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1.14 08:01

"워킹홀리데이서 코트라 취업박람회 통해 현지 정착"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지난해 대한민국의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인 9.9% 기록한 가운데 경제활동이 없는 청년층도 30만명(통계청 기준)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앞으로 4년 간 청년층 인구가 단기간에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심각한 취업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웍스는 이 같은 청년 실업의 대안으로 ‘해외 취업’을 제시합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최근 발표한 ‘해외 취업 성공 수기집’을 바탕으로 막막했던 해외 취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나침반이 되고자 합니다. 초기 준비와 구직 단계, 그리고 현지 정착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국가별로 소개해 해외 취업을 원하는 청년 구직자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겠습니다. 

김효식 1001 Optical / "워홀러의 꿈을 이루어준 호주 취업박람회"

•직무에 적응하려는 노력

•영어 의사소통 능력

•워킹홀리데이를 통한 고객 서비스 경력

 

◆ 해외 취업에 도전한 계기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꿈과 비전을 찾지 못해 고민하던 스물일곱 살의 저는 2014년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를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에는 해외 취업보다 영어 실력 향상이 주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일해본 경력 없이 대학만 졸업한 상태에서 캐나다에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시행착오 끝에 의류 브랜드인 아베크롬비 매장에서 일을 시작했고 얼마 뒤에는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캐나다에 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애플스토어에서 한 달 동안의 기다림 끝에 잡 세미나와 인터뷰의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캐나다에 간 지 2개월 만에 꿈꾸던 애플에서 스페셜리스트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년 동안 캐나다에서의 삶이 익숙해졌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워홀러에게 주어진 비자는 유효기간 1년이었기 때문입니다.

◆ 호주 취업 진행 과정

호주로 옮기게 된 것은 우연히 호주 애플스토어로 이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또 다른 도전을 결심한 데 따른 것입니다. 그렇게 3개월의 워킹홀리데이비자 준비와 면접을 통해 2015년 호주 본다이 애플스토어로 이직할 수 되었습니다. 캐나다, 호주의 애플은 워런티나 서비스에서 조금의 차이는 있었지만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를 떠나 새로운 나라에서 시작해야 했고 또다시 비자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었습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1년의 비자 기간 중 한 회사에 6개월만 근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2015년 11월 28일 본다이 애플스토어에서 근무를 시작한 뒤 6개월만에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이렇게 비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호주 시드니에서 세컨드비자를 받을지 혹은 대학원을 진학할지 등 다음 계획을 고민했는데 시드니 무역관에서의 인턴은 또 다른 기회가 되었습니다. 시드니 무역관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중 우연히 8월 17일 멜버른 취업박람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박람회는 KOTRA가 준비한 것으로 KOTRA는 한국 기업의 수출, 무역뿐 아니라 청년들의 해외 취업도 지원합니다. 당시 시드니 무역관에서 근무하고 있어서 멜버른에 직접 가지는 못하고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다양한 분야의 회사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나의 경력을 인정해주고 새로운 일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직장을 구하다가 1001 Optical이라는 안경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취업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호주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비자를 지원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스물아홉 살 워홀러는 멜버른 취업박람회를 통해서 해외 취업의 꿈을 이뤘습니다.

◆ 구직 활동 과정

해외 취업을 꼭 한국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의 경우와 같이 캐나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통해서 계속 경험을 쌓고 World Job, 취업박람회에서 정보를 구하다 보면 오히려 한국보다 현지에서의 해외 취업이 더 기회가 많을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에서의 스폰서 없이 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비자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의 선택은 워킹홀리데이 비자. 1년 혹은 6개월이라는 기간의 제한은 있지만 이 비자는 바로 이십 대의 특권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한국에서의 취업 경력이 전혀 없었음에도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캐나다, 호주에서 계속 경력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또 한국에서 해외 취업을 생각하거나 준비한다면 무엇보다 영어가 중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는 친구나 후배들에게 영어는 한국에서 충분히 공부하고 연습해서 오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저도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 전에 일 년 동안 열심히 영어를 공부하고, 연습했지만 실전에서 잡 인터뷰 때 어찌나 긴장했던지 그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하지만 영어도 경험이 좌우하긴 합니다. 여러 번의 전화, 대면 인터뷰를 통해 실패와 성공을 하다 보니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막상 일을 시작하면 그 분야의 영어가 생소해서 다시 한번 난관이 찾아오지만 역시나 경험을 통해 극복해왔습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의 종류, 애플에서는 컴퓨터 및 모바일 디바이스 그리고 현재 일하고 있는 안경회사의 전문 용어까지…. 전혀 경험이 없던 분야지만 충분한 트레이닝을 통해 일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생소한 분야의 일을 그것도 영어로 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이 생깁니다. 특히 리테일,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도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 매니저,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I don’t know. Let’s figure it out together(나는 모르니 함께 생각해보자)” 애플에서 손님들에게 자주 했던 말입니다. 해외 취업에서 우리에게 가장 난관으로 다가오는 것이 바로 비자와 언어 문제입니다. 하지만 저는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스스로 비자 문제를 해결해보기 시작했고, 경력을 쌓으며 언어 실력도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나만의 성공 노하우

지금도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를 통해 해외 취업을 준비 중인 한국 청년들에게 많은 질문을 받습니다. 스타벅스, 애플 그리고 1001 Optical까지 회사별로 면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등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바로 ‘너 자신을 보여줘’입니다. 영어로 진행되는 대부분의 해외 기업과의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얼마나 잘,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느냐’입니다. 그리고 해외 기업들과의 인터뷰는 한국 기업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훨씬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주고 받기 때문에 ‘나 자신’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회입니다.

저만의 노하우를 소개한다면, 인터뷰 때마다 저의 스토리텔링을 준비한다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간단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것도 포인트입니다. 외국 기업들은 다양성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내가 어디서 왔고 나는 누구인지를 소개하는 것이 자신의 학력이나 스펙을 어필하는 보통의 한국 기업들과의 면접 때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면 인터뷰보다 훨씬 어려웠던 인터뷰가 바로 전화 및 화상 인터뷰입니다. 멜버른 취업박람회 당시 시드니에 있어서 스카이프로 화상 인터뷰를 했습니다. 당연히 영어로 진행되었는데 충분한 연습 및 준비가 없었다면 답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화상 인터뷰의 간단한 팁이 있다면 면접 중 질문을 놓칠 수 있으므로 질문들을 간단하게 요약해서 메모하는 것입니다. ‘너 자신을 보여줘!’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면접자들에게 전하는 최고의 어필 노하우입니다.

◆ 입사 후 적응 방법과 극복 과정

2016년 8월 23일까지 시드니 무역관에서 근무하고 8월 25일 바로 지금의 직장에서 근무하기 시작했으니 어느덧 입사한 지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처음 안경회사에 취직했을 때 매장에서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했는데, 너무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메디컬 분야이다 보니 한국어로 트레이닝을 받아도 어려운데 영어로 진행되어 더욱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매일 트레이닝을 받은 내용을 퇴근 후 영어, 한국어로 따로 번역해서 직무에 적용하려고 공부했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업무는 다양한데 Optical Dispenser(안경사)와 Sales Assistant(세일즈)로서의 일이 주입니다. 세일즈는 고객의 처방(검안 결과)에 따라서 그에 맞는 안경 또는 선글라스 및 렌즈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매장 및 본사에서 직접 렌즈를 깎는 안경사로의 직무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검안사, 안경사 그리고 세일즈 팀까지 대학교에서 검안사가 되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이거나 해외에서 안경사로 오랫동안 근무했던 안경사들입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본다이 매장의 매니저는 저처럼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로 왔다가 정착하게 된 해외 취업, 워킹홀리데이 선배입니다. 다들 옵티컬(안경) 분야의 전문가이기에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항상 물어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난시, 다초점, 백내장 등은 제가 매일 일하면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이렇게 흔히 쓰지 않는 말을 하려니 특히 일을 시작한지 2주 동안은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매일 노트하고 한국어로 번역 및 공부해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함께 채용된 입사 동기는 직무가 버겁다며 한 달 만에 회사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또 그동안 스타벅스, 애플스토어에서 일하면서도 생소한 분야를 배워나가며 조금씩 성장했던 저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2014년 한국을 떠나서 캐나다에 갈 때, 지금 제가 호주에서 이런 일을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다행히 캐나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영어 실력이 많이 향상이 되었고 또 리테일의 경력이 쌓이다 보니 고객 서비스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또 해외 취업에 성공하면서 회사에서 비자도 스폰서 받았습니다. 보통 워킹홀리데이는 1년 혹은 6개월의 제한이 있어서 직무에 충분히 적응하거나 배우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입사 후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서 취업비자를 받았고 이를 통해 호주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하고 생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리테일 회사가 그렇듯 지금도 연봉(Salary)이 아닌 시간제 급여(Hourly Wage)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주의 리테일 최저 임금은 한국, 캐나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 20달러. 당연히 호주에서 생활하는 데 여유도 생겼고 4주간의 유급 연차 휴가를 통해서 미국, 뉴질랜드로 가족 여행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의 해외 취업 성공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모두가 해외 취업만 성공하면 다 해냈다고 생각하지만 당연히 동료들과의 관계나 직무에서 어렵고 힘든 일도 있습니다. 그래도 내가 꿈꿔왔던 외국에서의 생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환경에서 다양한 국적의 고객을 상대하며, 다양한 국적의 동료들과 팀으로 함께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일하고있습니다.

◆ 해외 취업 희망자들에게

지난 3년 동안 캐나다 애플스토어에 근무하게 된 일, 캐나다에서 호주 애플스토어로 이직한 일, 우연한 기회로 시드니 무역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게 된 일, K-move를 통해 멜버른 취업 세미나에 참석한 일, 취업 세미나를 통해 1001 Optical에 근무하게 된 일까지. 모두가 우연인 것 같지만 2014년 시작한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제가 목표한 것들을 성취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했기에 이뤄낸 성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017년 5월 일산 킨텍스에서 KOTRA 주관으로 열린 해외취업박람회에 회사 대표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을 인터뷰하면서 불과 1, 2년 전 제 모습이 기억났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지원자들이 해외 취업(비자, 생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보였다는 것입니다. 외국에서 취업할 생각이 있는 청년들이라면 각 나라의 무역관, K-move, 월드잡(World Job) 그리고 취업박람회를 통해 취업을 원하는 그 나라와 비자, 해외 취업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길 추천합니다. 제가 경험한 캐나다, 호주 등을 비롯한 전 세계에 해외 취업의 기회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있습니다. 제 이야기가 워킹홀리데이나 해외 취업을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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