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0.11.05 09:45

트럼프, 네바다 6명 갖고 펜실베이니아 유지한다면 재역전 '실낱 희망'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선 후보. (사진=CBS News 유튜브)<br>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선 후보. (사진=CBS News 유튜브)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개표중단 소송 및 재검표 요구를 통해 불복을 시사하고 나섰다.

5일 오전 9시(한국시각) 기준 바이든은 위스콘신(선거인단 10명), 미시간(16)에서 판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개표가 완료된 위스콘신에서는 49.4%로 승리를 확정했고 개표가 99% 완료된 미시간에서도 50.1%로 트럼프를 제쳤다.

당초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바이든은 플로리다(29), 미시간(16), 위스콘신(10), 펜실베이니아(20), 노스캐롤라이나(15), 애리조나(11)로 대표되는 6대 핵심 경합주 가운데 애리조나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열세에 놓여있었다. 

5일 자정 즈음부터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역전에 성공한 바이든은 재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그대로 선거인단 26명을 확보했다.

2개 주에서의 역전으로 트럼프의 승리가 우세했던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경합주 5개를 차지할 경우 최대 293명의 선거인단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던 트럼프는 위스콘신과 미시간을 뺏기면서 268명(메인 1명·네브래스카 4명)으로 줄었고, 바이든은 270명(메인 3명·네브래스카 1명)을 확보하면서 당선을 위한 '매직넘버'에 도달했다.

트럼프가 앞서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가 88% 수준인 상황이고, 득표율 차도 4% 정도에 그치기에 남은 표에 따라서 펜실베이니아까지 역전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민주당 지지층이 더 많은 것으로 예상되는 우편투표를 오는 6일까지 유효표로 인정하고 있기에 역전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트럼프의 마지막 희망은 네바다다. 개표가 75%까지 진행된 네바다에서는 바이든 49.3%, 트럼프 48.7%로 좁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네바다의 선거인단 6명을 가져오는데 성공한다면 트럼프 274명, 바이든 264명으로 재역전이 가능하다. 다만 트럼프가 네바다에서 바이든을 앞지르는 데 성공하더라도 펜실베이니아를 뺏길 경우 254 대 284로 바이든의 승리로 끝난다. 

5일 오전 9시(한국시각) 기준 미국 대선 현황. (사진=폭스 뉴스 캡처)

바이든의 승리로 추가 기울자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 개표중단 소송을 내고 위스콘신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로이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가 성명을 내고 민주당 측에서 공화당 투표 참관인에게 개표 과정을 숨기고 있어 소송을 낸다고 밝혔다.

재검표를 요구한 위스콘신의 경우 두 후보의 격차가 0.6~0.7% 수준이다. 위스콘신 주법상 득표 격차가 1% 이내이면 재검표 요구가 가능하다.

트럼프는 소송을 통해 개표 결과를 연방대법원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의 연방대법관들은 6대3으로 보수 측이 우세하다. 트럼프의 계산은 우편투표의 다수가 사표 처리될 수 있도록 3일 자정까지 개표된 표만을 유효표로 처리하고, 민주당이 이에 불복할 경우 본인이 유리한 연방대법원으로 판을 옮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 관련 송사 재판기한은 최대 4년으로 대통령 재임 기간과 같고,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은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이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하면서 4년의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는 셈이다.

대선이 예상을 뛰어넘는 접전 양상을 보이고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 패배 시 결과를 쉽사리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결과가 확정된 이후에도 여전히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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