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06.10 18:30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선거 비용·사람 때문에도 제1야당 업고 가야…처가 문제 감싸려기보다 쿨하게 해결하는 게 정도"

석동현 변호사가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석동현 변호사가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전현건·이한익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제 1야당인 국민의힘과 결국 함께 갈 것으로 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학동기인 석동현 전(前) 서울동부지검장은 8일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석 전 지검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15기로 1987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고 2012년 서울동부지검장 재직 시 부하검사의 잘못에 책임을 지는 자세로 옷을 벗었다. 현재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법무법인 동진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윤 전 총장과는 서울대 법대 동기다. 검사 퇴직 후에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법률지원단 부단장과 해운대구 갑 당협위원장으로서 국회의원에 도전한 적도 있어 정치계는 윤 전 총장보다 먼저 발을 들여놓기도 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직을 내려놓은 3월부터는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문자로만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석 전 지검장은 "전화로 구두로 대화를 하다보면 서론만 말하다 끝나고 중요한 말을 못하는 수가 있다. (문자 소통이 더 장점이 있는 것 같다는 뜻) 특히 지금은 윤 전 총장이 그간의 칩거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외부활동을 시작할 시점이라 더욱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정치활동을 시작하는데 부담을 주지 않도록 대학 친구들이나 검찰 동료들은 말을 아끼고 그 옆에 다가가거나 서지 말자 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과 오랜 교우관계에 검사생활을 같이 해온 사이로서 애정 어린 충고와 진심을 담은 이야기를 전하는 석 전 지검장을 뉴스웍스가 만나봤다.

석동현 변호사가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석동현 변호사가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검사로만 살아왔다. 소위 '칼잡이'로 일컬어지던 윤 전 총장이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갈등 해결·조정 능력 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남을 단죄하는 사법관으로서의 경험은 부분에 치우친 경험 같겠지만 한편으론 범죄 현상을 통해 누가 옳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 분별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사회를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측면도 있다.

한계는 있을망정 동시대를 밋밋하게 직장생활을 하거나 교수로서 책만 봐온 사람보단 법조인 출신이 상대적으로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봐왔다고 할 수 있다.

사회의 최상위 권력층(정치권력, 기업인 경제권력)부터 사회 가장 어려운 계층까지 전부 상대하는 것이 검사다.

정치권에서나 행정책임자로서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될 일들의 상당부분은 검찰청에 사건사고 형태로 온다.

그런 점에서 윤 총장은 30년 가까운 검사세월을 보냈기 때문에 우리 사회 전반적인 갈등의 문제들을 지켜본 경험은 절대 가볍지 않다

치열하게 세상의 일과 맞부딪쳐온 경험을 선용하면 오히려 우리 사회의 갈등 구조를 해결하는데 더 역할을 잘할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적폐수사'를 지휘했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기소했다. 두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국민의힘에 들어갈 수 있겠나.

"글쎄 큰 틀에서 보면 두 대통령이 계시던 그 때의 당과 지금의 국민의힘은 많이 다르지 않은가. 윤 총장 본인은 아직 그 문제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언급 안했지만 제 생각으로는 (윤 총장이 정치를 시작하면서) 그렇다고 제 3의 당을 만들거나 제 3의 당에 기웃거려서는 안 되고 현재의 보수 야당 또는 제 1야당인 국민의 힘과 협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의 여야 대결구도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정치구도에서 차지하는 비중, 조직, 기반은 대단하기 때문에 그 기반을 윤 총장도 이용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의도에 있는 국민의힘 중앙당뿐만 아니라 각 시·도에 있는 시·도당, 건물, 조직, 당원들 이러한 조직 기반은 엄청나다 그것을 업고 싸워야한다.

제 3의 당을 만들거나 혹은 만들어진 제3의 당에 들어가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시간이 없는데 그 당이 언제 당세를 구축할 수 있겠으며 그리고 현역의원이 100명이나 되는 국민의힘에는 나라에서 정치보조금도 나온다. 그 자금으로 대선을 치러야 하지 않나. 물론 모금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은 어떻게 구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윤 총장이 제3당에 들어가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후보를 내야 하는데 그러면 단일화 문제도 복잡해지고 만약 본선에서 3자대결이 된다면 필패다. 민주당에 어부지리가 되고 만다.

그런 점에서 현재로는 국민의힘을 업고 가야 하지 않나 하는 것이 제 생각이다."

ㅡ언제 국민의힘에 들어가야 하나.

"그 문제는 따져 봐야한다.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예를 들면 '호랑이 잡기 위해서 굴에 들어가는 것'처럼 앞 뒤 안 재고 먼저 들어가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또 한편으로 (외부에서) 세력화를 해서 몸값을 키워서 들어가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윤 총장은 여태까진 정치인들과 교류가 없었다는 점에서 현재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하고 소통 등을 통해서 교감을 높이고 정치인들 중에도 함께 뜻을 할 만한 사람들하고는 계속 접촉을 해야 할 것이다. 해야만 한다. 직접 만나서 고견을 들어야하는 바 그러면 그 사람들이 윤 총장의 팬이 될 것으로 믿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의혹 관련 자료를 체크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사적인 문제가 (바로) 처가 문제다. 현재 알려진 부분 외에 장모·처가 부각될 수 있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다. 감싸려만 하거나 피하지 말고 쿨하게 해결하는 것이 정도라 본다."

-현재 정치권의 화두는 단연 '윤석열 입당' 문제다. 최근 윤 전 총장의 또 다른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새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국민의힘 입당설은 억측이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철우 교수도 윤 총장이 국민의힘에 꼭 입당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 말은 아닐 것이고 다만 시기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즉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닐 뿐이다. 국민의힘과 손잡기 전에 자신을 국민들에게 좀 알리는 시간, 그러면서 존재감을 좀 더 구축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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