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1.14 07:30

"홍콩 부동산 가격 급락, 경제에 타격 주지 못할 것…바닥 기다리는 투자자 많아"
오는 29일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ETF 출시 예정…"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제한적"

이제충(왼쪽부터) CSOP자산운용사 캐피탈마켓부 상무, 강은혜 이사. (사진제공=CSOP자산운용)
이제충(왼쪽부터) CSOP자산운용사 캐피탈마켓부 상무, 강은혜 이사. (사진제공=CSOP자산운용)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홍콩계 자산운용사 CSOP(China Southern Oriental Patron)社가 내년에 한국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CSOP자산운용은 홍콩 남방자산운용의 자회사로, 순자산 17조원의 홍콩 내 자산운용사 중 2위다.

지난해 12월에는 아시아 시장 내 최초로 비트코인 선물 ETF를 상장했으며, 세계 최초로 이더리움 선물 ETF를 상장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외 싱가포르에도 법인을 두고 있으며, 한국에도 내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은 이제충 CSOP자산운용사 캐피탈마켓부 상무, 강은혜 CSOP자산운용사 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국내에는 가상자산 관련 ETF가 상장돼 있지 않다. 홍콩은 '크립토 허브'라고 불릴 만큼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홍콩도 중국 정부와 비슷한 시기에 가상자산 거래소 라이센스 취득 의무를 부과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명목은 투자자 보호였다. 여러 가지 사태들이 겹치면서 문제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규제 필요성이 강조됐다.

다만 가상자산 친화적으로 흘러가진 않았다. 지난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와 홍콩 통화청(HKMA)이 홍콩을 크립토 허브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표명했지만, 그 이후로 각종 규제들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 당시 발표한 것이 금융규제 내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ETF를 만들어 놓는 것이 허용됐다. 그래서 비트코인 선물 ETF가 지난해 10월 증선위에서 승인받을 수 있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CSOP에서 상장한 비트코인 선물 ETF의 성과는 어떠한가.

"2주 전까지 운용자산이 1500만달러(약 199억원) 수준이었지만,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 현물 승인이 임박하면서 자금이 몰리며 5000만달러(약 662억원)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사실 홍콩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한국처럼 활성화돼 있지 않다. 특히 홍콩 가상자산거래소인 JPEX가 유동성 위기로 인출을 중단했다.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면서 홍콩 내에서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우리 비트코인 선물 ETF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에는 일별 거래량이 2200만달러(약 291억원)까지 치솟으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9일에는 ETF 거래량 상위 10개 종목 안에도 들었다. 수익률도 연초 대비 104%를 기록했다."

-미국과 홍콩의 가상자산 시장 주도 경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선 가상자산이 불법이 되지 않느냐는 확신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미국, 홍콩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규제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규제의 가장 큰 골자는 금융 규제 내에 가상화폐를 편입하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다. 세 번째는 향후 미래 발전 사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홍콩을 가장 대표적인 나라로 꼽을 수 있다. 홍콩은 앞서 말했듯 '가상화폐 글로벌 허브'로 부상하겠다는 목표가 있다. 이유는 싱가포르와의 라이벌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그렇기 때문에 홍콩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안전한 투자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강한 규제를 만들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임박했다고 기사가 나오지만 홍콩에서도 증선위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즉 미국과 홍콩 간 크립토 허브 경쟁에서 홍콩이 선제적으로 현물 ETF를 승인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홍콩 증선위는 거래량이 많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집중돼 있지만 향후에는 다양한 종목의 가상자산 상품들이 나올 수 있다"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어떻게 전망하는지.

"지난 8월 이후 발표된 지표들이 회복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먼저 3분기 경제성장률이 4.9%로, 시장 전망치인 4.5%를 웃돌았다. 올해 목표가 5%인데, 3분기 누적 성장률이 5.2%였던 점을 감안하면 4분기 4.4%만 넘겨도 목표치는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리테일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즉 부동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홍콩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홍콩 부동산 시장 위험 요인은 고금리다.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시장 둔화가 홍콩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타고 있어 홍콩 내 실수요자들이 바닥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항셍 지수가 급락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인데, 지수가 하락세를 보일 때마다 자금은 유입되고 있다. 중국에서 홍콩에 상장돼 있는 ETF에 들어오는 자금으로 추정된다. 즉 항셍지수가 떨어질 때마다 중국 투자자들이 저가 매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SOP의 주력 상품인 항생테크 ETF는 상장 3년 만에 순자산규모(AUM) 5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상장 예정인 상품은 무엇인가.

"이달 29일 사우디아라비아에 투자하는 ETF를 상장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빈 살만 왕세자를 비롯해 '비전 2030' 목표도 있는 만큼 발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성장률도 다른 신흥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8.5%에 육박한다. 특히 2026년까지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는 기업이 100개에 달한다. 

현재 아이셰어즈가 운용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ETF 규모가 7억달러(약 9200억원)  수준인데 그것보다 클 것으로 생각한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성장성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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