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2.30 21:40

우윳빛 산호진흙으로 전신 머드팩…투명 해파리 환상적 유영에 탄성

젤리피시 레이크에서 살고 있는 독성 없는 해파리 모습.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젤리피시 레이크에서 살고 있는 독성 없는 해파리 모습.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팔라우는 다채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  장판을 깔아 놓은 것 같은 바다와 숲으로 뒤덮인 작은 섬들로 가득하다. 하늘에서 보면 마치 정원 같다. 멀리서 보는 풍경은 한폭의 그림이지만 직접 그 속으로 들어가 만나는 속살은 신기하다. 

우윳빛 바다 위에 떠 있는 세 척의 보트.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우윳빛 바다 위에 떠 있는 세 척의 보트.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팔라우 여행에선 다이버가 아니더라도 꼭 가는 곳이 있다. 대표적인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우윳빛으로 빛나는 낙원 같은 곳, ‘밀키웨이(Milkey way)’다. 밀키 웨이는 우주를 뜻하는 은하수란 의미이지만 여기에선 우윳빛으로 빛나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곳을 말한다. 팔라우가 선사하는 선물과도 같은 공간이다. 

3회의 다이빙을 마치고 우리가 향한 곳은 바로 '밀키웨이'다. 죽은 산호들이 수만년시간의 흐름과 함께 가루로 변해 산호석회암으로 침전되어 있는 곳이다. 바다는 우윳빛 색깔을 띄고 있다. 다이버들은 다이빙을 마치고 보트를 정박해 식사를 하거나 휴식의 공간으로 이곳을 찾고 일반 여행자들은 호핑 투어 중 방문하는 곳이다. 

밀키웨이 모습.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밀키웨이 모습.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미로 같은 입구를 지나면 바다는 짙은 코발트 블루에서 점점 우윳빛으로 바뀌어 간다. 바다 안의 또 다른 정글에 도착한 느낌이다. 팔라우 여행의 숨겨진 보물 같은 곳이자, 바닷속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현지 가이드가 밀키웨이 바닥에서 긁어온 산호진흙. 이 진흙으로 머드팩을 한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현지 가이드가 밀키웨이 바닥에서 긁어온 산호진흙. 이 진흙으로 머드팩을 한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이곳을 상징하는 이벤트는 바로 머드팩이다. 밀키웨이로 들어서 보트를 정박하면 가이드가 긴 판을 들고 밀키웨이의 바닷속으로 들어가 산호진흙을 가득 갖고 온다.

머드팩을 마친 필자가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머드팩을 마친 필자가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그러면 여행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진흙을 가득 바르고 머드팩을 한다. 마치 이곳에 오면 당연히 해야 할 의식이라고나 할까. 머드팩이 끝나면 밀키웨이 속으로 텀벙 빠져서 산호진흙을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면 된다.

팔라우 현지에선 밀키웨이 바닷물에 침전된 하얀 산호진흙으로 목욕을 하면 10년은 젊어질 수 있다고 전해진다. 밀키웨이 머드팩이 유명해진 이유다. 

스노클링을 즐기는 다이버. 밀키웨이는 머드팩 외에도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스노클링을 즐기는 다이버. 밀키웨이는 머드팩 외에도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머드팩 외에도 밀키웨이는 스노클링을 하며 망중한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미로처럼 입구가 막혀 있어 조류가 전혀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잔잔한 우윳빛 바다에서 수영과 스노클링을 즐기며 유유자적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바닷물의 염도가 높아서 구명조끼를 입지 않아도 바다 위에 둥둥 떠 있을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드론 촬영을 하는 여행자라면 정말 멋진 공중 촬영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밀키웨이 투어는 호핑투어 등의 1day 투어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다. 다이버의 경우 점심을 먹으며 쉬어 가는 곳으로 주로 이용된다. 다이버에게는 1석 2조의 공간이다. 팔라우에 온다면 꼭 한 번쯤은 방문해 머드팩을 즐기며 망중한을 느껴보기를 권한다. 

독성 없는 해파리는 ‘사랑’

팔라우 바다가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다양함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 위 또다른 볼거리는 바다 위 작은 섬에 있는 호수다.  무엇보다 젤리피시라고 불리는 해파리들이 가득히 자신의 영역을 만든 곳이다. 천적이 없어 독성이 없어진 해파리들이 호수 지천에서 투명한 모습으로 여행자를 맞이하는 곳, 바로 젤리피시 레이크(Jellyfish Lake, 해파리 호수)’다. 

젤리피시 레이크는 팔라우 여행자라면 한번쯤은 꼭 방문하는 곳이지만 2017년까지는 엘니뇨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해파리의 개체수가 급감해 보호 차원에서 문을 닫았다. 2019년 방문 당시에는 다행히 재개장했다. 입장료가 꽤 비싼 편이지만 팔라우를 방문한다면 꼭 가볼 만한 곳이다.

보트가 정박하는 젤리피시 레이크 선착장. 15분여 동안 산등성이를 오르고 내리면 젤리피시 레이크에 도착한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보트가 정박하는 젤리피시 레이크 선착장. 15분여 동안 산등성이를 오르고 내리면 젤리피시 레이크에 도착한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젤리피시 레이크는 섬 중앙에 있다. 바다가 아닌 말 그대로 '레이크', 호수다. 젤리피시 레이크가 위치한 섬에 도착하면 간단히 몸을 씻은 후 작은 산을 넘어야 한다. 아울러 핀과 마스크, 스노클을 꼭 챙겨가야 한다. 많은 수의 젤리피시(해파리)가 모여 있는 곳을 가기 위해서는 꽤나 수영을 해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15분 여 고개를 넘어 내리막으로 쭈욱 내려가면 '젤리피시 레이크'를 만날 수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슷한 거리다. 젤리피시 레이크에 도착하면 나무로 만들어 놓은 입구에 도착한다.

젤리피시 레이크에 도착하면 핀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중앙지점으로 수영해야 한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젤리피시 레이크에 도착하면 핀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중앙지점으로 수영해야 한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여기서부터 젤리피시 레이크는 시작되지만 해파리는 시작 지점에 아닌 중간쯤 위치한 부표 근처에 많이 몰려 있었다. 약 150미터 정도를 헤엄쳐서 갔다. 핀과 마스크와 스노클을 착용하고 물 속을 쭈욱 훑고 지나가니 곳곳에 투명하고 다양한 모습의 해파리가 등장했다.

 투명한 해파리를 눈앞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투명한 해파리를 눈앞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자태가 너무 아름다워서 탄성을 자아냈다. 중간 지점으로 가면 갈수록 물 속 가득 해파리가 등장했다. 여리고 투명한 모습을 지닌 해파리들의 환상적인 유영과 마치 오징어와 같은 느낌이 나는 분홍빛 성체의 해파리들이 몸으로 부딪혀 왔다.

부표가 있는 호수의 중앙에서 만난 해파리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부표가 있는 호수의 중앙에서 만난 해파리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수면에 가까운 쪽보다 수중으로 더 내려갈수록 많은 해파리가 있다고 하지만 프리 다이빙 할 생각은 없었던 터라 굳이 깊이 내려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해파리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해파리와 함께 스노클링을 즐기는 필자.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해파리와 함께 스노클링을 즐기는 필자.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중간의 부표에 다다르니 수많은 해파리들이 몸으로 부딪혀 왔다. 살짝 손을 모아 해파리를 손 위에 얹혀 보았다.  탄력과 부드러움이 함께 전달되며 오묘한 느낌마저 들었다. 독성이 없어진 해파리이기에 편안하게 유영을 하며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만 최근 들어 독성이 있는 해파리가 가끔 등장하는 모양이어서 주의는 요망된다. 가급적 손으로 만지지 않기를 권장한다. 하지만 한 번 정도 손에 담고 싶은 욕구를 참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많은 해파리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많은 해파리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과거보다 개체 수가 많이 감소했다고 한다. 예전 동영상을 보면 진짜 '물 반 해파리 반'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해파리 군락이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재개장을 했지만 아직 개체수는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이들을 지키고 더욱 개체수가 늘어날 수 있도록 그들의 삶을 조심조심 엿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동안 해파리와의 달콤한 유영을 마치고, 다시 시작 지점으로 복귀했다. 생각보다 중간 부표까지 거리가 다소 멀어 '힘듦'을 호소하는 분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수영을 못하는 분들이라면 사실 조금 멀고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트를 입고 마스크와 스노클을 착용하고, 핀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거리다.

젤리피시 레이크. 크게 대단한 것은 없지만 해파리의 자태를 볼 수 있다는 대목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렇기에 팔라우를 갈 때마다 매번 찾아가기는 힘들더라도 한 번은 꼭 방문할 만한 곳으로 추천한다. 아직도 사진을 볼 때마다 해파리의 아름다운 유영과 그들의 느낌이 손으로 전해져 오는 것 같다.

비밀의 산호정원, 숨겨진 최적의 스노클링 장소

바위에 구멍이 뚫려 있는 비밀의 산호정원 외부. 약 5m 수심으로 아래로 연산호정원이 펼쳐져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바위에 구멍이 뚫려 있는 비밀의 산호정원 외부. 약 5m 수심으로 아래로 연산호정원이 펼쳐져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오랫동안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있는 현지인 가이드들 중 일부만 안다고 하는 비밀의 산호정원(Secret Coral Garden)은 큰 바위에 구멍이 뚫려 있는 지형으로 수면에서 수심 바닥까지 불과 5m 정도인 곳이다.

열대어들로 가득한 비밀의 산호정원.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열대어들로 가득한 비밀의 산호정원.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시크릿 코랄가든. 작은 터널 안에 연산호군락이 펼쳐져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시크릿 코랄가든. 작은 터널 안에 연산호군락이 펼쳐져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수중에는 온갖 열대어들이 넘쳐난다. 구멍이 나 있는 수중에는 형형색색 연산호들이 가득해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곳이다. 과자라도 살짝 물에 던지면 온갖 열대어들이 먹기 위해 몰려든다. 

비밀의 산호정원에서 수면 수중 모습. 그 속에서 프리다이빙을 즐기는 다이버.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비밀의 산호정원에서 수면 수중 모습. 그 속에서 프리다이빙을 즐기는 다이버.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그야말로 '비밀의 ~'이란 말이 어울리는 아름다운 휴식처다. 주로 2회의 다이빙을 마치고, 점심식사와 휴식을 위해 찾는 곳이다.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혹시라도 이 곳을 아는 가이드와 다이빙을 함께 한다면 이 곳을 방문, 식사와 스노클링을 즐기기를 바란다.  

비밀의 산호정원에서 열대어들과 함께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비밀의 산호정원에서 열대어들과 함께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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