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1.15 18:15

다이빙 내내 챙겨준 남녀 결혼하기도…'경제적 안정' 상징 스포츠

스쿠버다이빙은 동호회 단체투어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단체 내에서 2인 1조로 버디를 구성한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스쿠버다이빙은 동호회 단체투어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단체 내에서 2인 1조로 버디를 구성한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안전이 중시되는 업무에는 2인 1조의 원칙이 적용된다. 군인이 경계를 설 때도, 경찰이 순찰을 돌 때도, 산업 안전 관련 작업장에서 작업을 할 때도 두 명이 짝을 이룬다.  

모든 곳에 사각지대가 있듯이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담당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또한 착각, 실수, 피로 누적 등으로 예기치 못한 불의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산업현장에서의 2인 1조는 특히 중요하다. 2인 1조는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은 물론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뉴스를 통해 보게 되는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2인 1조의 원칙을 지키기 않았기 때문이다. 

◆스쿠버다이빙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요소

레크레이션 목적의 스쿠버다이빙 역시 혼자가 아닌 2인 1조의 버디시스템을 운용한다. 버디시스템은 다른 다이버나 다이버팀을 대동하는 것이다. 서로 도와주면 안전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이빙의 즐거움도 배가될 수 있다. 따라서 레크레이션 스쿠버다이빙에서는 반드시 처음부터 버디시스템을 포함해 훈련하는 것이 기본이다. 

버디시스템은 통상 2인 1조로 운영되며, 상황에 따라 3인 이상의 팀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최소 2인 이상이 1조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여러 명이 단체를 이뤄 다이빙을 가게 되면 다이빙 시 한 팀으로 움직이게 된다. 팀 내에서 통상 2인 1조로 버디를 구성한다. 

버디끼리는 다이빙을 전후해 가장 친한 친구 역할을 한다. 다이빙 시 챙겨야할 대부분을 함께 논의하게 된다. 다이빙에 앞서 서로 장비 착용을 돕고 상호 장비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미리 버디와 함께 다이빙을 계획하고 수행한다.

계획은 문제를 예방하고 다이빙을 만끽하는데 도움을 준다. 잔여 공기량, 다이빙 한계시간 등에 대해 서로 상기시켜 주고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돕는 역할을 한다. 서로에게 안전판이 되어주는 것이다. 계획이 복잡하거나 길 필요는 없다.

또한 다이빙 중 각자 하고 싶은 활동에 대해 상의하면서 더욱 즐거운 다이빙을 계획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로의 다이빙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이 다이빙 시 습관이나 어려워하는 점 등을 미리 이야기하면서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무엇보다 누군가와 버디가 되어 다이빙을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이를 통해 버디시스템의 3가지 장점인 실용성과 안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즐거움을 더할 수 있다. 

다이빙 투어에서는 다이빙 전에 가이드가 다이빙 포인트 및 코스, 주의사항에 대해 브리핑을 진행한다. 사진은 태국 시밀란 리브어보드 중 브리핑 장면.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다이빙 투어에서는 다이빙 전에 가이드가 다이빙 포인트 및 코스, 주의사항에 대해 브리핑을 진행한다. 사진은 태국 시밀란 리브어보드 중 브리핑 장면.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단체로 다이빙을 함께 하게 되면 팀 내에서 2인 1조로 버디를 이룬다. 다이빙에 들어가기 앞서 다이빙을 이끄는 가이드가 다이빙 포인트 브리핑을 통해 팀 전체에게 다이빙 포인트, 다이빙 진행방식, 주의사항, 입∙출수 방법, 문제 발생시 대처요령 등 전반적인 상황을 소개한다. 

따라서 버디간에 다이빙과 관련해 특별히 계획을 잡을 필요는 없다. 다만, 물 속에서 버디간 해보고 싶은 것을 의논하거나 수중에서 어떻게 짝을 이뤄 다이빙할 것인가 등을 논의하면 좋다. 특히 다이버 모두가 카메라 촬영을 한다면 서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주면서 수중에서의 소중한 기록을 남길 수 있다. 

혼자서 다이빙을 다니더라도 버디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운영된다. 혼자서 온 다이버와 짝을 이루거나 팀에 들어가 같이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버디시스템에서 꼭 지켜야 할 약속 

버디시스템이 잘 운영되기 위해 꼭 지켜져야할 부분이 있다. 

스쿠버다이빙은 수중에서 한 명이 문제가 생기면 버디 뿐 아니라 팀 전체가 함께 영향을 받는다. 한 명이 수중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함께 입수한 모든 팀이 출수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전방 가이드와 후방 가이드, 강사 등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면, 사전 논의를 통해 팀과는 별도로 문제가 생긴 다이버만 미리 지정된 가이드 또는 강사와 함께 출수하는 경우도 있다. 단체 다이빙투어를 갈 경우 팀 구성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전체가 계획된 다이빙 코스와 주의사항, 입∙출수 방법 등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최대 수심 및 시간에 대한 인지도 필수조건이다. 수중 신호 및 기타 커뮤니케이션 방법 역시 숙지되고 공유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공기관리가 아주 중요하다. 공기 소모량에 따라 다이빙 코스가 정해지기에 미리 공기소모량에 대한 버디간 팀간 공유도 필요하다. 또한 다이빙 시에도 수시로 잔여 공기를 확인하면서 다이빙을 이어 나가야 한다. 

스쿠버다이빙에서 버디시스템은 통상 2인 1조로 운영된다. 서로 조력하면서 즐거움을 함께 누린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스쿠버다이빙에서 버디시스템은 통상 2인 1조로 운영된다. 서로 조력하면서 즐거움을 함께 누린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버디간 거리도 지켜야 한다. 이상적인 거리는 2m이다. 이보다 멀리 떨어졌다면 빨리 거리를 줄여야 한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버디를 잃어버릴 수 있다. 특히 수중 시야가 좋을 않을 경우 종종 버디를 놓치는 일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자주 일어난다. 그럴 경우 당황하지 말고 주변을 1분간 찾아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이 넘도록 찾지 못한다면 절차에 따라 상승해 수면에서 합류해야 한다. 

버디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다이버들이 함께 다이빙 계획을 수립하고, 다이빙에 앞서 안전점검을 같이 하며, 가까이 있으면서 공기소모량을 같이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이빙 안전을 위해 버디와 떨어지지 않고 규칙, 지침, 권장사항을 따르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다. 

1대 1 케어 필요하다면 전담 가이드 요청해야

일반적으로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이 있는 다이버들이 즐거움을 목적으로 하는 다이빙을 레크레이션 다이빙, 흔히 ‘펀 다이빙’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다이빙센터를 방문해 펀 다이빙을 할 경우 다이브센터의 다이브 마스터 또는 강사가 가이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물론 지역과 다이빙센터에 따라 규정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가이드는 수중에서 계획된 다이빙 루트를 이끌며, 다이빙 포인트의 특별한 수중생물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다이빙 중 버디 간에는 거리를 유지하며 문제 발생시 서로를 챙겨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다만 버디는 동료일 뿐이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다이빙 중 버디 간에는 거리를 유지하며 문제 발생시 서로를 챙겨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다만 버디는 동료일 뿐이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경험이 적은 일부 다이버들은 다이빙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이드에게 전담 케어를 기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1대 1 전담 케어를 희망한다면 별도의 비용을 지불, 전담 가이드를 요청하는 것이 맞다. 만약 본인이 특정 다이빙 동호회에 소속되어 같이 동행했다면 소속 동호회 강사에게 돌봄을 요청해야 한다.  

버디도 마찬가지다. 버디는 안전하고 즐거운 다이빙을 하기 위한 동료일 뿐 전담 케어를 해 주는 사람이 아니다. 다이빙 동호회와 함께 다이빙 투어를 가게 되면 통상 다이빙 경험이 많은 다이버와 경험이 적은 다이버간에 버디를 정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경험이 적은 다이버들이 노련한 다이버에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펀 다이빙을 즐기는 다이버라면 적어도 자신의 몸은 자기가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의 케어가 필요한 다이버라면 펀 다이빙을 즐길 준비를 갖추지 못한 셈이다. 그럴 경우 추가적인 교육을 받거나 1대 1 전담 가이드를 요청하는 것이 올바르다. 그렇지 않다면 같이 입수한 많은 다이버들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들거나 즐거움을 반감시키는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펀 다이빙을 하는 다이버라면 누구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자 싶어 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금전을 투자하지 않았나. 경험이 부족한 버디를 돌보는데 많은 정성을  투입해야 한다면 과연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을까.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다이브 마스터 수준의 자격과 경험이 없다면 아무리 경험이 있는 다이버라도 누군가를 케어할 수준은 아니다. 

버디가 평생 반려자 되는 경우도 

버디가 되어 다이빙 투어 내내 다이빙을 즐기면서 뜻하지 않은 즐거운 ‘이슈(?)’가 발생하기도 한다. 미혼의 남녀가 버디로 인연을 맺고 서로를 챙겨주다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물론 이들 중 상당수가 결혼으로 이어진다. 

주요 다이빙 사이트는 도심과는 멀리 떨어진 해안에 위치해 있다. 특히 해외 유명 다이브 사이트는 외지에 있어 오롯이 다이빙 기간 내내 다이브 리조트에서만 머물러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다이빙을 할 때는 물론 다이빙 하지 않을 때도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버디간 친밀도는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된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도 함께 높아지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다이빙을 즐기기 위해 만난 버디가 평생의 반려자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커플이 다이빙을 즐기면 즐거움이 커진다. 오키나와 다이빙에서 커플이 수중에서 연출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커플이 다이빙을 즐기면 즐거움이 커진다. 오키나와 다이빙에서 커플이 수중에서 연출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곽상희 강사)

스쿠버다이빙은 비교적 고가의 취미다. 이동과 숙박 그리고 다이빙 비용까지 더하면 비싼 스포츠라고 알려진 골프를 훌쩍 뛰어 넘는다. 특히 스쿠버다이빙의 성지라고 불리우는 해외 먼 지역으로 찾아간다면 어마어마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장비 구입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고가의 취미 반열에 올라간다. 그런 의미에서 기본적으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안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때 스쿠버다이빙이 꽤나 레저스포츠로 인기를 끌었던 시절, 실제 이성을 만나기 위해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는 남녀들이 꽤 있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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