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3.18 13:48

사직서 '해법 촉구' 의미…"3월 내 해결 못하면 파국, 양보하고 대화하자"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에 반발,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 지 한 달이 되가고 있다. 여기에 의대교수들도 오는 25일부터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국민, 특히 환자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의료 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방 위원장은 "국민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혹은 아픈 가족을 동행해 겨우 진료를 받으러 왔는데,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사태의 향방을 지켜보게 만든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무엇보다 환자들에게 사과드린다"며 "그간 의사들은 왜곡된 의료 환경에도 세계 제일이라 평가받는 한국 의료를 위해 희생한 부분만을 생각했고, 환자들이 이러한 왜곡된 의료 환경에서 겪는 고충에 대해 소통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전공의들에게도 사과했다. 방 위원장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게 했다. 저 역시 그러한 환경에서 배웠기에 문제의식을 제대로 가지지 못했다"며 "인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라는 말로 넘어간 것, 특히 사직이라는 선택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소통을 해주지 못한 점에 대해 스승으로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사과문 발표 배경에 대해 "어떠한 소통도 없이 2000명 증원이라는 비합리적 결정에 대해 저희가 설득하면 국민이 들어주고 지지해줄 것으로 알았는데 아니었다. 매일 신문, TV, 유튜브에서 국민들의 큰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며 "곰곰이 생각해보고 답을 얻었다. 가장 큰 희생자인 국민의 아픔을 저희가 돌아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 없이는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다"며 "저는 이제 국민들과 그간 미흡했던 소통을 하고자 한다. 국민의 고충과 어떠한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를 듣겠다"고 약속했다.

교수들의 집단사직서 제출에 대해서는 "인생을 걸어 온 교수직을 던지는 것인데 오죽하면 그러겠느냐"라며 "이 사태를 3월 안에 해결하지 못하고 4월로 넘어가면 의대생 유급, 전공의 행정처분 명령, 대형병원 줄도산 파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의료는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교수들의 사직서 결의는 오는 25일까지 정부에 해법을 내놓기를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방 위원장은 "4월이 넘어가기 전에 해결해야 의료 파국을 막을 수 있는데 아무도 양보하지 않는다"며 "사직서는 교수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써서 진심을 보여준 것으로 '양보하고 제발 대화의 장을 좀 나와달라. 전공의들도 돌아와달라'는 일종의 호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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