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8.25 08:00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지난 1분기까지 실적 부진을 이어온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2분기에 상반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의 '이구환신(헌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 정책과 고부가가치 소재 전환 효과로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았던 기업은 실적 반등에 성공했으나, 범용 제품 비중이 높았던 기업은 고배를 마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1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4% 늘어난 1조8525억원이다.

합성고무 부문은 2분기 매출 7077억원, 영업이익 46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각각 18.8%, 85.7% 증가했다. 주력 제품인 고성능 타이어용 합성고무 소재인 솔루션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SBR)의 판가 상승 등 전방 산업의 견조한 수요가 실적을 견인했다.

LG화학은 매출 12조2997억원, 영업이익 4059억원을 기록했다. 양극재 등 이차전지향 제품군이 전방 수요 약화로 부진하며 전년 대비로는 각각 14.2%, 34.3% 감소한 실적이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4조9658억원, 영업이익 3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특히 ABS(고부가합성수지) 제품군 비중이 실적을 견인했다. LG화학은 원료가 강세에도 가전 등 전방시장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주요 제품 판매가 증가하며 흑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범용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롯데케미칼은 3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영업손실 1112억원으로 전년보다 60.8% 악화한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2480억원으로 3.4% 증가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전방산업 수요 증가에 따른 제품 스프레드 확대 및 환율 상승 효과로 영업이익 7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기초화학 부문이 139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화솔루션도 2분기 매출 2조6793억원, 영업손실 107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글로벌 석유화학 수요 회복이 지연되며 케미칼 부문은 영업손실 174억원을 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도 태양광 시장 불황으로 영업손실 91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가 손익분기점을 밑돌며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지속되는 등 업황 회복은 여전히 미진한 상황이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이달 기준 톤당 130달러로 손익분기점(300달러)을 크게 하회했다.

LG화학 여수 CNT 1·2·3공장 전경.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여수 CNT 1·2·3공장 전경. (사진제공=LG화학)

이에 석화업계는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강화 및 체질 개선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LG화학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작법인(JV) 등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 중이다. 지난 3월에는 석유화학 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를 생산하는 여수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롯데케미칼도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함께 기초화학 사업 비중을 30% 이하로 줄이는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 설비투자(CAPEX)는 올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신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LG화학은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와 반도체 세정제 C3IPA 등 친환경 제품을 앞세운 스페셜티 개발에 속도를 낸다. 롯데케미칼은 ABS와 PC 등 기능성 첨단소재 사업을 확장 중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고부가가치 신성장 사업을 고도화한다.

한화솔루션은 케이블 소재 등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고성능 타이어용 합성고무 소재(SSBR)의 생산능력을 늘리고, 합성수지 등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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