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4.01.24 11:19

김주현 "증권사들,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 기관 기능 미흡"
이복현 "부실 사업장 과감히 정리해야…충당금도 충분히 적립"

24일 김주현(왼쪽부터)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유한새 기자)
24일 김주현(왼쪽부터)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유한새 기자)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증권사 리스크관리, 내부통제 등을 직접 챙길 것을 당부했다.

24일 김 위원장과 이 금감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업계와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10개 증권사 대표와 서유석 금투협회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국민 자산형성 지원을 위한 증권업계의 역할과 증권업계 신뢰 제고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혁신기업 지원을 통해 경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국민 자산형성의 사다리로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그간 3가지 방향의 제도 개선을 일관성 있게 꾸준히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3가지 제도개선은 ▲일반주주 이익 보호 ▲국제적 정합성 제고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 등이다.

이어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형성 지원에 보다 직접적으로 초점을 둔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증시 수요기반 유지·확충을 위한 세제개편과 함께 소액주주 권익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지배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방지를 위한 자사주 제도개선 등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지원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스스로 자가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설명·소통하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김 위원장은 증권사 역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증권사들은 여전히 위탁매매·부동산 중심의 영업행태를 보이는 등,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 기관으로서의 기능이 미흡하다"며 "증권 업계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도 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증권사의 기업금융 역할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금감원장은 "증권사의 부동산 PF 리스크가 금융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CEO들이 직접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PF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을 신속, 과감하게 정리해주길 바란다"며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일부 회사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금융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최근 검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추구 행위가 발견됐다"며 "이는 금융투자 업계에 만연한 성과만능주의에 기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내부통제 조직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확충하고, 위법행위 임직원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해 줄 것"이라며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신분상 불이익은 물론, 획득한 수익 이상의 금전 제재를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는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신탁 서비스 강화, 국민들이 안심하고 장기투자할 수 있는 상품 개발 등 업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한 일부 증권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 개선에 발맞춰 신규 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감면하는 방안도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증권 업계는 불공정거래 문제 해소를 위한 정부 방침에 공감하면서 시장의 최전선에서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IT 시스템 고도화, 내부통제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품판매 관련 심의·사후관리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자본시장이 역동성을 유지하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자율적인' 규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민들이 우리 자본시장을 '장기적인 자산형성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복현 원장도 "금융투자업계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에 대한 CEO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가 중요하다"며 "금융투자업계가 새로운 경영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해 준다면 감독당국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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