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0.23 05:30
양지청 글로벌개발원 대표회장.
양지청 글로벌개발원 대표회장.

벤처기업이 펄(pearl)을 찾아 접합하면 가치가 급상승한다.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면 진주 발견이 관건이다.

대학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려면 진주를 발굴한뒤 빼어난 디자인과 정교한 작업을 거쳐 누구나 탐낼 만한 완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대학이 혁신에 나서려면 숱한 과제를 현명하게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수는 대학교에서 대학생을 가르치거나 연구한다. 대학 연구소에는 책임연구원이있다. 총장이 교수를 대상으로 직접임명하는 보직이다. 교수를 진주로 바꾸려면 우선 강의부담이 없도록 배려해야 한다.

아울러 총장 직선제부터 폐지하고 오픈 공모형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저기서 폐단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교직원들을 서로 구분하고 학생과 동문까지 반목하게 한다. 대학 총장이 되기 위해 투표권을 가진 교수와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수년간 준비작업을 벌이는 것은 기본이다. 기반을 다진뒤 선거에 나가도 된다는 보장은 없다.

일부 대학은 차관 이상, 다른 대학 총장을 했던 경력이 없으면 총장 공모에서 탈락시키는 기준을 운영하기도 한다. 노골적으로 경직적이다. 혁신과 창의,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을 찾기 힘들다. 박제된 보조금으로 연명하겠다는 의도만 엿보인다.

박사 학위 소지자는 국내외 대학원에서 배출된다. 이종접합이 강한 종자를 만든다는 점에서 외국 경험도 소중하다. 

학과에서 정규직 교수를 채용할 때 잠재력보다 연령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존 교수진과의 동질적인 후보로 구축하려는 모습도 나타난다. 잠재력만 드러난 후보는 연구교수, 계약교수 채용에 그친다. 이런 차원에서 학과가 아닌 대학본부에서 뽑는 것이 공정성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심사에서 정치 신인이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진입하기는 어렵다. 당원과 일반시민을 상대로 능력과 인지도를 알려야하기 때문이다. 진입장벽의 허들이 그만큼 높다.

주요 대학을 제외하고 대다수 대학의 국제적 경쟁력은 낮다. 학생 수, 시설 크기, 장서수 등 부수적인 것을 제외하면 인적 연구 능력부터 크게 처진다.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제로베이스에서 판을 다시 짜는 것에서 출발하자.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연구과제부터 평이한 수준이다. 도전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 유능한 학자가 무의미한 논문 수 제출에 회의가 생겨서인지 스스로 떠나는 경우도 본다. 

대한민국 청년들을 수준 높은 인재를 키우려면 대학이 외부 민간연구기관과 협업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기업은 경쟁을 회피하기위해 진입장벽을 만든다. 규모의 경제와 필수자원의 독점 등을 통해 진행한다. 부정적인 효과를 낳기 일쑤다.

다양한 산업이 등장하면서 특허가 진입장벽을 형성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MS, 화이자,듀폰 등이 대표적이다.

제품 다변화는 여러가지 방향으로 가능하다. 라면의 경우 매운맛, 보통맛에다가 면과 건더기 종류로 차별화된 상태다.

이에 비해 교육은 여전히 공급자 위주로 운영된다. 라면이 다양한 전략으로 소비자입맛을 끌어들이듯 대학도 신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연구개발도 마찬가지다. 기획 차별화와 논문 특허도 좋치만 돈버는 사업화도 한 축이 되어야 한다.

교육제도에 잔존한 진입 장벽 형성요인부터 철폐해야 한다. 대학원 설립부터 신고제로 바꾸자. 자산과 시설 기준을 삭제하고 설립자의 진취성과 가르칠 능력, 연구 능력만 보자. 이용 여부는 소비자가 판단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2모작이나 3모작 인생을 살아야 한다. 60세에 대학을 졸업해 창업에 나서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국가 차원의 역동성이 살아날 수 있다.

자신의 잘못을 파악하지 못하면 응원자로부터도 결국 외면 당한다. 교육계도 마찬가지다. 교육이 국가의 희망이 되도록 개혁해야 한다. 가짜를 깨부수고 진짜가 등장할 때다. 

교육자들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는데 혼신을 다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할 것이다.

기독교와 가톨릭, 불교 등 종교기관의 교육계 지원도 필요하다. 교육혁신을 통해 모든 플레이어가 제 몫을 다하는 명품 '가족 국가'를 만들자.   

양지청 글로벌개발원 대표 회장/ 전 카이스트 교수·전 서울대 교수/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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