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8.08 17:06
 8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K-푸드 수출 One-Team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8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K-푸드 수출 One-Team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국산 쌀은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쌀 수출은 3565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재작년보다 121% 늘었다. 해외 쌀 시장 변화를 토대로 친환경쌀과 기능성쌀 등 경쟁력을 갖춘 품종을 확대하고 가뭄 등으로 현지 쌀 생산이 줄어든 미국과 유럽시장을 집중공략한 성과다. 과잉 생산된 쌀을 맞춤형으로 수출하면서 국내 쌀 시장 수급 안정에도 기여했다." (권오엽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식품 이사)

"인구의 78.8%가 백인이고 한국인 비중도 높지 않은 미국 디트로이트 인근 중소도시 식료품점인 '트레이더조'의 메인 제품 진열대에서 한국산 고추장을 팔고 있다. 발효음식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스위스 1, 2위 슈퍼마켓 체인인 coop과 Migros 등은 봉지라면, 컵떡볶이, 강정 등 기존 한국식품 품목을 비건라면, 불고기소스, 캔김치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정외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혁신성장본부장)

지난해 농식품 수출은 한류 확산에 따른 이미지 제고와 신규 수입 시장 개척 노력 등에 힘입어 역대 최고인 88.2억달러를 기록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10년간 연평균 4.4% 성장해왔다. 같은 기간 국가 전체 수출증가율(2.0%)의 두 배가 넘는다. 한국 농식품에 대한 외국인의 만족도가 향상된 덕분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K-푸드를 찾아 댓글로 남기는 이벤트를 지닌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진행했다. (포스터=농식품부 페이스북 캡처)
농림축산식품부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K-푸드를 찾아 댓글로 남기는 이벤트를 지닌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진행했다. (포스터=농식품부 페이스북 캡처)

K-푸드는 맛이 뛰어나고 품질도 훌륭하며 가격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콘텐츠를 접하면서 알게 된 K-푸드에 대한 외국인들의 높은 관심도 한몫을 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먹는 냉동 김밥은 중동국가인 카타르에 처음 수출됐다. 저장기간이 연장돼 수출이 가능해진데다 채식 흐름을 반영, 비건 인증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할랄 제품으로 이슬람 시장 개척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농식품 수출목표는 100억달러이다. 지난 1~7월 수출액은 51.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같은 기간 국가 수출이 1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셈이다. 라면 수출은 5억2200만달러로 17.8% 늘어나고 음료도 3억4700만달러로 6.7% 증가했지만 파프리카와 조제분유는 각각 12.4%, 31.5%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7년까지 농식품 150억달러 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이 똘똘 뭉쳐 한국의 식문화를 세계의 식문화로 확산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농식품업계의 진단이다.

이런 실정에서 소병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과 어기구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이달곤 농해수위 국민의힘 간사는 8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K-푸드 수출 One-Team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를 주최했다. 세계인의 먹거리이자 한국의 미래먹거리인 K-푸드의 위상과 매력을 더 높이기 위해 여야가 손을 맞잡은 것이다.

8일 토론회 좌장을 맡은 최지현(왼쪽부터) 전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과 주제발표를 맡은 이용호 부연구위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8일 토론회 좌장을 맡은 최지현(왼쪽부터) 전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과 주제발표를 맡은 이용호 부연구위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용호 산업연구원 동향·통계분석본부 부연구위원은 이날 'K-푸드 수출지원' 주제발표를 통해 "인터넷으로 즐길 수도 없고 충분한 정보도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라며 "우리 식문화의 직접적인 진입을 의미하는 K-푸드 수출은 3대 도전에 직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우선 종교, 인종, 경제상황, 문화, 인지도가 식품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이어 한 국가 안에서도 지역, 종교, 기후, 연령, 세대별로 선호 식품에 차이가 있다. 마지막으로 검역,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SPS), 종교인증(할랄푸드, 코셔푸드)도 비관세 장벽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한류 문화의 시너지 효과가 식품으로 전이되어야 한다"며 "향후 식품이 한류 문화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농식품부, 해수부, 산업부, 기재부, 식약처, 문체부 등 원팀정부가 부처 칸막이 없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포괄해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수출대상국의 규제를 해소, 시장에 원활히 진입할 수 있도록 협상을 통해 도와야 하며 ▲신규 해외진출 국가와 전략상품을 지정한뒤 대·중소기업 구분없이 수출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가 2020년 내놓은 '수출의 국민경제 기여효과 분석'에 따르면 농수산식품 수출은 다른 산업보다 부가가치가 높다. 100억달러를 수출한다면 76억4000만달러의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의약품(74.3%), 자동차(70.7%), 반도체(67.2%)를 웃돈다. 수출 1백만달러당 취업유발효과는 18.9명에 달한다. 자동차(9.13명), 의약품(8.1명)의 두 배가 넘는다. 농업과 수산업, 제조업, 서비스업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6차 산업인 덕분이다. 주요 산업 중에서 낙수효과가 가장 큰데다 국가안보차원에서 국민의 먹거리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한다는 부수효과도 적지 않다. 농수산식품을 지속적으로 키워야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이 8일 토론회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어기구 민주당 의원이 8일 토론회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어기구 의원은 이날 "작년 농식품 분야 수출액에서 미국, 일본, 중국이 46%를 차지했다"며 "2019년 48%에서 소폭 줄었지만 수출 시장을 다변화함으로써 K-푸드 영토를 전세계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 의원은 이어 "지금이야말로 식품시장과 전후방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한류 열풍을 적극 활용해 K-푸드를 주력 수출 상품으로 육성할 적기"라며 "대·중소기업이 수출을 이끌고 정부가 밀어주는 원팀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곤 의원은 "K-푸드를 관광, 소비재, 제조업은 물론 외국인 직접투자까지 연계하는 다각도 브랜드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2027년 식품산업을 1100조원으로 성장시키는 제4차 식품산업 진흥 기본계획이 실천되도록 정부와 기업, 정치권이 하나가 되어 상호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리서치 전문기관 STATISTA는 글로벌 식품시장은 2020년 7.1조달러에서 2024년에서 9.4조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0년이후 연평균 7%대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식품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치다.

정외영(왼쪽부터) 코트라 혁신성장본부장과 유봉준 한국식품산업협회 산업진흥본부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정외영(왼쪽부터) 코트라 혁신성장본부장과 유봉준 한국식품산업협회 산업진흥본부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유봉준 한국식품산업협회 산업진흥본부장은 "한류연계 마케팅은 CJ의 ‘K-CON'이 원조"라며 "이처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성공시킬 수 있는 역량은 대기업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이런 창조적 도전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나 대기업은 현재 정부 지원에서 제약이 있는 실정"이라며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농식품부는 지난 10여년간 K-푸드 수출 확대를 위해 직접적인 판로 개척사업을 매우 열심히 지원해줬다"며 "해외에서 한국식품 위조품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차단이 없으면 현지 매출 확대에 제액이 발행하므로 지식재산권 보호와 위·모조품 조사와 단속지원이 절실하다"고 요청했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은 K-푸드가 해외에서 더 높은 인기를 끈다면 화장품, 가전, 자동차 등 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구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음식 자체에 초점을 두었던 지원 체계를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확대할 필요가 크다. 해외 온라인 시장 진출을 늘리고 중소기업의 수출 판로 확대를 위해 KOTRA와 aT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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