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2.20 00:00

해안가 고급 리조트도 몰려…인구밀도 '1위' 섬
날루수안·힐룽뚜안 국립공원 '열대어종 천국'

막탄에서 다이빙을 즐기는 필자.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막탄에서 다이빙을 즐기는 필자.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필리핀 세부는 한국인 스쿠버다이버에게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비행기로 4시간 가량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는데다 스쿠버다이빙을 경험하고 관련 자격증을 따며 펀다이빙까지 즐길 수 있는 가장 가까우면서 친근한 필리핀의 섬이기 때문다.  

세부는 크게 본섬인 세부시티와 세부공항이 자리잡고 있고 바다로 둘러싸인 막탄 지역으로 나뉘어진다. 세부시티는 세부막탄국제공항에서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막탄섬과 이어진 3개(올드 브릿지, 뉴 브릿지, CCLEX) 다리를 통해 세부시티로 넘어갈 수 있다. 이름 그대로 도심이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숙박의 거점으로 삼는 지역이자 쇼핑을 즐기고자 하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유명한 아얄라몰, SM몰 등이 대표적인 쇼핑몰이다. 

세부 막탄은 대한민국 스쿠버 다이버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다. 방카보트에 세팅되어 있는 다이빙 장비.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세부 막탄은 대한민국 스쿠버 다이버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다. 방카보트에 세팅되어 있는 다이빙 장비.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막탄은 해안가를 중심으로 휴양용 고급 리조트와 다이브센터로 가득찬 곳이다. 스쿠버다이빙을 비롯해 아일랜드 호핑, 스노클링, 낚시 등 해양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면적은 65㎢에 불과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찾다 보니 인구밀도는 47만명으로 필리핀 섬 중에서 가장 높다. 관광산업을 기반으로 많은 현지인들과 외국인들이 함께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다.  

스쿠버다이빙은 막탄 지역을 상징하는 해양레저스포츠 중의 하나다. 한인 다이브센터만 하더라도 40여개가 넘고, 현지인 다이브센터와 외국인 다이브센터를 더한다면 수백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인은 막탄에서 스쿠버다이버 자격증을 가장 많이 발급받는다. 

필자는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펀다이빙을 즐기기 위해 필리핀을 찾는다. 항상 세부를 기점으로 다른 사이트로 이동한다. 늘 막탄공항에 닿으면서 스쿠버다이빙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세부 막탄의 주요 다이빙 포인트. 막탄 섬 동쪽 연안 포인트와 올랑고, 힐루뚱안, 날루수안 해상국립공원 포인트 등 다양한 포인트들이 있다. (사진제공 : 곽상희 강사)
세부 막탄의 주요 다이빙 포인트. 막탄 섬 동쪽 연안 포인트와 올랑고, 힐루뚱안, 날루수안 해상국립공원 포인트 등 다양한 포인트들이 있다. (사진제공 : 곽상희 강사)

막탄의 주요 다이빙 포인트는 막탄 동쪽 해안가로 쭈욱 펼쳐져 있다. 맞은 편 올랑고 섬 근처와 남쪽의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힐룽뚜안, 날루수안 등 수많은 포인트들이 다이버를 기다린다.  

막탄 최고의 포인트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날루수안은 막탄에선 꽤 멀리 위치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1일 3회 다이빙이 진행되는 막탄 연안의 포인트와는 달리 이동시간을 고려해 2회 정도의 다이빙이 진행된다. 

하우스 리프(House Reef)라고 이름 지어진 포인트는 주로 포인트 앞 해변에 위치한 호텔 또는 리조트의 이름을 따 붙여진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샹그릴라 하우스 리프 등이 대표적이다. 

막탄 스쿠버다이빙 포인트 중 유명한 곳을 살펴보자.

 수심 30m 지점 마리곤돈 케이브 입구에서 함께 다이빙을 즐긴 다이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수심 30m 지점 마리곤돈 케이브 입구에서 함께 다이빙을 즐긴 다이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마리곤돈 케이브 (Marigondon Cave)는 막탄 지역 다이빙을 대표하는 동굴 다이빙 포인트이다. 수심 30m 지점에 입구가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무감압한계시간(NDL) 및 공기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초급자나 동굴 다이빙 경험이 많지 않은 다이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 포인트로, 중상급자 수준의 다이버가 경험하는 편이 좋다.

동굴 자체가 멋지지만 동굴 안의 다이버들이 내뿜는 공기가 만들어 내는 ‘버블 커튼’의 아름다운 모습을 동굴 위에서 바라보는 것도 이색적인 경험이다. 간조 때는 조류가 강하고, 정조 때는 조류가 없이 시야도 잘 나와 때를 잘 맞추야 한다. 

콘티키 하우스 리프(Kontiki House Reef)는 막탄 동쪽 연안의 중앙 부위에 위치하고 있는 포인트로 슬로프 지대와 월 지대에서 아름다운 산호들을 볼 수 있다. 월을 따라 프로그 피쉬, 만다린 피쉬, 패럿 피쉬 등과의 조우가 가능하다. 작은 바위 틈 안으로 라이언 피쉬와 솔져 피쉬 등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포인트만의 매력은 5월 경 포인트를 가득 메우는 정어리 떼의 군무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샹그릴라 하우스 리프(Shangri-La House Reef)는 샹그릴라 호텔 앞에 있는 포인트로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산호초 지대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 속에 살아가는 니들 피쉬, 트럼펫 피쉬, 파이프 피쉬, 빅아이트레발리, 바라쿠다, 거북이, 블루스팟 스팅레이 그리고 대왕조개까지 다른 막탄 포인트에서 만나 볼 수 없는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다. 아쉬운 시야가 옥의 티다.

탐블리의 경비행기 포인트.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탐블리의 경비행기 포인트.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이 밖에도 수장된 경비행기가 있는 탐블리(Tambli) 포인트 역시 막탄 다이빙 포인트의 상징과도 같았지만 지난 2021년 필리핀 세부 지역을 집어 삼킨 대형 태풍으로 인해 지금은 소실되어 아쉬움을 전해주고 있다.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올랑고 섬의 타밀라, 팅고 등의 포인트가 있으며 조류 다이빙도 즐길 수도 있다.  

막탄 섬에서 40여분 떨어진 힐룽뚜안 섬 근처의 포인트 역시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수려한 수중경관을 자랑한다. 자이언트 트레발리, 뱃 피쉬 무리와 스내퍼의 군무를 비롯 누디브랜치, 고스트 파이프 피쉬 등 마크로 생물 등도 만날 수 있다.

날루수안 해상국립공원은 막탄 최고의 다이브 사이트 중의 하나로 수심 10~35m이다. 스내퍼, 담셀 피쉬 무리의 군무를 마주할 수 있고 자이언트 트레발리, 바라쿠다, 거북이, 스팅레이 등도 만날 수 있다. 이 두 포인트는 모두 호핑투어와 스노클링 포인트로 각광을 받고 있다. 

막탄 지역 다이빙 포인트의 경우 많은 포인트들이 연안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워낙 많은 여행자를 태우고 이동하는 보트들이 몰리기 때문에 다이빙 입·출수 시에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더구나 바다 속 시야도 썩 좋지 않다. 또한 수중 생태계가 역시 많이 손상됐다. 특히 2021년 태풍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어 회복하는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참고로 세부 막탄에서 오픈워터 다이버 자격증을 딸 계획이 있는 예비 다이버가 있다면 충고하는 싶은 내용이 있다.

최근 들어 막탄을 중심으로 1박 2일의 짧은 일정으로 오픈워터 다이버 자격증 코스를 진행하는 다이브센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초기에 낯선 수중환경에 익숙해 지고 안전을 위한 다양한 수중 스킬을 배우려면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1박 2일에 자격증 과정을 완료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다. 배워야 하는 많은 스킬을 배우지 못한 채 바다로 나가게 될 확률이 높다. 아무쪼록 단기속성과정은 피하기를 권유한다. 빠르게 학습하는 만큼 그 이후 잊어버리는 속도는 더욱 빠르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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