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편집자
  • 입력 2016.12.21 11:15

문제가 생기면 고쳐야 한다. 고치는 일은 개선(改善)과 개량(改良)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보다 더 깊은 차원의 고침도 있다. 면모를 일신하고, 뿌리와 틀을 바꾸는 일이다. 우리는 그를 개혁(改革)이라고 부른다. 털이 달리고, 피가 묻어 있는 동물의 껍질은 무두질을 거쳐야 쓸 모 있는 가죽으로 거듭난다. 그 정도의 완전한 탈각(脫殼)에 이르는 일이 바로 개혁이다.

한국사회는 개선과 개량 정도로 가늠해도 좋은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그보다는 얼굴과 몸체를 모두 바꿔야 하는 개혁이 절실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는 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대한민국 호(號)가 도처에서 파열음을 내며 가라앉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한민국 권력 정점인 청와대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 대통령 집중제가 늘 쉽게 일탈할 수 있음을 알렸고, 그에 줄을 대 제 이익을 좇는 일류 대기업의 관행적인 사심(邪心)을 여실히 드러냈다. 정치권의 무능과 섣부른 야욕 또한 우리사회가 정상적인 의정(議政)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는 점을 일깨웠다.

지금 대한민국에 타오르는 촛불은 그저 우리 곁에 몰래 스며든 어둠을 몰아내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광장에 켜진 그 불빛에는 온 국민의 소망과 자성, 그리고 후회와 다짐이 교차하고 있다. 광장에 가득 모여든 그 민심으로 이제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을 위해 철저한 개혁의 칼을 벼려야 할 때라는 점이 확연해졌다.

‘확 뜯어고치자’. 뉴스웍스는 우리사회가 당면한 개혁의 당위를 이 구호로 표현코자 한다. 이로써 우리가 오늘 맞이한 난국을 수습해야 할 때다. 이런 위기의 정점에서 개혁의 시기를 놓치면 그 뒷감당은 후손의 몫이 된다. 우리 함께 뜻을 모아 새로운 사회, 새로운 정치, 새로운 경제, 새로운 교육을 준비하자. 사회, 정치, 경제, 교육 네 분야에 걸쳐 모두 40회를 싣는 기획시리즈 ‘확 뜯어고치자’를 통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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