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6.29 14:46
식물성 우유 '씰크'. (사진=더플랜잇 홈페이지 캡처)
식물성 우유 '씰크'. (사진=더플랜잇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최승욱 기자] #1. 순식물성 대체식품을 개발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더플랜잇(ThePlanEat)은 새로운 단백질 추출·배합기술을 개발, 식물성 우유 씰크(XILK)를 판매 중이다. 콩의 비린 맛과 알레르기, 소화불량 물질을 제거한 신품종인 국산콩 '하영콩'을 활용,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정부로부터 총 7억원의 식품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았다. 80만개의 식품을 분자 단위로 쪼개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확보한 식품 성분을 조합, 새로운 식품을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다. 계란 대신 콩을 사용한 식물성 마요네즈 ‘잇츠베러(Eat's Better)마요’가 대표적인 히트제품이다.

(인포그래픽 제공=농식품부)
(인포그래픽 제공=농식품부)

#2.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소스산업화센터는 소스 제조에 특화된 장비를 활용해 소스 상품화를 지원, 농식품산업 활로 개척을 돕고 있다. 국내 최초의 소스전문기관으로 전북 익산에 있다. 간장을 사용하는 돼지갈비 소스를 개발, 뒷다리살 등 비선호 부위로 만든 밀키트에 적용했다. 이 소스가 들어간 제품 매출은 2021년 3억원에서 2022년 2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고 한다. 고추장이 들어간 닭가슴살 소스가 개발된뒤 식물성 대체식품이나 간편식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래프제공=농식품부) 
(그래프제공=농식품부) 

2021년 식품산업 규모는 유통 356.4조원, 외식 150.8조원, 제조 148.7조원을 포함, 655.9조원으로 농림업 생산액(61.4조원)의 10.4배에 달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식품산업 연평균 성장률은 8.0%로 전산업(7.4%)을 능가했다. 같은 기간 농림업(5.3%)는 물론 자동차(4.6%), 반도체(3.2%), 기계(3.2%)보다 높았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외출도 꺼렸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온라인 식품 소매가 연 평균 16% 급성장한 영향도 받았다.

1인가구 비율 상승과 급격한 고령화 등으로 간편식이나 밀키트로 집에서 끼니를 혼자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채소, 과일, 해초 등 식물성 음식만 먹는 채식주의자나 메디푸드나 기능성식품을 찾는 환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식물성 재료로 만든 대체식품이나 값이 싼 축산물 부위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소스는 앞으로 더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K-푸드'의 글로벌 산업화를 위해 오는 2027년 식품산업 규모를 1100조원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4차(2023~2027) 식품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28일 내놓았다. 2008년 제정된 식품산업진흥법에 따라 식품산업 진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5년 단위로 수립해야하는 청사진이 제시된 것이다. 최근 추이보다 1%포인트 높은 연평균 9% 성장을 유지하면 달성할 수 있다. 기업과 학계,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그린바이오 기술의 식품분야 적용 확대 ▲발효 과학화를 통한 전통장류 기반 소스산업 육성 ▲식품업계 외국인력 고용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고 판단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K-푸드를 찾아 댓글로 남기는 이벤트를 7월 6일까지 진행 중이다. (포스터=농식품부 페이스북 캡처)
농림축산식품부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K-푸드를 찾아 댓글로 남기는 이벤트를 7월 6일까지 진행 중이다. (포스터=농식품부 페이스북 캡처)

내수시장의 한계를 감안, 2022년 88.2억달러를 기록했던 K-푸드 수출을 5년내 150억달러로 70% 늘린다는 목표가 주목된다. 작년 현재 11개를 기록한 1억달러 이상 수출 품목을 20개로 확대하기 위해 배와 딸기, 포도 등을 대상으로 수출국이 선호하는 신품종을 발굴하고 시장조사와 유통채널 입점을 지원한다. K-Food 공동로고 활용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복수의 수출통합조합 공동으로 운송사와 운임을 협상, 물류비 절감을 도모하면서 저온유통체계 구축도 확대한다. 앞으로 수출국 현지 바이어 탐색을 강화하는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물류·유통체계의 효율성을 높여 재배농가와 유통기업의 수익성을 증가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김치산업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원료공급단지를 조성하고 배추와 무의 우수품종을 찾아내며 김치 종균 60종을 2027년까지 개발, 품질을 제고한다. 자동화 공정 보급으로 생산원가를 낮추고 정밀센서로 이물질을 발견, 걸러내도록 한다.

무엇보다 지역별 농업자원과 식품명인, 향토음식, 전통주 등 한식자원을 결합한 'K-미식벨트'를 조성한다는 방안이 눈길을 끈다. 외국인의 한식에 대한 호기심을 내수와 관광, 수출로 연결한다는 발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글로벌 미식행사를 유치할 방침이다. 해외 우수한식당을 지정하고 K-푸드 식재료 공급망도 구축한다. 국가별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브랜딩 전략을 담은 '한식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업계, 학계와의 폭 넓은 논의를 통해 제대로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전통주를 명주(銘酒)로 육성하기 위해 자금과 컨설팅, 연구개발 지원을 늘리고 하이볼 레시피 등 다양한 소비방법을 개발, MZ세대로 소비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안도 효과가 기대된다. 주요 외교행사에서 전통주로 우의를 다지는 '건배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도자기와 병 등 고급패키징도 지원할 방침이다.  

(그림제공=농식품부)
(그림제공=농식품부)

농업과 식품기업 간에 지속가능한 상생협력 체계 구축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다. 농림부는 식품기업과 농가 간에 계약재배를 지원하는 '원료중계 플랫폼'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일반 쌀보다 생육기간이 짧아 이산화탄소 감축에 유리하고 건식제분이 가능해 물 사용량도 줄이는 가루쌀 사용을 늘리는 것은 식품기업의 ESG 경영에 도움을 준다. 연간 250만톤에 달하는 수입 밀의 일부라도 원료중계 플랫폼을 통해 대체된다면 농가의 수입도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

K-팝, K-무비에 대한 세계적인 인기를 K-푸드에 접목시키는 노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필요성이 크다. 글로벌 MZ세대들로부터 반드시 맛보아야 할 음식으로 각인된다면 식품기업, 식당의 매출 신장과 함께 농가소득의 안정적 증가 효과가 나타날 것은 분명하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의 헌신이 요구된다. 5개년 기본계획 수행을 위한 분야별 발전방안이 향후 빠짐없이 수립되고 단계적인 실천으로 이어져 성과로 나타나도록 농식품부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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