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3.18 10:41

전삼노 "80% 동의 넘어야 쟁의 돌입…파업 외 다른 방법도 고려"

​삼성전자 사옥. (사진=고지혜 기자)
​삼성전자 사옥. (사진=고지혜 기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18일부터 쟁의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전체 찬성률이 80%를 넘으면 쟁의에 돌입하게 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쟁의 투표에 앞서 이날 오전 마지막 협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노사측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임금협상 회의에 들어갔다. 전삼노는 아직 쟁의 투표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오늘 중 온라인 투표 사이트를 열 예정이다.

사측은 최대한 전삼노 측이 파업에 돌입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삼노 관계자는 "사측에서 오늘 우리에게 전달할 내용이 있다고 해 별도 회의를 진행하게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임금협상에서 보여준 사측의 태도를 볼 때 이번에도 협의에 이를 만한 내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따라서 오늘부터 쟁의 찬반 투표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삼노 측은 이날 노조 사이트에 공지사항을 통해 "조합원들이 쟁의 찬반 투표에 동참해 역사적인 첫걸음에 함께 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조합원 수의 50%가 찬성을 한다면 우리는 합법적인 쟁의행위를 보장받게 된다"며 "그러나 그동안 노동운동 역사를 통해 전체 조합원의 80% 동의를 받지 못 하면 그 투쟁은 승리하기 어려움을 배웠다"고 언급했다. 

전삼노 관계자는 "50%가 넘어가면 쟁의가 가능하지만 우리는 80%의 동의를 얻어내면 쟁의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쟁의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다"며 "파업이 아닌 다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달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삼성전자 노사는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14일까지 3차 조정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고, 중노위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 중지 결정은 중노위가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절차를 종료하는 것으로, 노사 간 입장 차이가 큰 경우 적용된다. 

3차 조정회의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전삼노는 쟁의 찬반 투표를 통해 과반수 이상 찬성표를 얻을 경우, 합법적으로 쟁의 절차에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전삼노가 쟁의 찬반 행위 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내부적으로 쟁의 등에 대한 회의만 진행했고, 결국 파업 등 쟁위 행위를 진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조합원 수가 크게 늘어난 데다, 2022년 임금 협상도 합의에 이르지 못해 2년분의 임금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분 직원들의 지난해 성과급이 0%로 결정되면 이들 직원들의 전삼노행이 줄을 이었다. 전삼노 노조원수는 지난해 9000명 수준이었지만 성과급 예상 지급률이 공지된 연말에는 1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들어 2만명을 돌파했다. 18일 기준 노조원 수는 2만137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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