용한 마케팅이 이뤄질 수 있다.

모형을 통한 정책평가가 가능하다. 정책과 사업의 파급효과도 계량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화학실험을 할 때 물에 잉크를 뿌려 번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전이 확산의 패턴을 모델화해 유추하는 것이다.

융복합이 아이디어의 교류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창의발견과 자율 맞춤형 교육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융복합인재 양성으로 연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사회와 교육환경, 법률과 제도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개혁이 필요하다. 특히 미래성장산업에서 집적경제와 규모경제를 이뤄내야 한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CVO(Chief Value Operator Officer)에 주목할 때다. 생각이 신사업을 만든다.

빌 게이츠와 일론 머스크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나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 Fortune 500 CEO의 데이터로 분석하면서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혁신적 CEO역할이 큰 유의성을 나타낸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천연자원이 거의 없고 국토는 협소하며 국제적으로 열악한 지정학적 조건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인재양성이 결국 정답이다. 똘똘한 한두 명이 나라 전체를 먹여 살릴 수도 있다. 스스로 사명감 없이 노동자라고 하는 전교조 체제는 답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블라디미르 레닌과  이오시프 스탈린의 유물사관 역시 진부하며 깨트려야할 대상에 불과하다.

한국이 도를 없애고 시를 빅시티(big city) 체제로 만든다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융복합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본격적인 검토를 거쳐 사회와 교육환경을 바꿔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양심과 정의라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침묵하는 국민들도 방관자 자리에서 벗어날 때다.

양지청 GDI 대표 회장·글로벌경제산업 연구원 원장 (다빈치 인터내셔널 학회 및 포럼  회장/전 서울대·카이스트 교수/ 공학박사수료,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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