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2.26 06:00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 흑자전환
한화오션 적자 폭 개선…선별 수주·신조선가 상승효과

조선업계 빅3. (자료제공=각사)
조선업계 빅3. (자료제공=각사)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에 접어들며 지난해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과 고공행진 중인 신조선가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새해부터 이어지는 신규 수주에 올해 실적도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HD현대의 조선·해양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영업이익 2823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1조296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자회사별로는 ▲HD현대중공업 매출 11조9639억원, 영업이익 1778억원 ▲현대삼호중공업 매출 5조9587억원, 영업이익 3017억원 ▲현대미포조선 매출 4조391억원, 영업손실 1662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성기종 HD한국조선해양 IR 담당 상무는 이달 초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따른 수주량 확대와 건조 물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 증가 효과와 함께 고선가 선박 매출 비중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매출 8조94억원, 영업이익 2333억원을 올리며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4.7%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전년 적자 8544억원에서 1조원가량 개선되며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에서 새롭게 출범한 한화오션은 지난해 매출 7조4083억원, 영업손실 19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2.4% 증가했고, 적자가 지속됐으나 손실 폭이 87.8%(1조4171억원) 개선됐다.

한화오션은 지난 2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상반기만 20척 이상의 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했으며 컨테이너선도 상반기 인도되면서 연간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며 "지난해 연기됐던 카타르에너지와의 LNG운반선 수주 협상도 오는 3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조선업황이 '슈퍼사이클(20년 이상의 장기적인 가격상승 추세)' 초입에 들어선 만큼, 향후 실적 반등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3사 모두 이미 3년 치 수주 물량을 확보해 놓은 가운데 올해 수주 목표도 순조롭게 채워내고 있다는 관측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조선 업계는 예전보다 많은 양의 선박을 인도할 예정"이라며 "다수의 고부가가치 선박을 건조·인도하면서 매출 상승 폭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고공행진 중인 선박 가격도 호실적에 기여할 예정이다.

새로 건조하는 선박의 가격 지표인 클락슨리서치 신조선가지수는 1월 말 기준 181.27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또한 최근 신조선가 견인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한 척당 가격은 2억65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다.

업계에선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한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와 2008년 이전에 인도됐던 선박들의 노후화 시기가 겹쳐 향후 3~5년간은 꾸준한 발주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 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 3사가) 충분한 수주 잔고를 확보해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누적되는 환경 규제로 글로벌 선사들이 노후선 교체와 새 선박 발주에 나섬에 따라,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 증가가 지속되면서 수익성 개선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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