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0.11.05 18:12

이인영 통일 "비핵화 협상 내에서 다 포함될 수 있는 내용 굳이 분리해 대결적 프레임 형성"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북한이탈주민 생산품 특별전시회'에서 몇가지 제품을 사서 국회의원회관 내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태영호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북한이탈주민 생산품 특별전시회'에서 몇가지 제품을 산뒤 국회의원회관 내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태영호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5일 "미국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북한과 핵군축 협상으로 가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경화 외교장관에게 바이든 후보의 북한 관련 발언에 대해 질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오는 8~10일 방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일정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확인드리기 어렵다"고 에둘러 말했다.

태 의원은, 바이든 후보가 미국의 대선 TV 토론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능력을 축소(draw down)하는 데 동의하는 조건으로 한반도는 비핵화 지역이 돼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후보처럼 오랜 기간 공직에 있으면서 북핵 문제를 다뤘던 분이 핵능력 축소에 동의하면이란 표현을 쓴 것에 대해 대단히 큰 충격을 받았다"고 피력했다. 

바이든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북한을 합법화했을 뿐"이라며 "트럼프는 폭력배(thug)를 좋은 친구라고 했다. 관계가 개선됐다고 했지만 그들은 과거보다 쉽게 미국 영토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갖게 됐다"고 했다. 

태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힐난했다. 태 의원은 "쉽게 이야기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제안했던 하노이 딜은 동의할 수 없고, 미국에 위협이 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부터 없애는 과정으로 들어가자는 것"이라며 "결국 바이든 후보가 TV토론에서 '핵 능력 축소에 동의하면'이란 표현을 쓴 것은 어딘가 모르게 북한 김여정의 제안을 받아들인 듯한 뉘양스가 풍긴다"고 꼬집었다. 

이는 김여정 북한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7월 내놓은 담화 내용속에서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을 줄이는데, 머리를 굴리라"고 했던 것을 태 의원이 상기시킨 것이다. 

이에 더해 태 의원은 "바이든의 방식대로 북한과의 협상을 추진하면 북한과 미국 실무자들 사이에 ICBM 몇개 없애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할 수 있다"면서 "대단히 위험한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ICBM부터 없애는 것은 핵군축 협상으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고, 북한을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처럼 상대방에 대한 핵 위협을 줄이는 협상 형식으로 시작부터 가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는 핵시설 신고, 검증에 기초한 단계별 핵폐기와 같은 정석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태 의원의 발언에 대해 "태영호 의원의 발언은 '비핵화 협상을 할 것이냐, 핵군축 협상을 할 것이냐'라는 논쟁 구도를 만드는 것"이라며 "그동안 비핵화 협상 내에서 전체적으로 다 포함될 수 있는 내용을 굳이 분리해서 대결적인 프레임으로 형성할 필요가 있는지 근본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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