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4.30 13:30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가수 김정민 씨가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족에게 경제적 궁핍을 경험케 하고 싶지 않아서 한 달 보험료로 5~600만원을 낸다'고 말했다.
이에 김정민 씨의 아내는 '보험이 (무의미한) 지출이라고 생각해 남편의 행동에 반대함은 물론, 보험료를 줄여 당장 식비에 보태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답했다.
살다 보면 김정민 씨 부부처럼 보험을 유지해야 할 지 깨야 할 지 종종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보험은 지금이 아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고자 함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보험을 해지하려는 사람의 수가 느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년 동안 보험계약을 유지한 비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65.4%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69.4%보다 4.0%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보험 가입자가 중도에 보험을 깰 때 보험사로부터 돌려받는 금액인 '해지환급금' 규모는 2022년 기준 52조원에 달했다. 전년도인 2021년의 해지환급금 규모가 26조448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 늘어난 셈이다.
올해도 고물가로 인해 장바구니 지갑은 더 얇아졌다. 즉, 보험 해지를 고민하는 서민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지환급금이 납입 금액보다 적거나 병력 등 신체 조건 변화에 따라 같은 보험에 재가입하는 것이 힘들 수 있다.
따라서 보험소비자는 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보험사마다 보험료 납입 유예 기능, 감액 제도, 감액완납제도, 자동대출납입 제도, 중도 인출, 연장정기보험 제도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보험 해지 없이 계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대국민 홍보가 부족한 탓에 유지보다 해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보험사가 수익에만 의존한 경영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떠나는 고객보다 새로운 고객을 더 반긴다는 뜻이다. 최근 단기납 시장이 과열된 것도 실적 경쟁 때문이다.
금융회사는 신뢰를 먹고 산다. 고객이 떠난 뒤 신뢰를 되찾는 건 무엇보다 어렵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다. 지금이라도 보험사들은 신뢰도 지수, 소비자 만족도 지수 등 다양한 지표를 개발해 고객만족도를 높일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