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2.24 11:31

   

양지청 글로벌개발원 회장. (사진제공=양지청)
양지청 글로벌개발원 회장. (사진제공=양지청)

              

많은 도시인들이 지하철로 이동한다. 지하철에서의 행동은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거나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카톡이나 문자를 보내는 것이다.

하루는 지하철에 앉아가게 되었다. 아가씨가 핸드폰에 열심히 자료를 찾고 계산기도 쓰면서 메모하고 있고 본의 아니게 커닝했다. 가정: 0.7이란 단어가 보였다. 직업 의식이 발동해서인지 계속 지켜보니 인구 저출산으로 인구가 얼마나 주는지 계산하는 듯 했다. 조금 있으니 가정을 변동하며 계산하는 것 아닌가.

하도 궁금해서 뭐하시는 분이신데 인구 가정 출산율을 가정하며 메모를 하시냐고 물었다. 친절한 답변이 이어졌다. 인구가 줄어 큰 일이라고 걱정한다.

최근 합계출산율 0.7은 전세계에서 가장 낮다. 이 수치가 1 이하인 국가는 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이민청을 설치하고 외국인에게 단계별로 영주권을 준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물론 첨단산업분야에서는 인재가 부족하지만 이 분야 이외에 한국 청년들과 경합하지 않는 조선, 제조, 물류, 건설 등에서 단계적으로 이민을 확대하자는 의견에 힘을 보탠다. 

지금처럼 특단의 대책없이 지내면 한국인은 소멸한다. 오죽하면 자녀 없이 홀로 사는 성인 남녀에게 '솔로 세금'을 물리자는 목소리가 나올까. 국방, 납세, 교육, 근로라는 국민의 4대 의무에 출산도 추가해야할 판이다. 

이 문제의 해법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빨리 되도록 유도하는 정책특허를 제안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한국인으로서 3명 이상의 자식을 양육한 한국인에게 손자나 손녀가 생기면 보상금으로 매월 350~400만원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재원조달은 가능하다. 낭비적이고 비효과적인 저출산 예산을 전용하면 된다. 대책이 입안되고 집행되면 조혼이 유행되고 자식을 가급적 3명 이상 낳거나 입양해 키우려 할 것이다.

물론 금전만능주의와 이기주의를 부추기는 저차원 대책이란 비난이 나올 수 있다. 효과가 기대된다면 능히 시행이 가능한 방안이라는 점에서 굴복하지 않겠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자식이 3명이고 손주가 있다면 월 350만원, 자식이 4명 이상이고 손주를 둔다면 월 400만원이다. 남자가 28~30세에 결혼할 경우 61~62세에 할아버지가 될 수 있다. 여성은 60세 이전에도 할머니가 될 수 있다.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교원연금, 개인퇴직연금 등을 함께 받으면 충분히 노후를 즐길 수 있다. 인구소멸방지 효과 발휘도 예상된다.

육아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야만 서로 행복해진다.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육아휴직 플랜 6+6'을 넘어서야 한다. 남성도 육아휴직을 의무화해야 한다.

저출산 대책에서 고칠 대목이 많다. 공무원은 늘 저소득층과 중산층 등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저런 눈치만 보면 효과를 내기 힘들다.

어느 정도 소득을 올리는 부부라면 소비성향이 높다. 도시에 살다보면 생활비도 더 들어간다. 30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갚으면서 살아야하는 주택인데 꼭 5~6억원 한도로 구매해야 하나? 10억원 하는 집도 살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것이 당연하다.

부모가 현금지원해야만 집을 살 수 있는 구조에서  탈피하자는 논리도 설득력을 갖는다. 신생아 특례주택 담보대출이란 명칭은 좋다. 주택을 구입하는 부부의 합산나이가 65세는 될 듯 하다. 부부가 직장 경력이 쌓여 연봉이 높더라도 대출을 구하지 못한다면 원하는 지역에서 집을 사기 어렵다. 고소득을 올리거나 자수성가한 젊은 부부를 역차별하지 말아야 한다. 부부합산 1억3천만 이상 소득자 대출규제를 과감히 없앨 때다.  

최근 다빈치 인터내셔널학회 및 포럼을 발족시켰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창의적이고 역사의 획을 그은 인물로 네이처 지가 선정한 선정한 레오나르드 다빈치를 롤모델로 삼아 융복합연구를 시도하는 모임이다. 현대 경제사회에서 사회과학, 인문, 예술과 자연과학, 공학을 이해하는 전인적 인간이 되어야 생존력을 높일 수 있고 국가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다빈치처럼 상상을 통한 과격한 이탈은 다시 조정과 안정화과정을 통해 미래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된다. 시장수요자에게 먹힐 만한 다양한 대책이 세부적으로 디자인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선과 개혁을 서두르자. 노후에 대한 걱정을 없애주면 저출산 극복의 발판이 마련되고 이는 밝은 미래로 연결될 수 있다.

양지청 (GDI 회장 경제산업연구원장, 다빈치 인터내셔널 학회·포럼 회장. 전 서울대·카이스트 교수, 융복합.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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