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1.06 08:48

에코프로·롯데관광개발·HLB 등 잔고 많았던 종목 관심
거래 대금 증가 예상…'롱숏 헤지펀드' 한국 투자 제한 우려

지난 5일 김주현(오른쪽부터)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지난 5일 김주현(오른쪽부터)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다. 금융당국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부작용 우려도 나오지만, 증권가는 당분간 국내 증시의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공매도가 앞으로 8개월간 전면 금지된다. 5일 금융당국은 이달 6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을 포함한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고금리 환경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손꼽았다.

이번 전면 금지 조치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적발이다.

일반투자자들은 금감원의 불법 공매도 적발 이후 공매도 제도 개선과 함께 개선 기간 동안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가 적발됨으로써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던 소문들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기관들은 지금까지 공매도로 국민 재산을 약탈했기에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무차입 공매도 적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5일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와 관행화된 불법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안정과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하에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며 "공매도 금지기간 중 정부는 공매도 제도 전반에 걸쳐 전향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조치 배경과 향후 부작용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돼 있는 국내 증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선진국 지수 편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도 우려 사항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시행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 중 헤지펀드 외국인 수급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계 롱숏 헤지펀드들은 특정 국가에 숏 포지션을 구축할 때, 이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롱 포지션을 구축해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공매도 금지가 이들 롱숏 헤지펀드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시킬 것이라는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는 공매도 전면 금지가 낳을 부작용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전했다. 한 연구원은 "현재 환율이나 이익 전망은 이전에 비해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롱숏 헤지펀드 외국인을 제외한 여타 성격의 외국인 수급에 공매도 금지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공매도 금지 시행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테지만, 설령 부작용이 출현한다고 해도 이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또한 과거 공매도 금지 기간동안 증시가 대체로 상승했다는 점을 짚었다. 금융당국은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 등 과거에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세 차례 내린 바 있다.

2008년 금지 조치 당시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3% 하락, 20% 상승세를 보였고, 2011년에는 5.6%, 12.3% 상승했다. 가장 최근이었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각각 77.7%, 87.7% 상승했다.

증권가는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 기간에도 국내 증시는 상승할 것으로 입을 모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황상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급에 의한 자율적인 가격 조정이 점차 약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 내년 6월까지 지수가 다이렉트로 상승하지는 않겠지만, 최종 레벨은 현 수준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증시는 하락 압력에도 하방이 지지된 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고, 상승하는 과정에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에도 과거처럼 개인투자자의 유입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호텔신라 ▲롯데관광개발 ▲SKC ▲HLB ▲엘앤에프 ▲에코프로 등을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 수혜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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