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기자
  • 입력 2018.08.08 16:3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스웍스=박경보기자] 대한민국 대표기업인 삼성이 8일 투자와 고용 확대를 골자로 한 '상생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날 내놓은 계획은 재계 1위에 걸맞게 반도체와 신사업 투자를 대폭 늘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스타트업 및 협력업체에 기술·교육 노하우를 공유해 혁신·상생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일조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통 큰’ 수준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당초 중장기 계획으로 100조원 신규 투자와 하반기 채용 확대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했으나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직접 채용'이라는 깜짝 카드를 내놨기 때문이다.

이번 계획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중이 상당히 많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석방된 이후 약 6개월간 삼성의 신성장동력 발굴과 국민신뢰 회복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발표한 계획도 이 부회장의 생각이 대부분 반영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기업인 이재용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밝힌 바 있어 신뢰회복을 위한 방안을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고심의 흔적은 석방 이후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 8000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발표를 내놨고, 최근에는 10년 이상 끌어온 '반도체 백혈병' 논란과 관련해 중재안을 받아들이는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 발표된 계획에 3차 협력사 지원, 스마트공장 지원 등이 다수 포함된 것도 신뢰회복과 궤를 같이 한다.

참 잘한 일이다. 일각에서 내놓은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과는 별개로 삼성이 내놓은 계획은 환영할 만 하다. 이재용 부회장의 고민이 녹아있는 것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삼성의 계획은 혁신 성장과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다. 삼성의 이번 투자 확대와 상생 협력 확대가 산업계 전반에 '낙수효과'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경제가 선순환구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이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일만 남았다. 혁신성장은 일부 벤처기업이 하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 주도로 이어질 때 그 효과가 커진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제는 대한민국이라는 좁은 울타리에서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대한민국 대표기업이 끌고 수많은 중소벤처 기업들이 이를 뒷받침할 때 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삼성은 누가 어떤 식으로 험담을 하더라도 혁신성장 계획을 계속 밀고 나가야만 한다. 그래야만 삼성은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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