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3.05.17 18:00

LG화학·금호석화·롯데케미칼 실적 부진 속 혼자 웃은 한화솔루션
"실적 희비 가른 주요인 '신사업'…새로운 기회 모색해야"

LG화학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제공=LG화학)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이 지속됐고, 올 초 기대를 모았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17일 석유화학 각 사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LG화학은 1분기 매출 14조4863억원, 영업이익 79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2.8% 감소했다.

든든한 캐시카우인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매출은 7조5286억원, 영업이익은 1410억원 규모로 줄어든다. 석유화학 부문의 손실로 지난해와 비교해 저조한 성적을 받긴 했지만, 신사업으로 손실 폭을 크게 줄인 셈이다.

LG화학처럼 신사업 '캐시카우'가 없는 금호석유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성적표는 더욱 침울하다. 석유화학 '빅4' 중 가장 큰 폭으로 영업이익이 떨어진 금호석유화학은 1분기 매출 1조7213억원, 영업이익 13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7%, 71% 감소한 수치다.

롯데케미칼 또한 매출 4조9323억원, 영업손실 262억원을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한 셈이다.

한화솔루션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한화솔루션)

성적표를 받고 유일하게 활짝 웃은 곳은 한화솔루션이다.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석유화학 사업 부문에서는 부진했지만,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3개 분기 연속으로 최대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호조세를 견인했다.

한화솔루션은 매출 3조1002억원, 영업이익 2714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케미칼 부문은 매출 1조3475억원, 영업이익 33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주력 제품 판매가 약세로 86.9% 감소했다. 

반면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 에너지 부문이 매출 1조3661억원, 영업이익 2450억원을 거뒀다. 2011년 태양광 사업 진출 이후 3분기 연속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재생 에너지 수요가 확대되면서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성적을 종합해 보면 신사업 기반을 튼튼히 일궈낸 기업만 석유화학 부문의 약세를 상쇄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 때문에 일각에선 1분기 실적 희비를 가른 주요인으로 신사업을 꼽기도 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의 매력이 보다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운 한국 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학 업황은 작년 4분기 바닥을 지났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 부담 탓에 회복세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며 "단기적인 이익 부침보다는 다각화된 성장 포트폴리오에 대한 재평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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