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4.01.03 10:27

내부통제 부실로 투자자 신뢰 잃은 증권가…"원칙 준수" 한 목소리
이복현 "금융사 내부통제 실효성 확보할 것"…금융당국 눈치도 한몫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한새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유한새 기자)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지난해 건전성을 위협하는 일들로 홍역을 치른 증권사 수장들이 '내부통제'를 강조하며 2024년에는 투자자 신뢰 회복에 힘쓰겠다는 다짐을 내놓았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 강화를 올해 화두로 꼽았다.

먼저 미래에셋증권의 김미섭, 허선호 대표는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그들은 "모든 의사결정의 시작이자 종착점은 고객"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시장에 만연한 리스크 불감증과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에 근거한 투자와 경영의 의사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즉 리스크 요인들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바르게'라는 가치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바른 성장을 추구하는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 효율중심의 조직과 운영체계 기반 위에서 리테일 자산관리 운영체계를 고도화하고, 자본시장 내 우위 영역을 보다 확대하며 기술기반 혁신에 의한 미래준비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내부 조직과 프로세스를 손님중심으로 개선하고, 위기상황에도 시장경쟁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 체계와 내부통제 시스템도 구축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금융위 제제조치 이후 수장이 교체된 KB증권도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를 강조했다.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는 "글로벌 이슈와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 역량을 강화해 고객의 자산과 회사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되지 않도록 컴플라이언스·리스크관리 역량을 끊임없이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고객과 자신, 그리고 회사를 지키는 일"이라며 "무엇이 옳은 지 모를 때 선택에 대한 결과가 확실하지 않을 때 원칙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최선의 판단 기준이다. 원칙을 지키며 얻은 과실만이 진정한 성과"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김성환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리스크 관리에서 벗어나 시스템 기반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며 "이러한 리스크관리의 변화는 단지 리스크관리본부만의 추진 사항이 아니라 모든 영업 조직이 우선 순위로 챙겨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황 악화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형 증권사들도 수익 다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철저한 리스크관리라고 입을 모았다.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는 "과거에 우리의 리스크관리 역량은 IB 부문에 집중돼 있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에는 우리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양화 전략에 맞게 IB 외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서도 사전적인 리스크관리가 가능하도록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는 "지난해 많은 증권사가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실패로 거액 손실을 입었으며 투자자들의 신뢰도 땅에 떨어졌던 한 해였다"며 "우리도 완전한 예외는 아니었다. 올해는 더욱 정교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불건전행위 근절과 업무 관행 개선을 통해 바른 조직문화를 다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사 수장들이 올해 내부통제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연이은 주가조작 사태와 뻥뛰기 상장, 상품 관련 위법 관행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진 탓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내부규범의 적정성을 점검해 건전한 지배구조가 정착되도록 하고 금융사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확보해 금융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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