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5.10.28 10:27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한다.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둔화, 일본의 TPP가입, 청년실업률증가, 그리고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치…불확실하고 부정적인 것 투성이다. 데이터도 그렇게나온다.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은 2%후반대(민간경제연구소 평균치)에 머물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성장률(3.2%)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수출은 부진하다. 올해 5년연속 1조억달러 수출달성은 이미 물 건너간 듯하다. 이런 전망 속에 방법을 찾지도 않으면서 넋 놓고 있는 것은 무모하다. 그렇다고 세계 여러나라가 힘드니 ‘이 또한 지나간다’라고 낙관적인 기대를 하는 것도 허무맹랑하다.
‘빌드업 대한민국’의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꿀것인가? 변혁만이 살길이다. 이제 성장률을 갉아먹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수출주력업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일으킬 ‘빌드업 대한민국’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보고자한다. 수출주력업종이 다시 일어서지 않는 한 희망찬 미래는 기대하기 힘들다. 수출주력업종에 대한 ▲풀어야할 현안 ▲전문가들의 제언 ▲기업들의 대응을 중심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빌드업 대한민국을 위한 전략과 해법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어둡다’. 전문가들과 기업이 바라보는 내년 대한민국 경제 예측은 밝지가 않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경제 기상도 역시 흐리다. 국내총생산을 근거로 산출하는 우리나라의 내년도 성장률 예상치는 무디스(2.5%), 노무라(2.5%), 모건스탠리(2.2%), 씨티그룹(2.4%)등 2%초·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세계 평균 성장률 예상치 3.2%를 크게 하회한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정체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는 여러 요인 중 가장 큰 건 수출주도 업종의 매출이 둔화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예전과 달리 내수업종위주 기업들의 매출 신장이 확대되고 있는 반면, 수출업종의 매출액 증가치는 중국의 경기침체와 일본과의 경쟁심화(엔저영향)등으로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조사한 전년대비 올해 1~7월 품목별 수출증가율을 보면 반도체(6.0%)와 스마트폰(0.6%)를 제외하곤 대부분 품목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저유가 영향으로 석유화학은 무려 18.9%나 줄었고, 세계 경제불안으로 인한 개도국들의 수입감소로 가전은 17.3%나 수출이 감소했다. 이외 섬유(-9.8%), 자동차(-6.4%), 철강제품(-5.2%)들이 수출증가율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를 비롯해 우리나라 수출을 이끄는 주력품목들이 휘청거리면서 이제 수출주력업종이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떨어뜨린 주범 취급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월20일현재 올해 수출실적은 4216억4500만달러로 전년 같은기간대비 7.2% 줄었다.
최경환 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예년에는 3% 성장률을 예측하면 내수가 2%, 수출이 1%를 맡아주는 구조였다”며 “수출이 올해 1%대만 성장해줬어도 현재 국가 성장률 예측치 2.7~3.2%보다 1%포인트가 늘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이 전년대비 1%대 성장은커녕 마이너스 7%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예측할 수는 없다.
◆수출부진, 돌파구는 없는가?
수출부진은 경기요인보다 구조적인 요인이 더 크기 때문에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조사한 올해 상반기 세계 교역물량 증가율은 1.5%로 지난해 같은기간 3.3%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이처럼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둔화 그리고 ▲중국 등 후발국과의 경쟁심화 ▲글로벌 공급과잉 ▲수출주력품목의 해외생산 확대 ▲저유가 ▲국제 환율변화(엔저, 위안화절하 등) 등이 우리나라 수출부진의 대외변수, 즉 구조적요인으로 분석된다.

철강 산업은 대표적인 중국의 공급과잉 업종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올 1~7월 누적 수출량’이 전년 동기대비 5.2%(무역협회 자료)감소했다.
가전·휴대폰· 자동차· 섬유· 의 경우 해외 생산기지에서의 생산량 증가로 국내 부품 수출의 증가에는 기여했으나 완제품 수출을 대체해 수출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로인해 가전의 경우 수출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내년에도 유가하락은 이어질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두바이유기준 내년도 유가전망치를 배럴당 50달러 내외로 추정했다. 올 초 배럴당 55달러보다 낮은 수치다.
저유가는 실물경제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만 원유 가공품목인 석유화학·정유· 합성섬유 등의 수출부진 요인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12대 수출주력품목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구조적요인 때문이라고 설명된다.
구조적요인이라는 말은 ‘수출환경이 어려우니 부진은 당연한 것이고 앞으로 지속될 수 있으니 각오하고 있어야 한다’ 정도로 풀어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조적요인의 돌파구는 없는가? 그냥 앉아서 당하고 있어야만 하는 것일까?
◆시간은 우리편이 아니다... ‘달라져야한다’
위기의 시대. 돌파구는 체질개선 뿐 이다. ‘달라지겠다’는 각오만으로는 부족하다. 넘어야할 파고가 너무 높고 시간도 우리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달라져야 한다.
품질과 가격. 엔화는 이미 약세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위안화 절하는 시간문제다. 가격경쟁력 없이 구조적요인만 탓해서는 아무런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환경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세계 시장의 규제를 뚫고 가는 방법은 첨단 기술력으로 무장한 품질 경쟁력 뿐이다. 강한 체질개선이 수반돼야 한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다. 수출시장에 부정적 요인이 넘쳐나고 있지만 이미 세계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반도체와 휴대폰은 그나마 수출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혁신없이 미래에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보장할 순 없으나, 다른 수출주력 품목에 비해 그나마 여건이 나은 것이 반도체와 휴대폰 품목이다.
조선업종의 경우 이미 중국시장에서 가격경쟁력 약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비용절감없이 미래는 있을 수 없다. 정유산업도 마찬가지다. 중동이외 지역으로 원유 도입선 다변화와 재고관리 시스템 최적화를 통한 비용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수출부진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업종역시 IT와 접목된 첨단기술개발을 위한 적확한 투자(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를 위한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설립과 디지털지도 개발 등), 고급화와 안전성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 그리고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시대를 위한 국회와 정부의 자동차 관련법 정비없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순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포스트 중국시장을 개척하라
대(對)중국 수출의존도를 탈피해야 한다. 자동차 산업은 이제 동남아 아프리카 등 신규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아직 중국의 완성차 산업의 기술력이 국내 자동차업체를 따라잡진 못했지만 중국의 경기침체가 수출 부진의 요인이 되고 있다. IT 제품도 마찬가지다. 공급과잉으로 수출시장이 이제 포화상태로 진입했으나, 품질·기술 경쟁은 유효하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 연구위원은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중국시장에서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인도, 동남아, 중남미 등 신규시장 개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남아를 중심으로 신흥시장에는 보급률이 낮은 가전 제품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며 “공기청정기나 정수기 등이 일반 가전보다 공략하기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수출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선 ▲(전자, 자동차, IT품목 등 시장선도품목의 경우)품질개선을 통한 고부가가치 수출품목 개발 ▲(철강 조선 등 경쟁과열품목의 경우)비용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강화 ▲(일반기계 섬유 등 공급과잉품목의 경우)중국이외의 시장개척 등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이밖에도 수출주력품목의 경쟁력 복원에 대해,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실업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하는 노동유연성을 실현, 청년 일자리를 늘려 생산가능인구 부족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며 “기업들의 창조적 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불필요한 정부의 규제도 완화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빌드 업 대한민국’을 위한 수출주력 산업의 돌파구. 긴 터널을 지나야만 마주하게 될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지는 우리의 바른 선택과 집중력에 달렸다. 돌파구를 찾아내는 가장 빠른 길은 무엇인지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품목별로 파헤쳐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