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상석기자
  • 입력 2016.09.20 09:06

[뉴스웍스=이상석기자] 도심의 소음과 열섬현상을 줄이기 위해 시민혈세로 조성한 수원시의 친환경 식생방음벽(버티컬가든)이 관리부실로 설치 4개월만에 흉물로 전락했다.

수원시는 지난 5월 1억9400여만 원의 예산으로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역 부근 율전동 성당앞 목재방음벽 개보수를 통해 흰꽃조팝, 꽃잔디, 상록패랭이 등을 심은 남향 60m, 서향 44m 짜리 식생방음벽을 설치했다.

기존 방음벽에 식물을 심어 주변 도로의 소음을 흡수하면서 열섬현상을 낮추는 등의 역할을 하는 친환경 식생방음벽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관할 구청의 관리소홀로 대부분의 식물이 말라죽거나 시들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남향 60m 길이의 식생방음벽에 붙은 흰꽃조팝과 상록패랭이는 인근의 푸른 나무들과 다르게 절반 가량이 시들어 바싹 마른 상태였다.

바로 옆 44m 길이의 서향 식생방음벽에 심어진 흰꽃조팝과 삼색조팝, 황금조팝도 3분의1 가량이 죽어 식생방음벽의 역할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미관을 해치는 상태다.

주민들은 처음 식생방음벽이 생겼을 때는 보기 좋았는데 지금은 관리부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혈세를 들여 설치했으면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국도시생태연구소는 식물이 많지 않은 도심에서 식생방음벽이 좋은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물 공급이 문제가 된다면 물이 많이 필요한 화분식 식물이 아닌 땅에 심어 벽을 타고 위로 자라는 마삭줄이나 으름덩굴 등 관리가 쉬운 식물을 심는 것도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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