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11.21 10:44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최종결정일(28일)이 이제 딱 일주일 남았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도 23일에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투표가 진행되는 프랑스로 넘어가 막바지 유치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엑스포를 유치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국제 행사를 모두 개최한 7번째 나라가 된다. 앞서 1993년 대전 엑스포와 2021년 전남 여수 엑스포는 인정박람회로, 이번에 유치하려고 하는 등록박람회와는 규모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현재 2030 엑스포 개최를 두고 부산과 더불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사우디가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2034 월드컵의 사우디 개최가 유력해지면서 변수가 생겼다.
첫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한 도시가 나오지 않으면 3위 득표를 제외한 나머지 2개 도시가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우리의 시나리오는 부산이 결산에 올라간 뒤 로마표를 대거 흡수해 리야드를 역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재계 총수들도 윤 대통령의 유럽행에 경제사절로 동행한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3대 그룹 총수들은 직접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유치전을 진행한다.
개최지 1차 투표는 우리 시간으로 28일 오후 10시부터 시작된다. 182개 회원국 대표단이 '1국 1표' 원칙으로 비밀투표를 한다. 결산투표까지 이어지면 자정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에 따르면 엑스포 유치시 부산을 찾는 내·외 방문객 수는 3480만명에 달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 생산유발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등 경제적 가치를 61조원 규모로 창출하고, 고용 창출 효과도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일본 언론은 한국이 '정점'를 찍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4% 수준으로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일본(2.0% 내외)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성장이 사실상 끝났다는 '피크코리아론'이 퍼지고 있다.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엑스포 유치'와 같은 국가적 사업의 성공이 반드시 필요하다.
엑스포 투표까지 아직 일주일이 남았다. 우리는 이미 2010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바 있다. 2002년 모로코에서 열린 BIE 총회 투표에서 여수는 4차 결선투표까지 갔지만 중국 상하이에 패했다. 모스크바 표가 상하이로 대거 옮겨갔기 때문이다.
엑스포 투표에서도 진영논리는 통용된다. 현재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인해 유럽과 중동 간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어디에도 걸치지 않은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우리나라는 '최애'는 아니라도 어느 쪽에서도 '차애'가 될 수 있다. 이를 감안, 주도면밀한 작전을 짜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막판 역전극으로 다음 주 '부산 엑스포 유치 확정'이란 선전물에 둘러싸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