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2.04 17:19

선두주자 도약 위해 기업·정부·군 협력 절실…프랑스, 내년 파리올림픽서 시범서비스

대형 UAM 버티포트 개념도. (사진제공=한국공항공사)
대형 UAM 버티포트 개념도. (사진제공=한국공항공사)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하늘을 나는 택시로 일컬어지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가 내년부터 대중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프랑스는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UAM 시범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고 일본도 2025년 오사카 세계박람회에서 UAM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UAM은 도심 상공에서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도심항공교통을 뜻한다. 도심 내 주요 목적지 간 또는 도시 간을 이동하는 비행체와 정류장인 버티포트(vertiport), 교통정보 및 5G 통신 인프라, 플랫폼 등을 포함한다. 초기에는 조종사가 탑승, 운항하지만 성장기를 맞으면 원격조정된다. 성숙기에 들어서면 자동화체제가 도입될 수 있다.

한화시스템과 오버에어가 공동 개발 중인 전기식수직이착륙기 '버터플라이'. (사진제공=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과 오버에어가 공동 개발 중인 전기식수직이착륙기 '버터플라이'. (사진제공=한화시스템)

UAM 비행체의 대표적인 모습은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ele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aircraft)이다. 활주로가 필요하지 않고 온실가스 배출도 없다. 사람이 몰려 사는 도심에서 운행하는 만큼 자동차 소음 허용기준인 100데시벨과 헬리콥터 소음인 115dB의 절반인 65dB로 설계되는 저소음성을 확보해야 한다. 분산전기 추진 방식을 채택, 한 개의 로터가 작동을 멈추더라도 다른 로터로 기체 균형을 잡고 안전하게 착륙하도록 설계된다. 

무엇보다 3차원 공간을 활용하기에 도로 교통체증에서 벗어나 목적지까지 빨리 이동할 수 있다. 교통사고 환자 후송, 응급 구호, 산불 예방 및 진화 등 공공목적에서 활용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UAM이 한강위를에서으 날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UAM이 한강위를에서으 날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미래 교통수단의 중요성을 고려해 세계 각국은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UAM시장이 2020년 70억달러 수준에서 2026년에 1560억달러, 2030년엔 3220억달러, 2040년엔 1조474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UAM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이 커지면서 2022년 5월 K-UAM 참여를 공모한 결과 같은 해 5월 55개 국내외 기관이 신청했고 지난 2월 기체·운항,교통관리, 버티포트 등 통합 운영분야에서 7개 컨소시엄, 35개사가 정부와 협약을 맺었다. 기체, 교통관리 등 단일분야 5개 컨소시엄에도 11개사가  참여 중이다.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통신 3사,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현대건설, GS건설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공기업 위주로 구성됐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4일 ‘K-UAM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한 과제’에서 개회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4일 ‘K-UAM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한 과제’에서 개회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4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K-UAM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한 과제’ 개회사를 통해 “정부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UAM 실증사업 ‘K-UAM 그랜드 챌린지’를 통해 기체의 안전성과 운항, 교통관리, 버티포트 등의 통합운용능력을 확인하고 국내 UAM 운용에 필요한 안전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엄 의원은 “UAM은 미실현산업으로 시장규모와 수요, 기술, 제도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사업적 난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수요 확보, 기술적 완성도를 갖추는데 상당기간이 소요되고 초기 투자 비용도 상당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UAM 기체는 도심에서 운항된다. 작은 접촉사고 한 건만 나도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통상 비행기는 1000만 시간을 날았을 때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사고까지 고려해 설계하고 이 조건에 맞게 비행하는지 검증한다. 현재 UAM은 10억 시간을 비행했을 때 치명적인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개발 중이다. 100배 높은 기준을 적용, 안전성을 검증한다는 얘기다.

UAM의 핵심시설 중 하나가 기체가 이착륙하고 승객이 타거나 내릴 수 있는 버티포트이다. 소음이 헬리콥터보다 적다해도 사고 위험성이나 인근 교통량 증가, 주변 개발제한 문제 등으로 집 근처에 들어서기를 원하는 주민은 없을 것이다. 

일종의 기피시설이라는 점에 착안, 한국도로공사는 버티포트 공급자로 나설 방침이다. 손영호 첨단융복합실장은 이날 “교통, 건설, 유지 등 공사 업무에 UAM을 활용해 고속도로 운영관리를 고도화할 방침”이라며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와 IC/JC 램프, 녹지대 등 유휴부지를 활용한 이·착륙장 구축으로 UAM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공은 휴게소 210여개소 중 110여곳이 물리적 여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교통량에 따라 상공형 버티포트도 검토 중이다. 2028년 중부선 하남드림 환승형 복합휴게시설 내에 버티포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고속도로 상공과 UAM 운항구간 연계를 통해 UAM 시계비행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배터리 충전과 수리, 정비 서비스 ▲UAM 물류배송체계 수립에 나설 방침이다.

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참여 기체. (출처=정기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장 발제자료)
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참여 기체. (출처=정기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장 발제자료)

UAM 실증·시범사업을 위한 각종 규제특례 제공을 골자로 하는 ‘도심항공교통 활용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10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UAM의 기본법은 내년 4월 25일 시행된다. K-UAM 그랜드 챌린지 1단계를 통과한 컨소시엄은 2단계부터 조종사가 탑승해 실증을 수행하게 된다. 이 과정부터 군도 옵저버로 참여, 비행금지구역 내 UAM 전용노선 신설을 위한 작전성 검토 조기 착수에 나서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실증을 통해 UAM 기체와 항행안전성을 입증한다.  

정기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장은 “국토부는 비행금지구역 내 운항에 관한 적절한 대책을 수립하며 군 및 관련 기관의 작전성 검토 협의 등을 통해 전용회랑을 지정할 수 있다”며 “UAM 상용화시 한강 비행금지구역 내 전용노설 신설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그랜드챌린지 2단계는 2025년 6월 끝나고 UAM 상용화는 같은 해 10월 시작될 예정이다.  

영국과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추진 중인 버티포트 모습. (출처=손영호 한국도로공사 실장 발제자료)
영국과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추진 중인 버티포트 모습. (출처=손영호 한국도로공사 실장 발제자료)

도심과밀화로 교통과 환경문제를 해결할 총아로 떠오른 UAM은 대표적인 미래성장산업이다. ICT와 네트워크, 2차전지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UAM 상업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향후 관련 기술 수출을 통해 국익을 신장시킬 수 있다.

선두주자 도약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기업과 정부, 군과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산업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기 안착을 위한 제도적 지원에 나서고 기업은 주도면밀한 사업성 분석으로 위험요인을 최소화하면서 과감한 도전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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