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9.08 08:00

"9월부터 완만한 감속 돌입"…정부, 수출 확대 수단 총동원
KDI 수출 증가율 '7%' 대입하면 6767억달러 '역대 2위' 가능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나라 월간 수출이 올해 내내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순항 중이다. 정부도 역대 최대 7000억달러 목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체 실적은 70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0월부터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기저 효과와 글로벌 제조업 경기 약화 등으로 인해 향후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1~31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579억달러로 1년 전보다 11.4%(59억달러) 늘었다. 반도체 등 IT품목 호조로 역대 8월 수출 실적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반도체는 역대 8월 중 최대인 119억달러를 수출했다. 1년 전보다 38.8% 늘었다. 반도체 수출은 4개월 연속 110억달러 이상, 10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보였다. 이같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1~8월 수출은 4504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연간 수출 목표를 역대 최대인 7000억달러로 잡았다. 작년 전체 수출액(6324억달러)을 고려하면 10.7%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해야 한다. 남은 넉 달간 평균 624억달러 수준의 수출 실적이 필요하다.

다만 올해 최대 실적은 5월에 기록한 580억달러다. 획기적인 수출 증가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연간 7000억달러 달성은 쉽지 않은 목표다.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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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도 최근 수출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호조 속 모멘텀 둔화 신호가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올해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로 전반적인 수요는 여전히 강한 만큼 당분간 IT 수출이 한국 수출을 지탱해주겠지만, 전체 수출액 증가율은 9월부터 완만한 감속 구간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수출은 8월 기준 최대인 119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증가율(38.8%)은 3월(36%) 이후 5개월 만에 30%대로 둔화됐다. 반도체 수출이 작년 11월부터 증가 전환한 만큼 11월 이후에는 증가세가 큰 폭 둔화될 수 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8월 수출은 7월 실적 대비 반등했지만 수출 모멘텀은 둔화되고 있다"며 "지난달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한 품목의 일평균 수출은 18억4000만달러인데, 이보다 부진했던 시기는 1월과 7월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이외 품목의 수요 회복이 더디고, 대체로 수출이 더 강해진다고 보기는 어려운 흐름"이라며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4분기에는 수출 증가율도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부산항에서 수출화물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부산항만공사)
부산항에서 수출화물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부산항만공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수출 자체는 역대 2위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8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수출 증가율을 7.0%로 제시했다. 이를 작년 총 수출(6324억달러)에 대입하면 6767억달러 정도의 수출이 기대된다. 연간 역대 최대 실적인 2022년의 6836억달러 다음에 해당한다. 기존 2위인 2021년(6444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연간 재화수출 증가율을 6.9%로 전망했다.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연말까지 수출 확대에 지속 매진할 방침이다. 우선 반도체 1350억달러, 자동차·부품 1000억달러, 석유제품·석유화학 1030억달러 등 핵심 품목 수출목표 달성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370조원의 무역 금융, 1조원 규모의 수출 마케팅 지원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한다.

추가 수출확대를 위해 향후 방산·원전·플랜트 등 수출과 밀접하게 관련된 수주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도 추진한다.

수출 우상향 모멘텀 강화를 위해 내달 '도쿄 한류박람회', '하반기 수출 붐업 코리아' 등 대규모 수출전시회를 통해 우리 기업에 직접적인 수출 확대 기회도 제공한다. 수출 잠재력인 높은 유망품목 중심으로 수출 현장 지원단도 집중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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