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1.06 14:48

이복현 "유리가 다 깨진 수준으로 불법 보편화…100여개 종목 불법 확인"
은행 이자장사 지적도…"은행 60조 벌 때 삼성전자, 현대차만큼 혁신했나"

6일 오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관에서 열린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유한새 기자)
6일 오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관에서 열린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유한새 기자)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불법 공매도 척결을 선언하며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가운데 칼날이 국내 증권사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오전 이복현 금감원장은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관에서 열린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특정 글로벌 IB의 거래는 국내 증권사들의 창구 역할이 없으면 운영되기 힘든데, 국내 증권사들이 공매도 주문을 받는 데 있어 적정하게 시스템을 운영했는지 매우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전날 금융당국은 이날부터 국내 증시의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내년 총선용 표심 몰이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이 원장은 "지난해 이후 공매도 관련 검사와 조사를 하면서 많이 분석했는데, 단순히 깨진 유리가 많은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유리가 다 깨질 정도로 불법이 보편화돼 있다"며 "그로 인해 적정한 가격 형성에 장애를 줄 수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전날 선택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며 "자본시장법 구조를 보면 국내에서 공매도는 원칙적으로 안된다고 규정하지만, 차입 공매도의 경우 시장 조성 역할 등 증권시장 안정을 전제로 허용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증권시장 가격 안정 등에 저해를 초래하면 공매도를 금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미 확인된 불법 공매도 대상만 코스피와 코스닥을 가리지 않고 100여개 종목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 관련 불공정거래 제재, 회계감리와 관련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인 택시든 개인 택시든 분리 체결의 자율이 있었는지, 분리 체결을 단 한 건이라도 사례가 있는지, 다양한 업체에서 운영하는 수수료 부과 시스템에서 일반적인 사례인지 등을 공론화의 장에서 봐야 한다"며 "정보 이용료는 매출에 비례해 부과하는 것이 상식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인들은 매출액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고, 밸류에이션 반영 안 하겠다고 했다"며 "증권신고서 등 관련 서류를 볼 때 잘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수 전 의장의 수사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이날 이 원장은 시중은행들의 이자수익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올해 은행의 이자이익이 60조원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크다"며 "은행이 지금까지 노력한 것은 알지만 반도체, 자동차 등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혁신했음에도 영업이익 수준은 이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또 "2020년 이후 600개 은행 점포가 사라졌다"며 "금융 소외층의 접근성을 높이라고 말씀드렸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국민은행에서 60개가 넘는 점포를 폐쇄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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