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3.12.06 11:19

공매도 금지·금리 인하 기대감에 11월 코스피 10%↑
"내년 기대감에 공매도 금지까지…위해 요인 사라져"

지난달 16일 오전 열린 공매도 제도개선방향 민당정협의회에서 김소영(왼쪽부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지난달 16일 오전 열린 공매도 제도개선방향 민당정협의회에서 김소영(왼쪽부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달 6일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행한 지 한 달째를 맞은 가운데 증시 대기성자금인 예탁금과 '빚투'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투자자 예탁금은 48조393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국내 증시에서 전면 금지하기 직전인 지난달 3일(44조6820억원)에 비하면 한 달 만에 약 4조원 가량 늘었다. 

통상 예탁금은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며 투자하기 위해 증권 계좌에 예치한 자금을 뜻한다. 

예탁금뿐만 아니라 '빚투'로 불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증가세다. 지난달 6일 16조5766억원 수준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4일 17조2738억원으로, 약 7000억원 가량 늘었다. 

신용융자 잔고는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지난 4일 코스피 시장 신용융자 잔고는 8조9471억원으로, 지난달 6일(8조7635억원)에 비해 약 1836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은 7조8131억원에서 8조3267억원으로 약5136억원 늘었다.

예탁금은 공매도 금지 조치 직후 3조원 가량 급등한 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신용융자는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종료 및 인하 기대감이 커진 것과 동시에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증시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겹치며 증시 주변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가 한 달 동안 10% 넘게 상승한 것도 이러한 호재가 반영된 탓으로 보인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7.5%로 보고 있다. 또한 내년 5월에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약 88%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완화되면서 위험자산에 자금이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도 20개월 만에 4만4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또한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지금까지 공매도 타깃이었던 이차전지 종목들에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도 증시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지난 5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POSCO홀딩스 ▲삼성SDI ▲에코프로머티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등 대부분 이차전지 종목이 차지했다. 코스닥에서도 에코프로비엠이 가장 순매수가 높은 종목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매도로 인해 외국인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할 것이란 우려와 반대로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증시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6일부터 지난 5일까지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4조4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도 653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 홀로 4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공매도 금지 첫날 증권가에서 전망하던 대로 증시는 상승 기류를 탔다. 지난달 6일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황상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급에 의한 자율적인 가격 조정이 점차 약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 내년 6월까지 지수가 다이렉트로 상승하지는 않겠지만, 최종 레벨은 현 수준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12월 '산타랠리'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12월 장세는 내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만연한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공매도 금지 정책 및 안전선호에서 벗어나는 센티먼트까지 더해졌으니, 이번 12월은 기존 계절성을 위해하는 요인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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