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1.06 14:30
경복궁 경회루 야간 전경. (사진제공=문화재청)
경복궁 경회루 야간 전경. (사진제공=문화재청)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18만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2021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97만명에 그쳤다. 전년 대비 235% 늘어난 수치다. 출입국 규제가 완화되자마자 평소 희망했던 한국 여행을 실천으로 옮긴 외국인이 그만큼 많았던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일본, 타이완을 대상으로 무사증 입국을 선제적으로 허용하고 10월부터 모든 해외입국자에 대해 한국에 들어온뒤 1일 이내 실시해야 했던 PCR 검사 의무를 폐지했다. 2020년 3월부터 잠정 중단됐던 일본, 타이완, 마카오 등 8개 국가·지역에 대한 무사증 입국이 11월부터 재개되면서 91개 국가·지역 모두 무사증 입국제도가 적용되고 있다. 당분간 기저효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은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일 발표한 ‘2023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 1000만명, 관광수입 160억달러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작년보다 한국에 놀러오는 외국인을 3.1배 늘리겠다는 것이다. 오는 2027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관광수입 3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2021년 124억달러를 기록한 게임 ,영화, 드라마 등 'K-콘텐츠' 수출액을 올해 150억달러, 2027년에는 220억달러로 늘린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4년 뒤 외국인 관광과 K-콘텐츠 해외 판매로 520억달러의 수입을 올린다면 경상수지 흑자 기반을 보다 안정적으로 다질 수 있다. 그만큼 국부가 늘어나면서 제조·IT강국에 이어 소프트파워 선도국으로서의 위상도 확고히 하게 된다. 

(인포그래픽 제공=문화체육관광부)
(인포그래픽 제공=문화체육관광부)

문체부가 올해 대한민국이 관광대국으로 가는 원년을 맞이하고 향후 국제 관광시장에서 주역으로 떠오르기 위해 ‘3C 전략'을 추진한다는 것이 주목된다. 구체적으로 ▲한국관광과 한국문화의 매력적인 융합(Convergence) ▲스토리 있는 매력적인 볼거리(Charming attractions)와 흥미로운 이야기▲편리하고 안락한 관광(Convenience)으로 구성된다.

문체부는 한국문화에 대한 높은 인지도와 호감도를 한국관광 수요로 전환시키기 위해 올해를  ’한국 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 단계로 접어들면서 국제관광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흐름을 100% 활용, 해외 15개 도시에서 개최하는 '한국문화·관광 종합홍보 행사'가 실질적인 외국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지도록 성과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K-드라마와 K-무비를 활용해 광고를 제작, 해외에서 송출하고 메타버스 안에서 한국여행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한국 방문을 결정하는 ‘방아쇠’로 활용할 필요성도 크다. 

한국에 와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즐기며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외국인을 위해 청와대와 그 주변을 'K-관광 매력 No.1' 주자로 각인시키는 작업이 중요하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 등 문화시설과 경복궁, 창경궁 등 궁궐은 물론  통인동, 서촌, 북촌 등을 '청와대 역사문화관광 클러스터'로 조성해 관광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문체부 계획은 타당하다. 청와대 주변이 국가대표 관광지로 외국인에게 보다 확실히 인식되도록 문체부는 관광시범상품을 개발하고 주한 외국인과 해외 관광분야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팸투어를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한한뒤 K-팝 스타 공연을 관람하거나 K-팝 스타가 소속된 회사 등을 방문하는 프로그램 보강도 필요할 것이다. 

제주도가 일부 업소의 바가지 요금으로 원성을 사면서 관광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사태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문체부는 서울시와 중구, 종로구 등과 함께 해외 관광객이 합리적인 가격에 물건을 사고 K-푸드를 먹으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역상인회의 협력과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서울 지역을 돌아보면서 한국의 값어치를 확인한 외국인 중 상당수가 차기 방문에서 7대 산지승원, 백제역사문화지구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유산을 찾아가도록 수시로 알리는 노력이 요구된다. 궁중문화, 세계유산, 무형유산 등 문화유산 3대 축전시기와 맞춰 관광객 방한을 유도하고 한국문화재단의 10개 방문코스 캠페인도 참가자가 늘어나도록 코스 정비와 주요 외국어 표기 강화 등이 뒤따라야할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북 경주시 옥산서원. (사진제공=경주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북 경주시 옥산서원. (사진제공=경주시)

한국이 진정 관광대국이 되려면 '다시 찾고 싶은 안락하고 편리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문체부는 입국 편의를 높이기 위해 전자여행허가제(K-ETA) 시스템을 개선, 외국인 관광객 단체심사를 도입하고 일본어, 중국어 등 다국어로 지원하기로 했다. 3월부터 무안공항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 특례를 제공하고 수요에 비해 발급이 부족한 동남아 지역 비자발급 체계를 개선할 계획이다.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려는 외국인에게 최대 2년간 체류가 가능한 'K-컬처 연수비자'를 신설한다는 방침도 눈에 띈다.

인구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비수도권 지역경제를 살리는 수단 중 하나가 관광활성화이다. 정주인구 1명이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소비 감소를 메우려면 관광객 41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분석이다. 이를 감안, 문체부는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여행포인트를 쌓고 관광지 입장요금과 관광상품을 할인 혜택을 집약한 '여행이음카드'를 새로 추진할 방침이다. 보다 편안하게 휴가지에서 원격근무를 하고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면서 '방문자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범정부적으로 '가고 싶은 K-관광 섬'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5개 섬에 각 100억원을 지원하자는 문체부 계획도 돋보인다.

올해부터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등 전통적인 관광대국들이 해외여행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다. 이들 국가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려면 전세계인이 열광하는 한국문화를 관광 프로그램에 성공적으로 융합시켜야만 한다. 외국인이 한국 방문 이유의 1순위로 손꼽은 K-팝 등 문화체험과 즐길거리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관련업체가 수시로 만나서 불편사항을 점검,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전세계에서 가장 매력이 넘치는 국가로, '패시내이팅 코리아'로 발전시키는 국민적 노력이 절실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 (사진제공=수원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 (사진제공=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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