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2.12.25 00:05

기준금리 한 해 동안 2.25% 상승…고금리 예·적금 찾는 고객
대출금리 상승, 자금조달 악화 ‘그림자’…비은행 유동성 위험↑

 

최근 지역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에선 5% 이상의 특판예금을 출시하며 고객 예금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최근 지역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에선 5% 이상의 특판예금을 출시하며 고객 예금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지난해 기준금리는 1.00%에서 마감했다. 그러나 새해 시작과 동시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현재 3.15%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총 8차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조정해 왔다. 이 가운데 7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통위에서 이전과 동일하게 0.25% 금리를 인상했다면 1.75% 올랐겠지만, 0.50%를 인상한 빅스텝 결정이 2번 발생했다. 이에 올해만 기준금리는 2.25% 포인트 대폭 인상된 것이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의 예금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한때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5%를 넘어서기도 했다.

예금금리가 높아지자 시중자금은 빠르게 은행권으로 흡수됐다. 올해 8월 말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768조5000억원에서 11월말 865조6000억원으로 97조원 넘게 증가했다.

고객 입장에선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에 대한 파급효과는 상당하다.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금리까지 상승하는 구조로 서민들의 빚 부담도 늘었다.

실제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한 달 전보다 0.36% 포인트 상승한 4.35%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코픽스 금리가 발표되기 시작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픽스 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예·적금 금리 인상이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비은행업권의 자금조달도 비상이다. 고객의 돈이 예금에만 묶여 있는 탓에 채권시장이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카드, 캐피탈 등 여전사의 경우 국내외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불안감과 함께 여전채 투자수요가 위축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은행채, 한전채 등 초우량물 공급 확대로 인해 자금조달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 여전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2021년 중 1.97%에서 2022년 9월 4.03%로 급등했다.

저축은행도 거액의 자금을 은행에 뺏겼다. 저축은행은 수신금리 인상을 통해 은행으로의 자금쏠림에 대응해야 하지만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

증권사도 현금 확보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고금리 금융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회사채, 단기 기업어음 시장에서도 자금조달이 쉽지 않자 고육책으로 내놓은 전략이다. 일부 증권사는 약정금리 8%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를 대거 발행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증권, 여전사는 영업구조 특성상 금융시장 의존도가 높아 대내외 경제 여건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데다 국내외 금융시장 관련 불확실성이 증대된 만큼 유동성 부족 상황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비은행금융기관의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면밀한 점검을 지속해야 하며, 주요 대응계획의 적합성에 대해서도 수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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