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4.01.19 09:39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한새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한새 기자)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증권사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차별화 전략에 힘주고 있다. 토스증권의 고객 친화적인 화면이 인기를 끌며 여타 증권사들도 연이어 화면을 간소화했지만, 이제는 투자자들에게 직접 도움 되는 기능을 만들면서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NH투자증권 MTS '나무증권'의 '물타기 계산기'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

'물타기 계산기'는 지난해 10월 선보인 서비스로, 국내 주식 매수·매도 버튼 옆에 있다. 슬라이더를 편하게 움직이면서 예상 평단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평균가 계산 기능 외에도 가격에 따른 애니메이션 효과까지 제공해 시각적 재미까지 준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개발 배경에 대해 "처음에는 '수학 계산기' 느낌으로만 기획을 했다가 캐릭터를 활용해 물을 타는 애니메이션을 제공해 주면 부정적인 경험·생각이 좀 완화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실 주식투자에서 물타기는 보유 주식의 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 매입을 늘려 손해를 줄이는 방법으로, 고객 입장에선 뼈아픈 투자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하지만 물타기로 인해 주가가 반등할 경우 이익 실현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NH투자증권은 관련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NH투자증권은 물타기 계산기 기능이 인기를 얻자 해외주식 물타기 계산기도 기획 중이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9월 기준 누적 위탁매매 수탁 수수료 수익은 3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증가했다. 업계 최초 24시간 미국주식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관련 수익도 늘어났다.

NH투자증권은 MTS 내 커뮤니티 기능도 신설했다. 투자 종목에 대한 자유로운 대화를 유도해 의견을 교환하고 기존 고객의 충성도까지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중소형사도 MTS 차별화 전략에 힘주고 있다. MTS 개편 작업에 한창인 상상인증권은 업계 최초로 주식 매도금을 당일 바로 인출할 수 있는 '매도 바로 받기'와 예수금에 연 3%의 이자를 주는 '이자 바로 받기'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MTS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위인 KB증권은 다우존스 뉴스 원문 서비스를 제공해 눈도장을 받고 있다.

KB증권은 다우존스사가 발행하는 다우존스 뉴스와이어, 월스트리트 저널, 마켓워치, 바론스 등 4개 언론사의 미국, 중국, 홍콩 관련 원문 뉴스를 한글로 실시간 번역해 제공한다.

이처럼 증권사가 이색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각사의 MTS가 간소화 작업으로 차별성을 잃어버린 영향도 크다. 화면 구성을 단순하게 구성하며 고객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했지만, 디지털에 민감한 MZ세대를 계속 붙잡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은 MTS 이용 고객들이 불편함 없도록 UI·UX 개편했지만 젊은 고객들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며 "이에 고객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 되는 기능을 추가하는 것과 동시에 흥미를 줄 수 있는 콘텐츠도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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