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상석
  • 입력 2016.09.26 09:05

교육부 주도로 추진한 대입정보 포털사이트 ‘어디가(www.adiga.kr)’의 부실한 정보공개로 사실상 무용지물로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대학입학전형 종합지원시스템 구축 2단계 사업계획(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박 의원은 대입정보 포털사이트 ‘어디가’의 핵심인 합격예측서비스로는 학종 등 3가지 입시전형 어느 하나도 합격예측이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입정보 포털사이트 ‘어디가’는 교육부와 산하단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공동으로 교육부가 58억3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해 올 3월 오픈한 대입정보 포털사이트로 수험생이 직접 내신과 수능점수를 입력하면 전년도 입시결과를 바탕으로 합격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합격예측서비스를 제공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대입정보를 사교육기관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만든 어디가의 합격예측서비스를 통해 학생부종합전형 등 3가지 입시전형의 경우를 시뮬레이션를 해 본 결과 합격예측은 ‘불가능’ 했다고 박의원실은 주장했다.

박의원실은 ‘어디가’에서 학생부종합전형에 필요한 학생부 성적관리 항목의 모든 내용을 꼼꼼하게 채워 넣고 ‘수시대학별 점수산출’ 메뉴를 통해 ‘서울대’를 검색한 결과 ‘해당전형은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메시지만 떴다고 밝혔다.

2017학년도 입시에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은 전체 모집인원의 20.3%에 달하며,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경우 모집인원인 34.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상당하다.

서울대의 경우 2017학년도 수시전형은 100%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진행된다. 정성평가가 중심이 되는 학생부종합전형에 ‘어디가’의 합격예측서비스가 ‘해당전형은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메세지만 보여줘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설명이다.

정량평가 중심인 학생부교과전형도 마찬가지였다. 각 대학이 제공한 전년도 입시결과가 합격예측서비스의 데이터가 되는데 각 대학들이 내신등급, 수능등급, 백분위, 변환점수 등 전년도 합격생의 다양한 합격정보 중에서도 하나만, 그것도 하위 70%, 80%, 90%, 평균 등 다양한 층위로 나뉘는 기준 중 하나만을 선택해 제공하고 있다.

지난 9월 12일, 2017학년도 수시 점수산출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수시원서 접수가 마감된 현재까지도 전년도 입시결과가 누락된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 실제로 수험생이 지원 대학을 결정하는 데 어떤 도움도 되지 못했다.

서울시립대는 학생부 교과전형의 모든 학과 전년도 입시결과가 공백으로 남겼다.고려대는 전년도 입시결과는 제공됐지만 내신점수를 대학별로 상이한 환산방식에 따라 환산해주는 2016학년도 내 점수, 2017학년도 내 점수는 빠졌다.

정시전형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년도 입시결과가 사이트에 제대로 등록돼 있지 않거나 특정학과의 전년도 입시결과가 누락되는 등 부실자체였다.

부산대의 경우, 정시 전형의 모든 학과의 전년도 입시결과가 하나의 엑셀파일에 통째로 올려져 수험생이 모든 데이터를 입력해도 해당 학과를 검색하기 전에는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서울대 일반전형 사회과학계열 해당학과들은 전년도 입시결과가 전부 누락됐다. 

박경미 의원은 “58억의 국가예산으로 구축한 대입정보 포털사이트라고 보기에 ‘어디가’가 제공하는 정보는 양적 및 질적으로 함량 미달”이라고 지적하고 “학생이 스스로 대학입시를 설계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대대적인 사이트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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