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3.20 18:11

의협 회장 선거 돌입…강경 투쟁 예고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을 결정하고 대학별 배정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정부가 기어이 대규모 의대정원 증원 절차에 마침표를 찍어 대한민국 의료를 파괴했다"며 비판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회복하기 어려운 파국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의료를 살리기 위해 최종적으로 정부가 대화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정부가 이를 거부할 경우 의료계와 정부의 신뢰는 파탄을 맞을 것이고, 증원으로 야기한 혼란의 책임은 현 정권에 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 주체를 배제하고 의료에 문외한인 공무원에 의해 재단된 의료 정책이 가져올 위험에 대한 수많은 경고를 무시하고, 독선과 아집으로 똘똘 뭉쳐 추진한 정책이 종국에는 국민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고 정권의 파멸을 앞당기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라면서 비상대책위원에게 면허 정지 처분을 내린 정부의 이중 행동은 대화와 협상이 설 자리를 원천 차단했다. 위태하게 지탱하고 있던 의료 체계가 완전 붕괴 위기를 맞이했지만 정부는 전공의와 의사 전체에 대해 복종과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며 "누가 무엇을 위해 대한민국 의료에 조종(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뜻으로 치는 종)을 울리고, 국민 생명과 건강을 희생시켰는지 명명백백하게 심판하는 시간이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대한의사협회 홈페이지)
(출처=대한의사협회 홈페이지)

한편 의협은 새로운 회장을 뽑는 선거에 돌입했다. 의협은 이날부터 22일 오후 6시까지 전자투표 방식으로 제42대 회장선거를 실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득표자 2명을 두고 25~26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후보는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겸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박인숙 전 국회의원,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지부 대표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박명하, 주수호, 임현택 후보가 현재 전공의 집단사직을 방조·교사한 혐의 등으로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등 정운용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가 강경파로 분류된다.

정부는 의협에 대해 '대표성이 부족하다'며 의료계에 의협이 아닌 대표성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하자고 제안하고 있으며, 의협은 '의료법이 규정한 유일한 의료계 법정단체'라며 정부가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양자간 균열은 큰 편이다.

특히 정부가 이날 2000명 증원을 확정하고 대학별 배정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의대 증원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새로운 회장이 취임하면 대정부 투쟁도 보다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수호 후보는 이날 2차 소환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하면서 "오늘부로 대한민국 14만 의사의 의지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운동에 나설 것"이라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임현택 후보도 "세종시 공무원 자식들 의대 쉽게 들어가게 하는 것 말고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교육부의 배정 계획에 따르면 충북대 의대 정원은 49명에서 200명으로 4배가 넘게 늘어나게 된다. 이처럼 대전(201명)과 충북(211명), 충남(137명)의 증원규모는 549명으로, 총 입학 정원은 기존(421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970명 된다. 

1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1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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