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4.09 11:51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전고체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개최된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 로드맵을 공개했으며, 기자 스터디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 전략을 소개하는 등 매우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한 임원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지만, 배터리가 출시되어도 시장에서 잘 사용될지 모르겠다"며 "제대로 된 성능을 내놓는 것도 어렵지만, 제품을 내놓는다 해도 비싼 가격 덕에 관련 업체에서 제품을 구입할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제품에 대한 입장이 달라서인지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양산 시점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삼성SDI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개최된 전시회에서도 리튬황 배터리를 전시하는 등 오히려 전고체 배터리보다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인 리튬황 배터리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양산 시점은 오는 2027년이다.

양사의 전고체 배터리 전략이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국내에서 가장 앞서 있다. 이미 지난해 6월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 완성차 업체(OEM) 3곳에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제공하고, 가격 등을 논의하며 양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A·B·C 샘플 생산에 들어간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지만, 시장에 나왔을 때 고객들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제품 단가부터 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는 수준에 맞추고 제품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SDI는 많이 판매되기 위해 단가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에는 프리미엄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을 내놓는 등 제품 출시를 먼저로 하고 있으며 시장 선점을 우선시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는 연평균 180%라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해 2030년까지 약 400억달러(약 52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고체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에 사용되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누수 및 과열 위험성이 낮다. 또 에너지 밀도가 높아 같은 크기의 배터리 팩에 더 많은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다.  보다 안전하고 주행거리도 늘릴 수 있어 향후 큰 성장성을 가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가 차세대 배터리 중 유망 종목인 만큼 제품 판매 단가를 낮추고 완성도를 높이는 것보다 다른 업체들보다 빨리 배터리를 양산해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 업체 중 1위인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더 빠르게 전고체 기술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전고체 시장에서 도요타와 삼성SDI가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할지도 관건이다. 누가 먼저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냐가 단가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결정하는 것보다 절실하다는 의견도 대두된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전고체 분야에서도 기술 개발에 매진해 양산 계획보다 더 빨리 제품을 내놓고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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