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02.12 09:00

지자체, 설치비 부담…절약 목표 달성하면 인센티브 지급
신축·기축 건물 모두 설치…에너지 사용 패턴 분석해 제공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헤리트 사무실. (사진=유한새 기자)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헤리트 사무실. (사진=유한새 기자)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최근 급격하게 오른 난방비로 서민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관리비 고지서를 받아 든 서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정부가 올해 도시가스 요금을 추가적으로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서민들은 '난방비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난방비를 줄이는 데 가장 우선적인 것은 내가 쓰는 에너지 소비량을 확인하는 것이다. 매월 날라오는 고지서로는 정확히 어떤 에너지를 어떻게 쓰는지 불분명하다. 이에 에너지 통합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헤리트가 주목받고 있다.

헤리트의 'H-ZEMS'는 빌딩 에너지 종합 관리 시스템으로, 사용자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분석해 운영 제어를 가이드해준다. 실시간으로 에너지 소비량을 확인할 수 있어 자신이 에너지를 얼마나,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H-ZEMS' 빌딩 에너지 종합 관리 시스템 화면. (사진제공=헤리트)
'H-ZEMS' 빌딩 에너지 종합 관리 시스템 화면. (사진제공=헤리트)

신축 건물은 물론 기축 건물에도 설치할 수 있다. 설치 기간도 1~2일이면 가능하다. 한미숙 헤리트 대표는 "만약 아파트 단지에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각 세대가 아니라 관리사무소 한 곳에만 부착해도 모든 세대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며 "향후에는 전기차 소유주들도 전기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전기차 충전 사업자들과 연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헤리트가 제공하는 에너지 관리 솔루션은 목표 에너지 사용량을 달성하면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한 대표에 따르면 최근 화성, 서울 등 지자체뿐 아니라 한국전력공사와도 업무협약(MOU)을 맺어 인프라 설치 및 인센티브 비용은 지자체 등에서 지불해준다.

결국 이용자는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에너지를 절약하면 그만큼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다음은 한미숙 헤리트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사업 초기에는 사물인터넷(IoT)에 집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에너지 관리 사업으로 전환한 계기는 무엇인가.

"헤리트 창업 초기에는 주로 지능망 서비스 솔루션이나 IoT 플랫폼 서비스 기술을 통신 사업자들에게 공급하는 사업을 펼쳐왔다. 이런 과정에서 회사가 IoT 기반의 플랫폼 기술 및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운영을 결합한 데이터 기술 역량을 축적할 수 있었다. 이렇게 쌓인 기술과 역량을 가지고 헤리트 자체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보자는 생각이 있었고, 그것을 접목할 산업이 무엇일까 고민해보니 에너지였다.

에너지 분야는 과거의 중앙집중식 공급망 및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거대한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산업이다. 에너지의 공급구조가 분산화되고 다양한 형태의 그린에너지로 전환이 되면서 에너지 분야의 서비스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것인데, 이러한 분야에서 헤리트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한미숙 헤리트 대표가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유한새 기자)
한미숙 헤리트 대표가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유한새 기자)

-최근 난방비 상승으로 일반 서민은 물론 건물주 역시 고민이 많다. 헤리트 제품 및 솔루션이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데 어떻게 기여하는가.

"에너지는 현재 우리의 일상에서는 물론,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 

요즘 전기나 가스요금이 상승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는데, 앞으로 이러한 고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선행되야 하는 것이 나의 에너지 사용량이나 사용패턴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평소에 우리집, 우리 건물에서 어떤 시간대에 에너지를 얼마만큼 사용하고 있고, 무엇 때문에 낭비가 발생하는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헤리트의 제품은 바로 이러한 점에 주안점을 두고, 다양한 형태의 건물에서의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그러한 사용패턴을 정확히 분석해주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건물이나 아파트에서, 기존에는 월별 에너지 사용 과금에 대해 매월 고지서가 나오면 그때서야 얼마나 쓰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하지만 헤리트의 제품을 활용해서 일반 가정 내에서나 건물에서의 실시간 사용량을 5~15분 주기로 업데이트 받으면서 실시간성 에너지 운영관리의 효율화가 가능해진다. 에너지 사용자들이 스스로의 에너지 사용패턴을 이해하면서 점차 에너지를 줄여나가도록 돕는 것이 제품의 핵심이다."

-헤리트의 솔루션을 활용한 탄소배출 저감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최근 '탄소중립'이라는 말이 화두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화석 연료를 이용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기·가스·열 등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대량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탄소배출 저감 효과는 적용되는 건물의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기존 에너지 자립률이 낮고 에너지 효율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던 건물의 경우, 솔루션 도입 이후 다양한 에너지 절감 방안을 추가 도입하면서 에너지사용량이 10~20%가량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또한 공동주택에서는 세대별로 에너지 사용량을 사용하고 국민 수요관리서비스(DR), 지자체 DR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세대 에너지사용이 5~10% 줄어들었다는 피드백도 받았다. 모두 사용자가 스스로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이해하게 되면서, 스스로가 에너지를 의식적으로 줄이는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헤리트의 H-ZEMS와 HG-2000E가 조달청으로부터 우수제품에 지정됐다. 지난 3일 한미숙(오른쪽) 헤리트 대표와 이종욱 조달청장이 우수제품 지정증서 수여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헤리트)
헤리트의 H-ZEMS와 HG-2000E가 조달청으로부터 우수제품에 지정됐다. 지난 3일 한미숙(오른쪽) 헤리트 대표와 이종욱 조달청장이 우수제품 지정증서 수여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헤리트)

-원격검침 기반 에너지솔루션인 H-ZEMS가 서비스 개시 후 3년 만에 괄목한 성장을 이뤄냈다.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나라 건물들이 에너지 자립률을 높여 탄소 배출량이 0에 가까워지도록 하는 제로에너지빌딩 제도가 법제화되고 있으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헤리트의 H-ZEMS는 제로에너지빌딩 제도의 요건에 맞춘 서비스와 기능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빌딩의 제로에너지 인증과 사후관리에 편리한 솔루션이다. 또한 건물의 데이터 수집에 있어 자체 개발한 하드웨어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통신환경이나 다양한 제조사와의 제품 호환성 문제를 해결했다. 어떠한 통신 프로토콜이나 건물환경, 제조사 제품과 상관없이 건물 내의 에너지 사용과 관련된 포인트들을 효율적으로 연계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력으로 작년도에 산업기술진흥협회 신제품(NEP) 인증을 획득했고, 올해에는 정부 우수조달제품으로 등록될 수 있었다. 기존 건물 환경구조에서 큰 비용을 들여 대대적인 공사나 기기 변경 없이도 바로 솔루션을 접목할 수 있는 유연성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헤리트는 경우 건물, 공동주택 외에도 도시 단위의 대규모 에너지 절감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현재 진행 중인 도시에너지사업이 궁금하다.

"우리가 신재생 에너지의 생산 모니터링, 건물들의 에너지 소비현황 분석, 공동주택에서의 에너지 소비 분석 등을 서비스하다 보니 이것이 모여 결국 도시 단위의 분석이 가능하다는 인사이트를 얻게 됐다.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서는 결국 개개인의 노력과, 그것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계획하는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자체에서 도시의 탄소중립 이행 계획 수립에 있어 필요한 데이터를 대부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헤리트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도시관리자인 지자체의 계획 수립에 있어서 의사결정 수단이 되는 도시 기반 에너지데이터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지자체에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지자체는 도시의 행정동 별로 각각 전기, 가스, 열 등 에너지 소비를 볼 수 있으며, 또한 미시적인 단위에서의 건물, 산업단지, 신재생에너지 등의 소비와 생산 현황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해 거시적·미시적 정책 수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더 많은 지자체에게 이러한 솔루션을 제공해 탄소중립 전환에 기여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다."

헤리트 기업 소개

헤리트는 지난 2000년 창사 이래 주로 에너지 산업에서 다양한 신규 사업 모델들을 선도적으로 개척해 나가고 있다. 그동안 축적한 서비스 플랫폼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제로 에너지 통합 관리 솔루션, 에너지시티 플랫폼, 홈 에너지 서비스 등 에너지 관련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연혁

-2000년 헤리트 설립

-2005년 SKT/KT/케이블 BcN 시범사업 참여

-2017년 AI기반 빅데이터·IoT융합플랫폼 설계 / IoT기반 스마트 사옥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

-2018년 신재생에너지 IoT기반 데이터 수집장치(RTU) 출시

-2019년 인공지능형 다면영상 입체정보 분석 기반 상황인식 기술 개발 / 주택대상 잉여전력 거래 및 공유 서비스 플랫폼 개발 과제

-2020년 서울시 '마곡 플러스 에너지 타운' 에너지 통합 플랫폼 구축 / LGU+ 스마트 홈 앱 개발 및 서비스 운영

-2021년 LH 제로에너지통합관리시스템 구축 (‘20-21) / 빌딩에너지통합관리솔루션 H-ZEMS GS인증 1등급 획득 

-2022년 화성시 지역에너지신산업 사업자(’22-27) / NEP신제품기술 인증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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